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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써라”, 생성형 AI 시대 저작권료 지불 논의 본격화

이종현 기자
어도비의 생성형 AI '파이어플라이'로 만든 이미지
어도비의 생성형 AI '파이어플라이'로 만든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갑진년인 2024년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근간인 데이터에 대한 저작권료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뉴욕타임스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고소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생성형 AI 학습에 저작물을 대가 없이 이용하는 데 대한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작년 12월27일 오픈AI와 MS가 AI 기술 훈련을 위한 출판물 무단 사용에 대한 소송을 진행했다. 미국에서 언론사가 AI 기업에 제기한 첫 소송이다. 뉴욕타임스는 수십억달러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소장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지난 4월 오픈AI와 MS에게 지적재산 사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생성형 AI가 콘텐츠를 활용하는 데 대한 상업적 계약과 기술적 가이드라인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는 “오픈AI와 MS가 뉴욕타임스의 저널리즘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무임승차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픈AI 등 AI 기업들이 신문 기사부터 시, 시나리오 등 다양한 온라인 텍스트를 적절한 대가 없이 활용하며 챗봇을 훈련시키고 있다며 “이번 소송은 뉴스 산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업계와 미디어 업계의 갈등은 국내에서도 진행 중이다. 현재 한국신문협회와 한국방송협회가 네이버, 카카오 등 AI 기업들에게 문제제기를 한 상태다.

한국신문협회는 작년 8월 네이버, 카카오, 구글코리아, MS 등 생성형 AI 개발 기업들에게 뉴스 저작권 침해 방지를 위한 5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요구사항은 ▲뉴스 저작권자와 이용기준 협의 ▲글로벌 AI 원칙 준용 공표 ▲생성형 AI 학습데이터의 출처 공개 ▲뉴스 콘텐츠 이용 방식 구체적으로 명시 ▲뉴스 저작물에 대한 적정한 대가 산정 기준 마련 등이 골자다.

이와 관련 네이버와 카카오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네이버는 뉴스 이용기준 마련은 기술발전 제한 요소로 기능할 우려가 있다며 논의를 진행하자는 입장을 내비쳤다. 카카오 역시도 내부적으로 생성형 AI 개발‧활용에 대해 확정된 사항이 없다며 서비스 정책 수립 후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신문협회는 지난 12월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가 언론사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네이버는 뉴스 제휴 약관에 관련 근거가 있다는 주장이지만 이는 뉴스 노출‧제공을 위한 것이기에 AI 학습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부 역시 생성형 AI 규제에 대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발행했다. 안내서에는 AI 사업자가 적절한 보상 등 방법을 통해 이용 권한을 확보해야 하며, 저작권 침해 방지에 대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작년 6월30일 발간한 ‘생성형 AI와 저작권 현안’ 보고서에서는 AI 기업들이 학습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것을 두고 “개인정보‧저작권 침해물, 경쟁 사업자가 제공하는 정보에서 크롤링한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며 데이터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닌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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