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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프로' 애플TV+만 의존하나…넷플릭스·유튜브 "안해"

옥송이 기자

비전 프로. [ⓒ애플]
비전 프로. [ⓒ애플]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애플이 9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자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가 출시를 앞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글로벌 이용자 수가 많은 영상·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이 비전 프로용 앱 개발을 꺼리면서다.

그간 출시된 XR 헤드셋 기기들이 흥행에 실패한 요인 중 하나로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이 꼽힌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기기가 있더라도, XR 기술과 기기로 즐길만한 콘텐츠가 없다면 애플의 야심작 비전프로도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22일(현지시간) 해외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애플의 가상현실 진출에 대한 앱 개발자들의 반응은 다소 미지근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애플 비전 프로용 앱이나 맞춤형 버전을 출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정보 회사인 앱피규어스의 데이터를 살피면 현재까지 앱스포터에 비전 프로용으로 업데이트한 앱은 150개 이상이지만, 앱스토어 전체 180만 개 앱에 비하면 일부에 그친다.

비전 프로 전용 앱이 아니더라도 서비스 이용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화면이 깨져 보이는 등 XR 기기에 맞는 정상적 이용이 어려워 사용자들의 불편함이 발생한다.

기업들이 비전 프로용 서비스를 적극 동참하지 않는 데는 비전 프로의 비싼 가격으로 인해 사용자 수 자체가 적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전 프로의 제한된 공급과 앱 시장 기회가 작아 비용을 투자를 감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에픽게임즈와의 소송 이후 개발자 커뮤니티에 불러일으킨 부정적인 감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인앱 결제 시스템을 강요해 왔다. 인앱 결제시 거래액의 약 30%를 수수료를 챙기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에픽게임즈와 벌인 소송에서 승리했지만 '갑질'로 인해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 매체는 비전 프로를 통해 애플 자체 앱을 사용할 수 있지만, 여러 거대 기업이 비전 프로용 기본 앱을 구축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자체 VR 헤드셋을 만드는 메타는 물론 해당 앱 구축에서 빠지고, 인스타그램, 왓츠앱, 틱톡, 구글 드라이브, 지메일, 크롬, 아마존 등의 기업은 비전 프로용 호환 버전을 내놓지 않을 예정이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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