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무빙' 제작진이 밝힌 흥행 비결은? "판타지보단 휴머니즘"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무빙은 사실 강풀 작가가 원작자이지만 초기 대본은 액션을 잘 하는 다른 감독님이 쓰셨어요. 당시 대본은 첩보 액션 기록물 같았는 데 재미있었지만 뭔가 새로운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웹툰을 다시 읽었는데 제가 원작을 좋아했던 이유가 히어로물이어서가 아니라 자신과 가족, 친구를 지키는 소시민적인 그들의 마음과 정서를 좋아했던 것이더라구요"
11일 장경익 스튜디오앤뉴 대표는 서울 마포구에서 진행된 '2023 차세대 미디어 대전'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무빙의 사례로 본 K-콘텐츠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았는데, 무빙의 흥행은 판타지 액션이 아닌 멜로에 기인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하는 멜로는 통상적인 사랑의 개념을 넘어 친구 간의 우정, 가족간의 사랑, 연인과의 사랑 등 다양한 휴머니즘의 감정을 의미한다. 실제로 무빙은 초능력자들과 그들의 2세들의 에피소드를 다룬다. 초능력을 숨기며 살아가는 이가 있는 반면 그를 활용해 정부기관에서 능력을 발현하는 이들조차 '능력의 대물림' 때문에 자신의 자식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장면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장 대표는 무빙의 캐스팅과 각색도 멜로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개 당시 캐스팅이 화려하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는데 여기 나오는 배우 중 결혼한 배우들은 자식을 가진 후 이 대본을 읽고 부성애와 모성애에 빠져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박인제 감독도 킹덤같이 센 작품만 하시다가 제가 대본을 주기 몇 달전에 아빠가 됐고 결국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는 무빙의 주제를 관통하는 메시지와 깊은 연관을 갖는다. 국가의 명령으로 '이재만(김성균 분)'을 체포해야 하는 '장주원(류승룡 분)'조차 위험에 빠진 아이를 위해 힘을 합치는가 하면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해 아이들을 지키는 부모들의 모습도 '진한 가족애'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프랭크(류승범 분)'가 전직 요원들을 처리하면서도 좋은 부모에 대한 물음을 계속 던지는 부분은 무빙의 백미로 꼽힌다. 앞서 제작진은 원작에 없는 프랭크라는 캐릭터를 만들 때 미국계 백인으로 설정했지만 7부에서 액션을 강화하는 동시에 긴장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한국인 배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장 대표는 "연기의 차이를 떠나 그 시간과 열정을 넣어서 (서사와 감성을) 연결해 줄 수 있느냐는 상당히 다른 이야기"라며 "당시 류승범 배우가 오랜만에 한국에서 연기를 하기로 한 상태였는데 마침 아이를 낳고 (육아에) 푹 빠져 있었다. 그때 류승범 배우가 제가 준 대본을 읽고 너무 좋다고 하며 조건 하나없이 이 작품에 참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한국적 멜로, 즉 '정'의 정서는 무빙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로 자리잡았고 디즈니+ 오리지널로 다양한 국가에 퍼져나갔다. 그 결과 무빙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K-콘텐츠'가 통할 수 있다는 공식을 성립하며 해외에서도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현재 무빙은 일본 '훌루'에서 '더빙판'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며 북미 비평가들이 심사하는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 부문' 후보에 올랐다.
장 대표는 "부모·친구·연인간의 멜로가 글로벌로 말하면 휴머니즘이 되는 것이더라"며 "한국인의 정 DNA가 휴머니즘을 뜻하는데 다시 보면 이게 글로벌하게 통할 수 있는 정서라고 생각된다. 휴머니즘에 기반한 이야기는 어떤 것이든 충분히 통할 수 있으며 무빙은 블록버스터 히어로들의 멜로가 잘 어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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