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솔루션

[고고IPO] ‘상장점프’ 노리는 토종 MSP들, 올해 ‘흑자전환’ 성공할까

권하영 기자
[Ⓒ 픽사베이]
[Ⓒ 픽사베이]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전세계 클라우드 고성장세에 탑승한 토종 관리서비스기업(MSP)들이 올해 들어 기업공개(IPO) 작업에 다시 박차를 가한다.

그동안 글로벌 경기침체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일정이 다소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인공지능(AI)의 폭발적 확산으로 클라우드를 향한 시장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이 시점에 IPO를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다는 기류가 읽힌다. 적자를 면치 못했던 이들 기업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임박했기 때문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MSP 전문기업으로 불리는 메가존클라우드·베스핀글로벌·메타넷티플랫폼 등은 올해부터 내후년 사이에 줄줄이 IPO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 1위 MSP로 꼽히는 메가존클라우드는 올해 상반기 중 상장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으로, 2026년 상장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45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유치까지 더해 1조원에 가까운 자금조달을 마쳤고, 기업가치로는 약 2조4000억원을 인정받아 국내 MSP 업계 최초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상태다.

다만 상장에 있어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실적 부진은 변수로 남아 있어서다. 메가존클라우드의 최근 매출은 2021년 7514억원에서 2022년 1조266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76억원에서 346억원으로 역시 두 배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도 168억원으로, 작년도 사실상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베스핀글로벌은 올해 IPO를 계획하고 있지만, 역시 적자가 발목을 잡는다. 2022년 연결기준 매출 3352억원과 영업손실 21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대비 매출은 47%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44% 감소했다. 자본총계는 –194억원으로 다시 마이너스다. 다행히 국내 사업은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고, 해외 사업도 빠르게 성장해 올해는 전체 실적 또한 흑자를 달성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메타넷티플랫폼은 지난해와 올해 IPO를 계획했다가 내년으로 일정을 미룬 분위기다. 경기침체로 투심이 얼어붙은 영향이 컸다. 메타넷티플랫폼의 2022년 매출은 2500억원 수준으로, 유티모스트INS와 지티플러스 등 기업 인수를 적극적으로 펼치며 외연을 확장한 결과 지난해 기준 연결매출 7000억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외에도 MSP 사업을 펼치는 이노그리드나 IT서비스를 본업으로 하면서 MSP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LG CNS 등이 모두 IPO를 준비하고 있다.

이노그리드 경우 완전자본잠식 상태임에도 지난달 30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청신호를 켰으며, 올해 흑자 전환까지 예상하면서 IPO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 CNS 또한 이미 한차례 IPO 일정을 미룬 데다, 2019년 사모펀드로 지분 매각 당시 투자수익률 보장의 하나로 약정했던 ‘5년 내 상장’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상장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한 MSP 기업 관계자는 “적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기약 없이 IPO를 미룰 수만은 없기 때문에 정말 사소한 것 하나까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수익성을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IPO가 마무리되기 전까진 이런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부진한 실적 때문에 성장성 평가가 위주인 특례상장으로 가겠지만, 어떤 모습으로 증시에 입성하느냐가 향후 시장 입지를 좌우할 수 있다는 면에서 이들 기업의 실적 민감도는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꼭 국내 증시 상장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해외 증시 상장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업종은 다르지만 똑같이 만성 적자였음에도 나스닥 상장으로 성공신화를 썼던 쿠팡 사례처럼, IPO는 MSP 기업들에 상당히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생성형AI 등으로 AI 수요가 폭증하며 덩달아 클라우드 인프라가 각광받고 있는 점은 국내 MSP들의 상장 도전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22년 344억8700만달러(약 45조8300억원) 수준이던 세계 클라우드 MSP 시장 규모는 올해 518억7100만달러(약 68조9300억원)로, 2년 사이 70.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MSP 시장 또한 같은 기간 2억3800만달러(약 3163억원)에서 4억700만달러(약 5400억원)로 71%가량 커질 전망이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