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교육 넘어 인프라까지… 엘리스그룹 “‘AI 컴퓨팅 제공 기업으로 확장”

이종현 기자
1월17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
1월17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아마존이 책을 파는 이커머스 기업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로 확장됐듯, 엘리스그룹도 인공지능(AI) 교육을 제공하던 기업에서 AI 컴퓨팅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

17일 엘리스그룹의 김재원 대표는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AI 기반 교육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에서 인프라까지, 나아가 AI를 위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엘리스그룹은 ‘엘리스 학습경험플랫폼(Learning Experience Platform, LXP)’을 중심으로 교육 콘텐츠 관리 및 디지털 역량 평가 솔루션을 제공 중인 기업이다. 올해부터는 자사 콘텐츠를 비롯해 제휴를 맺은 여러 콘텐츠를 제공하는 ‘엘리스 라이브러리’를 선보이는 등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사업의 핵심인 엘리스LXP와 엘리스 라이브러리, 자체 개발한 소형언어모델(sLLM) 등 엘리스그룹의 여러 사업과 해외 진출 계획 등이 공유됐다. 특히 관심이 집중된 것은 컴퓨팅 인프라스트럭처 사업 진출 소식이다. 엘리스그룹은 이날 컨테이너 형태의 고성능컴퓨팅(HPC)를 위한 이동식 모듈형 데이터센터(PMDC)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정국 엘리스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비한다. 이는 전통적인 인프라로는 지원할 수 없는 전력 밀도를 필요로 한다. 전력 밀도가 높으면 열도 많이 발생해 이를 처리하기 위한 쿨링 시스템도 필요하다”며 “이런 자원이 준비되더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는 클라우드 기술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소용없다. 4년간 인프라의 전체 가치사슬을 개선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한 끝에 탄생한 것이 PMDC”라고 설명했다.

1월17일 진행된 엘리스그룹 기자간담회에서 PMDC 및 클라우드 기술에 대해 소개 중인 박정국 CTO
1월17일 진행된 엘리스그룹 기자간담회에서 PMDC 및 클라우드 기술에 대해 소개 중인 박정국 CTO

해당 데이터센터는 엘리스그룹의 자체적인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개발됐다. AI 연산을 위해서는 GPU가 장착된 서버가 필요한데, 이를 클라우드 기업을 통해 처리하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정 궤도에 오른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이유다.

엘리스그룹이 설계한 PMDC는 랙(Rack)당 20~40킬로와트(KW) 높은 전력밀도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AI를 위한 고성능컴퓨팅(HPC) 용으로 설계됐다. 엔비디아의 GPU H100 및 A100가 활용된다. 전력효율지수(PUE)는 1.27로 국내 데이터센터 평균인 2.3보다 낮다. 보다 친환경적인 데이터센터라는 의미다.

PMDC의 가장 큰 이점은 가격과 확장성이다. 엘리스그룹은 자사 AI 데이터센터의 1KW당 구축‧운영 비용은 코로케이션 대비 70%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3개월이면 구축이 가능해 통상 2~3년 이상 소요되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PMDC는 굉장히 큰 건물로 구축한 데이터센터와 경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PMDC를 하게 된 것은 AI 인프라를 제공하는데 공간이 넓지 않으면서 밀폐된, 그러면서 쿨링도 잘 되도록 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엘리스그룹은 PMDC로 자체적인 AI 수요 충족에 더해 기업이나 기관에게 AI를 위한 컴퓨팅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AI에 특화돼 있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라고 할 수 있다. 직접 AI용 서버 및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부담스러운 기업‧기관이 주요 공략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도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CSP)와의 본격적인 경쟁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컴퓨팅을 위한 플랫폼, 네트워크와 여러 소프트웨어(SW)를 함께 제공하는 CSP와 달리 엘리스그룹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의 HPC 제공에만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1월17일 진행된 엘리스그룹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엘리스그룹 김재원 대표, 김수인 최고연구및플랫폼책임자(CPRO), 박정국 최고기술책임자(CTO)
1월17일 진행된 엘리스그룹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엘리스그룹 김재원 대표, 김수인 최고연구및플랫폼책임자(CPRO), 박정국 최고기술책임자(CTO)

본래 사업인 교육 플랫폼에서 점차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데 대해 김재원 대표는 "이날 간담회의 주제인 ‘AI를 위한 모든 것’이 엘리스그룹의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3년은 AI의 해라고 할 만한 해"라며 "엘리그룹은 AI 교육부터 솔루션 그리고 인프라까지, AI를 위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피력했다.

엘리스그룹은 향후 컨테이너형 데이터센터를 구축‧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AI를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도 공유했다. 위치는 부산시가 추진 중인 에코델타시티다.

김 대표는 “부산 데이터센터는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계획 중이다. 부산시를 비롯해 에코델타시티 주변 5개 기관과의 협약에 따라 1~2년 내에 구축이 진행될 예정이다. PMDC에서 보여드린 것보다 훨씬 더 고밀도, 고전력 상황을 지원하는 AI에 특화된 데이터센터를 건축하고 운영하는 것을 목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엘리스그룹은 이날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글로벌VC인 버텍스로부터 유치한 200억원의 투자금을 통해 작년 설립한 싱가포르 법인을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정보기술(IT)‧가전박람회 CES2024 참석 역시 해외 진출을 위한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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