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작년 첫 30조 매출 쓴 'LG엔솔' 문제는 올해…김동명 2.0 비전으로 극복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LG에너지솔루션(대표 김동명)이 지난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전기차 둔화가 본격화된 4분기엔 성장률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메탈가격 하락, 전기차 성장 둔화 등 요인으로 올해 실질적인 성장 둔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견하면서도 여러 기회요인이 있다고 판단,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사상 첫 30조원 매출 기록…4분기 성장세는 주춤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2023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지난해 연간 매출 33조7455억원,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1.8%, 78.2%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2조원 돌파는 2020년 회사 출범 이후 처음이다.
다만 4분기만 놓고 보면 다소 주춤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 8조 14억원 영업이익 3382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53.7% 줄어든 수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매출은 6.3% 줄었고, 영업이익은 42.5% 늘었다.
여기에는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세액공제 금액 2501억원이 반영됐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JV) 1공장의 안정적인 양산 등에 따라 전 분기 대비 16% 늘었다. 이를 제외한 4분기 영업이익은 881억원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매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북미 지역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2년 연속 3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갔으며, 영업이익 또한 물류비 절감, 수율 및 생산성 향상 등 원가 개선 노력과 IRA 세액 공제 수혜를 통해 전년 대비 78% 상승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쓰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했지만, 문제는 올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전기차 시장이 약 20% 중반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북미 지역 성장률(약 57%)이 올해 30% 초중반으로 주춤하는 등 매년 30%가 넘었던 종합적인 시장 성장세가 일시적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성장 모멘텀을 지속할 수 있는 기회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라며 "전기차 시장 수요의 약세에 따른 완성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가격 인하, 보급형 모델 출시는 소비자 구매심리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메탈 가격 하락세 장기화 역시 OEM들의 배터리 가격 부담을 완화해 향후 배터리 재고 재확보(Re-Stocking) 수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글로벌 탄소 중립과 전기차 보급 확산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미국 IRA·유럽 CRMA 등 권역별 공급망 현지화 정책이 적극 추진되고 있는 점 긍정 요인으로 봤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대적으로 다변화된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어, 이점이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 위기 극복 전략 공개…"올해 5~7% 성장 예상"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기술 리더십 구축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사업 준비 등 일시적 위기 상황을 더 큰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중점 추진 계획도 발표했다.
기술 리더십 구축에선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High-Ni) NCMA 제품 역량을 높여 경쟁 우위를 지속하고, 중저가 시장 공략을 위한 고전압 미드 니켈(Mid-Ni) NCM, LFP 배터리 기술 개발을 가속한다.
소형전지 부문에서는 올해 하반기 46-시리즈(Series) 본격 양산을 본격 준비할 방침이다.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 또한 지난해 말 생산을 시작한 LFP 제품의 시장 공급을 본격화하고 통합 솔루션 사업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외부 리스크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구조적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원재료 직접 조달(Sourcing) 영역 확대 및 기술 개발을 통한 주요 소재 전환, 공급망 직접 투자 강화 등을 통해 근본적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 또한 스마트팩토리 기반으로 생산성 및 품질을 향상시켜 고정비를 절감하고, 물류비·유틸리티 등 운영 비용도 합리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미래 산업 준비를 위해선 2027년 리튬황 전지 양산 등을 목표로 차세대 전지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에너지밀도와 비용에 강점이 있는 건식전극 개발을 가속화하고, 신규 스태킹(Stacking) 기술 기반 제품도 올해부터 양산에 본격 적용한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성장이 한 자릿수 중반대(Mid-single digit)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생산시설 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규모(약 10조9000억원)로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 수요 회복 시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GM JV2 공장 및 스텔란티스·혼다·현대차 합작공장 등 북미 지역 내 생산거점 확대를 위한 준비에 집중하면서 시장 상황에 맞춰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투자비를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IRA 세제혜택 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인 45~50기가와트시(GWh)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장은 "올해는 기술리더십 등 근본적 경쟁력 강화, 차별화된 고객가치 실현 등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 2.0 시대'를 시작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질적인 몰입을 바탕으로 단단한 사업구조와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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