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해’ 네이버가 주목할 신년 키워드?…치지직·사우디·총선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갑진년 새해가 밝은 가운데 네이버가 올해 더욱 바쁜 한 해를 보내기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 네이버는 오는 4월 치러질 총선 전후 플랫폼 규제를 비롯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인 ‘치지직(CHZZK)’ 확장과 사우디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주목할 것으로 관측된다.
◆총선 전후로 나타날 정부·국회발 플랫폼 규제
우선, 플랫폼 규제 이슈가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관련 내용을 정부는 물론 국회나 소비자 중심 시민단체, 각종 협단체 사이에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예컨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경제의 어두운 단면을 방치할 수 없다는 사명감을 갖고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제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소수의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을 독식함에 따른 소비자·소상공인·스타트업의 피해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공정위는 앞서 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가진 플랫폼 사업자를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하고, 금지 행위를 규정해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플랫폼법 입법 추진계획을 밝혔다.
공정위가 밀어붙이는 ‘플랫폼 경쟁촉진법’ 주요 골자는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국내외 주요 플랫폼을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지정한 뒤 규제하는 것이다. 경쟁 플랫폼 이용을 막는 ‘멀티호밍 제한’이나 플랫폼 거래 사업자 우대(자사 우대), 플랫폼 서비스에 자사 다른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끼워팔기’ 같은 반칙 행위를 금지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반하면 관련 매출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법안이 치밀하게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해외 플랫폼 사업자가 더 유리한 상황에 놓여질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미 다양한 해외 플랫폼 사업자가 한국 법안의 허술한 점을 파고들어 실제로 내야 할 세금보다 적은 비용을 내거나 꼼수 영업을 펼치면서 국내 업체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업계와 학계, 투자자, 법조계에서도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기존 각 플랫폼 소비자들이 받아온 혜택들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네이버는 월 4900원의 유료멤버십에 가입하면 네이버쇼핑 시 추가 포인트 적립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나 영화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해당 법을 적용받게 되면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수 없게 된다.
플랫폼 경쟁촉진법 외에도 곳곳에서 네이버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가장 대표적인 건 ‘가짜뉴스’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일 정부 시무식에서 “무분별한 가짜뉴스는 국민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부정수급과 기득권 카르텔 등은 공적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며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사회적 신뢰 자본을 쌓아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가짜뉴스는 이전부터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며 사회에서 문제가 돼 왔던 키워드다. 네이버 또한 가짜뉴스 대응 및 근절을 위해 칼을 들었다. 앞서 지난달 22일, 뉴스 서비스 혁신준비포럼을 올 1분기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알고리즘 공정성 강화, 가짜 뉴스 대응 등 뉴스 서비스의 개선을 위한 종합 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뉴스 서비스 혁신준비포럼으로 기존 뉴스서비스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구성 및 운영의 투명성 강화를 통해 저널리즘의 가치 제고를 최우선의 목표로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네이버가 플랫폼 경쟁방지법, 뉴스 서비스 혁신준비포럼 등 대비를 통해 올해 어떠한 경영을 이어나갈지 주목된다.
◆사우디 발판 삼아 중동 진출 속도전
네이버는 앞서 지난해 10월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한 바 있다. 디지털트윈 플랫폼에는 네이버의 연구개발(R&D) 자회사 네이버랩스 주축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의 기술이 집약된다.
지난달에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사우디 IoT(사물인터넷)·스마트시티 기술 솔루션 기업 ‘아이오티 스퀘어드’와 사우디 디지털 전환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도모한다는 목표다.
올해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거리를 더욱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네이버는 수출한 디지털트윈 플랫폼에 AI 기술을 적극 접목할 계획이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과 그를 중심으로 하는 출장단이 이달 중 사우디로 날아가 스마트시티를 구현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시장 진출, 지난달 본격화…스트리머 영입 ‘몰두’
지식인(지식iN), 블로그, 카페 등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해온 네이버는 게임 분야에서도 게임사·창작자·사용자들이 함께 모이는 게임 특화 커뮤니티를 구축해왔다. 또한 네이버 게임 라운지, 네이버 e스포츠 페이지를 함께 운영하며 게임 정보를 제공해왔다. 최근엔 네이버앱 개편에 맞춰 ‘게임판’을 새롭게 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오는 2월27일 한국 시장 철수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6일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서비스 제공 시 드는 망 사용료가 점차적으로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한국 서비스 종료를 공식화했다.
이에 네이버는 그간 준비해왔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같은 달 19일에 정식으로 대중 앞에 소개하고, 베타 서비스를 실시했다. 네이버는 그간 구축해 온 게임 커뮤니티를 한층 더 강화하고, 스트리머와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더욱 활발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치지직을 선보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치지직 측은 지난 28일 ‘치지직-트위치 구독기간 이어가기’ 공지를 통해 트위치와의 협력을 선언했다. 아프리카TV처럼 내년 2월 국내 시장 철수를 예고한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의 스트리머 리스트를 자동으로 연동해준다.
트위치 이용자가 네이버 치지직에서 구독 기간 이어가기를 신청하면 트위치에서의 구독 기간도 합산된다. 다만 네이버는 규제 이슈를 피하기 위해 게임 및 이스포츠 중심으로 스트리머를 영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광고 플랫폼과의 시너지에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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