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이커머스] ③ ‘흑자 기업’ 오아시스, 신년도 내실 다지기 ‘집중 또 집중’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들은 ‘외형 성장’과 ‘내실 경영’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한 채 딜레마에 갇혔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공개(IPO) 1호 기업 출현도 유력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고물가에 지갑을 닫은 소비자가 많아지고, 해외 이커머스 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업황이 악화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커머스 업계 전반은 절치부심하며 일어설 준비에 한창이다. 이에, 이커머스 기업들의 갑진년 새해 주력 키워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진입장벽이 높은 ‘신선식품 새벽배송’ 분야에서 탄탄한 유통 및 물류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 강자로 올라선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업계 기준 유일한 흑자 기업이다.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꾸준히 연간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오아시스마켓은 올해에도 연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피킹 및 패킹 등에서 특허 받은 물류IT시스템 ‘오아시스루트(OASiS ROUTE)’ 및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오아시스루트는 물류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단계를 제거하고, 오작업을 최소화시켰다. 오아시스는 오아시스루트를 누구나 사용하기 쉽게 개발한 만큼 수출·판매도 고려 중이다.
올해 오아시스는 소비자와 중소상공인 등을 위해 기존 서비스를 더욱 잘하자는 기조로 내실을 더욱 공고하게 다질 방침이다. 특히 해외 사업 진출 시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 영업이익 폭을 늘리는 등 실적을 더 강화하게 되면, 업황 악화 및 기업공개(IPO) 시장 냉각에 미뤘던 상장도 다시 추진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유일 흑자 기업’ 오아시스는 어떻게 탄생했나…물류 대행하던 회사의 변신
오아시스는 2011년 설립된 회사다. 설립 초기엔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우리생협)의 물류, 유통 부문을 효율화하기 위해 관련 업무를 위탁받아 상품 소싱 및 공급 사업을 진행했다. 생협의 사업을 위해 시작된 사업인 만큼 ‘좋은 먹거리’를 발굴하고 공급하는 것에 기본 설립 취지가 있다.
핵심 임직원들도 생협 경험을 두루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설립 취지에 부응해 친환경, 유기농 상품에 대한 소싱 노하우를 10년 이상 집적해오고 있다. 이후 2013년 사업 확장을 위해 오프라인 직영 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상품을 소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유통 채널이 돼 소비자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오아시스는 지난 2018년 새벽배송 서비스를 메인으로 하는 온라인 사업 ‘오아시스마켓’에 진출했다. 사업 초기 우리생협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이른 새벽 신선한 먹거리를 배송해주던 노하우를 적용 및 발전시켜 현재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계 기준 2위에 올라섰다.
오아시스마켓의 핵심 비즈니스는 크게 ▲온라인몰 ▲오프라인 매장 ▲이랜드리테일과 함께하는 킴스오아시스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 오아시스마켓 온라인몰을 통해서는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새벽배송 서비스 ▲소상공인 상품을 중심으로 한 오픈마켓 ▲비식품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몰 ▲정기 구독 서비스 ▲라이브쇼핑 등을 운영 중이다.
◆창립 이래 꾸준한 흑자 기조 유지…비결 알고 보니
특히 오아시스는 2011년 창업 이래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연간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신선식품 유통업에서 이같이 흑자를 계속 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오아시스는 효율화된 유통 시스템과 경영 전략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47% 증가한 58억32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온라인 부문 성장률은 더욱 두드러진다. 온라인 부문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3분기 누적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하며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아시스에 따르면, 오아시스마켓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 전략을 활용해 새벽 배송 ‘재고 폐기율 0%대’를 유지 중이다. 압구정, 서초, 잠실 등 접근성이 좋은 서울 시내 곳곳에 운영 중인 약 60개 직영 매장의 역할이 크다.
통상 오프라인 유통업에서는 오늘 오후부터 저녁까지에 물류센터에 입고된 물품을 보관해 뒀다가 다음 날 새벽 일괄적으로 직영 매장에 배송해 진열한다. 반면 오아시스마켓은 온라인에서 신선식품 주문을 받으면 다음 날 온라인 새벽 배송을 마치고 남은 재고를 그대로 직영 매장에 넘기는 식으로 운영한다. 오프라인 물류 흐름 중간에 온라인 새벽배송을 끼워 넣는 것이다.
오프라인으로 넘어간 물량은 ‘떨이 판매’로 소화될 수 있다. 또, 유통기한이 얼마 안 남았더라도 제품 신선도를 직접 확인한 소비자들이 얼마든지 사가는 만큼 재고 소진에도 유리하다는 게 오아시스 측 설명이다. 반대로 초과 수요가 발생해 온라인 재고가 부족할 때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부족한 상품을 조달할 수 있다. 직영 매장이 부족한 새벽 배송의 ‘제2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오아시스는 올해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더 나아가기 위해 내실을 더욱 다질 계획이다. 향후 모회사인 지어소프트의 자회사 풀필먼트 기업 ‘루트(구 실크로드)’와 함께 브랜드몰을 더 키우는 데 나선다. 또한 소비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앱 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오아시스마켓 측은 “제휴사업을 통한 영역 확대가 규모의 경제로 이어지며 효율적인 경영을 할 수 있었다”며 “특히 온라인 부문의 성장률은 지속해서 좋은 기록을 내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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