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호황…스포츠 중계권 나홀로 인기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전 세계적으로 콘텐츠 제작 시장이 크게 위축된 반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중심으로 스포츠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지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는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4년 방송콘텐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동향’ 세미나에서 “(최근 방송콘텐츠 시장이) 오리지널 콘텐츠 중심의 생태계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자들 간 경쟁은 치열하다. 최근 국내에서도 티빙과 네이버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나우 운영사) 등 3곳이 한국프로야구(KBO) 뉴미디어 유무선 중계권을 두고 겨뤘다. 우선협상대상자로는 티빙이 선정됐다.
특히 OTT 사업자를 중심으로 올해 이 같은 경쟁은 더욱 과열될 것으로 예측됐다. OTT의 경우 수백억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더라도 공개 당시에만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뿐, 한 달이 안 돼 빠져나가 콘텐츠 투자액 대비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스포츠 콘텐츠는 기존 가입자를 락인(Lock-in·잠금) 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OTT 사업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광고 수익이다. OTT 사업자의 수익원은 구독료로 한정된 가운데 스포츠 중계권을 통해 이원화된 수익구조를 가져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포츠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중계권의 가치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다. 버라이어티 인텔리전스 플랫폼(VIP)에 따르면 스포츠 중계권의 가치는 2015년 1520억 달러(약 203조4520억원)에서 2026년 2930억 달러(약 392조1805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한 대표는 프라임비디오(Primevideo)가 확보하고 있는 ‘오버타임 엘리트(Overtime Elite)’ 중계권에 주목했다. ‘오버타임 엘리트’는 아직 프로선수가 아닌 고교 선수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신생 리그로, 상대적으로 중계권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한 대표는 "'오버타임 엘리트'는 아직 프로 농구 리그에 진출하지 못한 친구들이 팀을 이뤄 겨루는 리그"라며 "중계권의 가치가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오버타임 엘리트는) 스트리밍에 최적화된 스포츠 콘텐츠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최근 홀드백 의무화 논의와 관련해서도 언급됐다. 홀드백은 극장에서 처음 상영된 이후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기까지의 유예기간을 말하는 가운데, 최근 정부는 홀드백 기간을 4개월 또는 6개월로 법제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그동안의 신작 영화들은 최소 3주 정도의 홀드백 기간을 거쳐 1차 플랫폼에 유통되는 것이 관례였다. 너무 긴 홀드백은 콘텐츠의 가치를 오히려 감소시켜 관객의 수나 초기 반응 등을 고려해 배급사가 그 기간을 결정해왔다.
히지만 이러한 홀드백 기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짧아졌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영화관의 관객 수가 급감하면서 플랫폼으로 직행하는 영화들이 속속 등장한 것이다.
한 대표는 "지난해 1~12월 전체 누적 매출액은 1조2614억원으로, 2017년~2019년 같은기간 평균의 69% 수준"이라며 "2019년 이후 극장 산업 회복이 어려온 보이는 현 시점에서 홀드백 의무화 제도가 얼마나 의미를 가질 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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