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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침수 예측하고 가스누설 제어하는 ‘디지털트윈’…민관 성과사례 보니

권하영 기자
공간정보기업 이지스의 박서우 이사가 15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디지털트윈 커넥트데이’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공간정보기업 이지스의 박서우 이사가 15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디지털트윈 커넥트데이’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정보기술(IT) 산업에서는 이미 익숙한 ‘디지털트윈’ 기술이 앞으로는 우리 실생활에 더욱 깊숙이 들어올 전망이다.

예컨대 도시침수 사고를 예측해 미리 방지하거나, 가스누설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등 국민 삶과 안전에 직결된 분야에서 디지털트윈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조 현장의 생산성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적용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디지털트윈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 지원사업과 민간의 체계적 기술개발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주최한 ‘디지털트윈 커넥트데이’ 행사에서는 이런 디지털트윈 지원사업의 성과들이 발표됐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에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미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어 현실의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각종 재난대응, 국민 생활편의 등을 위해 디지털 트윈 시범 실증 및 기술 개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먼저, 공간정보기업 이지스의 박서우 이사는 ‘2023년도 디지털트윈 기반 도시침수 스마트 대응시스템’ 실증사업을 진행한 경험을 소개했다. 올해 8월부터 내년 2월까지 총 88억원 규모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광주광역시, 포항시, 창원특례시가 대상이다.

박서우 이사는 “도시침수가 과거에는 저지대 침수나 관로 이상 같은 내수가 원인이었는데 요새는 도시개발과 해수면 상승 등 외수가 원인이 되고 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도 최근 있었다”고 운을 뗐다.

박 이사는 “하지만 과기정통부가 선제적으로 사업을 시행하면서 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디지털트윈을 통해 3D 모델링, 데이터 수집·분석, 도시침수를 예측·예방하는 최적화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앞으로 디지털대전환의 기반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번 사업은 먼저 도시침수 데이터 표준체계를 마련하고,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실시간 관측 데이터를 얻기 위한 IoT 센서 설치 과정을 거쳐, 고정밀 3차원의 공간정보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도시침수 예측모형을 설계했는데, 예를 들어 광주광역시의 경우 국가하천인 영산강의 유량(수위)을 예측하고 대상지역에 대한 관망해석과 침수예측을 진행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통합관제까지 진행하는 것이 사업의 전체 과정이다.

박 이사는 “디지털트윈 시뮬레이션 기반으로 사전 침수위험·대피 알림 서비스를 제공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고, 실증지역 특성을 반영한 침수 분석 데이터를 유관기관과 연계·공유해 국지적 침수 데이터 활용을 지원할 수 있다”며 “나아가 AI, IoT, 시뮬레이션, 디지털트윈 등 최신기술을 융합한 디지털서비스로 미래지향적 대응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5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디지털트윈 커넥트데이’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 과기정통부]
15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디지털트윈 커넥트데이’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 과기정통부]

부산 정보기술기업인 인타운의 김복경 전무는 ‘디지털트윈 기반 의료시설 특화 통합안전관리 혁신서비스 실증사업’ 진행 과정을 전달했다. 올해 4월부터 연말까지 부산의료원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이 실증사업은 디지털트윈 플랫폼·서비스를 기반으로 의료시설물의 안전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은 디지털트윈 기반의 3가지 특화 서비스와 4가지 일반 서비스를 발굴했는데, 대표적으로 멸균가스인 ‘E.O.가스’의 누설관리 서비스를 예로 들 수 있다. 디지털트윈 공간상에서 멸균가스 누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기준치 범위에 따라 나뉘는 단계별로 AI 예측 모델을 이용해 15분 뒤의 멸균가스 농도를 예측하는 모델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가스실의 배기팬 동작 여부를 확인하고 온오프 버튼으로 수동제어까지 가능한 방식이다.

이 외에도 ‘병상 배정 시뮬레이션 서비스’는 부산의료원의 병상 현황 확인과 환자별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병상을 추천해주는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며, 디지털트윈을 통해 직관적인 병상 배정 현황도 파악할 수 있다. ‘수술실 공조 모니터링 및 예측 서비스’는 온도·습도 등 중요 정보를 디지털트윈상에 구축하고 실시간 파악해, 1시간 이후 공조를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제공한다.

김복경 전무는 “이러한 디지털트윈 서비스 확산을 위해 비즈니스모델 개발 및 신규시장 타겟형 확산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밝혔다.

디지털트윈 기술은 재난대응과 안전관리 외에도 제조업의 생산성 혁신에 활용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디지털트윈 전문기업 유엔이의 여욱현 대표가 전기차(EV)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 현장에 적용한 ‘디지털트윈 기반 지능형 제조안전 시스템 구축 및 실증’ 사례를 공유했다.

실제 디지털트윈을 적용한 실증대상 제조기업의 전후를 비교해 보면, ▲소수 직원이 육안으로 불량품을 수동 검수하던 것을, AI 비전 기반 생산라인 이상감지 서비스로 자동 검출한다거나 ▲납품 과정에서 불량품이 포함됐을 경우 전체 리콜을 해야 했던 위험성이 설비 예지보전 서비스 기반의 생산라인 고장 예측으로 예방하는 등 여러 긍정 사례가 도출됐다는 설명이다.

여 대표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안정화시키고, 이를 고도화해 시범확산시켜, 시스템을 다각화하고 진출 시장을 확대한다는 3단계 사업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내년에 관계부처 및 민간과 협업을 강화하고 기존에 투자한 디지털 트윈 성과들을 연계·집약한 ‘디지털 트윈 코리아’대표 모델을 구축하고, 이러한 성공 모델을 통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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