[현장] ‘페이커’ 응원하러 원주서 고척까지… “올해는 꼭 롤드컵 우승하길”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19일, ‘2023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서울 고척 스카이돔(이하 고척돔) 앞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팬들의 행렬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라이엇스토어 앞에 늘어선 긴 대기열과, 고척돔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려는 팬들이 한데 엉켜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가 물씬 났다. 경기장을 찾은 이 대부분이 한국(LCK)팀인 T1 유니폼을 입은 채였고, 몇몇은 중국(LPL) 웨이보게이밍(WBG)의 깃발을 들고 서 있었다. LoL 마스코트 챔피언 ‘티모’ 모자를 쓴 커플들의 모습도 보였다.
롤드컵은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최대 규모 이스포츠 대회다. 매해 각 9개 지역 최상위 팀이 모여 최강자를 가린다. 2021년 롤드컵 결승전은 최고 동시 시청자 7386만742명을 기록하는 등, 젊은층 사이에선 ‘월드컵’ 못지않은 위상을 가진다.
이번 결승전에선 T1과 WBG가 우승컵을 놓고 맞붙는다. T1은 이스포츠 역대 최고의 선수인 ‘페이커’ 이상혁이 몸담은 팀이다. 2013년 데뷔한 이상혁은 10여년간 줄곧 T1에서만 뛰며 LCK 10회 우승, 롤드컵 3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016년 이후 7년 만에 재차 정상에 서게 된다. 2017년 준우승을 끝으로 롤드컵 결승 무대에 서지 못했던 그는, 지난해 결승에 올랐으나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글로벌을 통틀어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T1이 결승 무대에 오르자, 결승전을 향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번 결승전 티켓은 암표 등으로 인해 중고 플랫폼에서 장당 400만장에 거래되고 있다. 결승전 단체 관람을 할 수 있는 CGV 티켓도 2~3배 높은 가격에 거래 중이다. 일각에선 오프닝 무대를 인기 가수 뉴진스가 장식하는 영향도 크다고 보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T1 팬들은 지난해 결승전에서의 아쉬움을 곱씹으면서도, 이번에는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친구와 함께 나란히 T1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은 박성하(31), 김재윤(30)씨는 “올해는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10년 전부터 T1을 응원했다는 박씨는 “걱정도 되지만 T1이 이길 것 같다. 꼭 페이커 우승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무슨 걱정이냐”며 T1의 우승을 확신했다.
강원도 원주에서 왔다는 이재연(25)씨는 “13년 현장에서 페이커의 우승을 보고 팬이 됐다”며 “작년에는 DRX가 잘하면서 뭔가 질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올해는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페이커가 우승하면 울 것 같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날 T1의 핵심 선수로는 정글러 ‘오너’ 문현준을 꼽았다. 그는 “‘제우스(최우제)’가 있지만 탑에서 ‘더샤이(박승록‧WBG)’를 막으려면 오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라이엇게임즈는 이날 내년 롤드컵 결승전이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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