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데이터센터 투자하는 빅테크, AI 규제법 대비 포석?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빠르게 상용화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유럽 거점 지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데이터 처리량에 대응하고, 유럽 AI 인프라 투자로 규제에 함께 대응하는 모습이다.
IT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각) MS는 2025년 말까지 33억유로(한화 약 4조7000억원)을 들여 독일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AI와 클라우드 용량을 두배로 늘릴 예정이다. 동시에 약 120만명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 교육을 진행한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독일 경제가 AI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여 경쟁력 측면에서 선도적 글로벌 위치를 지속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MS가 AI 인프라를 투자하는 데 독일을 택한 이유는 빠르게 기술 수용하는 국가이면서도 아직 AI 기술력은 부족한 상황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미스 부회장에 따르면 독일은 AI 기반 애플리케이션 사용 및 개발 분야에선 2위이지만, AI 기술 분야에선 11위에 불과하다.
앞서 MS는 지난해 말 영국에도 데이터센터 용량 확대를 비롯해 3년간 25억파운드(약 4조2000억원)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 거점에 데이터센터와 교육 등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건 MS 뿐만이 아니다.
구글 역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빅테크 간 유럽 내 데이터센터 선점 경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는 2027년까지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전 세계 투자액이 5000억달러(약 667조원)를 초과할 것으로 봤다.
구글 역시 지난해 말 영국에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지을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데이터센터는 구글이 2020년 사들인 월섬 크로스 마을 부지에 들어선다. 구글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지역사회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루스 포랏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규 데이터 센터가 늘어나는 AI와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건설과 기술 분야 일자리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 잇단 투자 소식에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올라프 숄츠 독익 총리는 “자국에 대한 신뢰 표시”라며 각각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에 외신에선 “AI 분야 투자가 20년 만에 최악의 침체에 직면한 유럽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라고 평가한다.
유럽연합(EU)는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석달만에 1.3%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는데, 영국과 독일은 더욱 전망이 흐리다. 영국은 2개 분기 연속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며 기술적 침체에 빠졌고, DIHK 상공회의소는 올해 독일 경제가 0.5% 위축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는 “20년 만에 최악의 경기침체”라고 분석했다.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도 유럽에서 AI 인프라 투자는 눈앞에 다가온 AI 규제법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이 된다. 해당 법안은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AI 기술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 표준을 설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령 법안에 따르면 정치·종교적 신념, 성적 지향, 인종과 같은 특성으로 사람을 분류하는 안면 인식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기 위해 AI 기술로 생체 정보를 수집하는 관행 등은 금지된다. 초안 발의 이후 오픈AI 챗GPT 등이 등장하면서 범용 AI 관련 규제 조항이 추가됐다.
EU 27개국은 지난 2일 세계 최초로 AI 규제법에 최종 합의했고, 3~4월쯤 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될 예정이다. 일부 조항을 제외하면 본격적인 시행은 2026년 이뤄질 전망이다.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 제이슨 웡은 구글·MS 등 유럽 투자를 언급하며 “생성형 AI 모델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소비자와 기업 AI 데이터 사용에 관한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유럽에서 필요한 인프라와 운영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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