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중단 가능성 충분"...'트럼프리스크' 대응 나선 K배터리[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의 수익성을 좌지우지 하는 미국 IRA(인플레이션법) 존폐 여부가 달린 미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및 IRA 중단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업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지원 중단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대응에 준비에 나선 모습이다.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내부적으로 '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 때문에 미국의 보조금이 한국산 배터리를 통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간다면서 지지층을 결집하며, 존재감을 올려나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폐지되면 현지 합작법인 사업, 현지 공장 건립 등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이미 이러한 시나리오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스위스 증권기관 UBS의 팀 부시 연구원은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미국 정부 지원이 예상보다 일찍 중단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다"라며 "정부 지원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은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배터리 3사도 대응에 나선 모습니다. 본질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자체적 수익성 실현이 주골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260기가와트시(GWh), 2030년까지 40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을 갖고 미국뿐 아니라 중국, 유럽 등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에서 본격적인 공장 증설에 나서, IRA 의존성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중국 공장이 소형부터 중대형 전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핵심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주요 거점인 만큼 글로벌 배터리 수요 증가에 맞춰 생산 능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IRA 턱걸이 혜택이라도 받기 위해 미국 공장 조기 가동을 전격 추진하고 있다. 올해 미국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을 조기 가동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들에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정책 변화 가능성도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빨리 혜택을 받기 위함이다.
SK온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산능력 확대와 다양한 고객사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SK온은 2025년까지 220GWh, 2030년까지 50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SK온은 SK그룹 내 배터리 소재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SK아이테크놀로지, SKC, SK머티리얼즈 등 그룹 계열사들과 협력해 분리막, 동박, 음극재, 코발트 등 핵심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SK온은 각형 배터리, LFP 배터리 등 배터리 라인업도 다양화하고 있다. SK온은 후발주자라는 인식을 벗어나 선두주자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자와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지원 정책이 바뀌더라도 우리는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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