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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금융지주 임원 자리 만들기?… 뒤숭숭한 인사철 '뒷말'

권유승 기자
신한은행 본점 전경. ⓒ신한은행
신한은행 본점 전경. ⓒ신한은행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그룹 자회사 CEO는 거의 다 교체됐는데, 지주 임원들은 거의 다 연임이네요."

최근 단행 된 신한금융그룹의 자회사 CEO 및 임원 인사에 대한 한 신한그룹 내부 관계자의 평가다.

실제 지난 20일 공개된 신한금융지주 경영진 인사에서는 6명 중 1명을 제외하곤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반면 앞서 지난 5일 이뤄진 자회사 CEO 인사를 살펴보면 13개 중 무려 9개 자회사에서 새로운 CEO를 맞이하게 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신한저축은행,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 등 4곳 자회사 대표 자리에 50대 신한은행 본부장이 올라섰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신한금융 자회사 대표로 신한은행 부행장 출신이 올라서는 사례는 비일비재 했지만, 본부장이 CEO로 영전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업계엔 신한금융 인사 관련 지라시(정보지)가 돌면서 금융권 관계자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신한금융 생명보험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에 신한지주 임원이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관련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다.

이미 과거에도 보험업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은행 출신 인물들이 신한라이프에 한 자리씩 차지한 적이 있다. 물론 탐탁치 않은 뒷말이 나왔다. 은행과 사업 구조가 다른 보험사에 왜 내부 CEO를 발탁하지 않고 은행 출신이 자리를 꿰차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지라시 내용과는 별개로, 최근 단행된 신한금융의 인사를 살펴보면 왜 이런 말이 항간에 떠돌았는지는 어느정도 짐작은 간다.

표면적으로 봤을 땐 신한지주와 신한은행 출신이 막강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신한금융의 인사 기조는 이런 저런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가 자칫 지주-은행-비은행 출신 간 일종의 계파 갈등으로 비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실 이러한 사례는 신한금융 뿐만 아니다. 최근 단행된 2025년 국내 주요 금융그룹 인사에선 교체폭이 어느 해 보다 컸다. 특히 거기에다 '은행' 출신 인사들의 강세가 인사에서 두드러졌다. 영업력이 중시 됐기 때문이란 평가다. 또한 1970년대생이 임원에 본격적으로 발탁되면서 세대교체 폭도 컸다.

인사철만 되면 이런 저런 뒷말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다.

인사폭이 컸던 만큼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 기준이 작동했다는 점을 금융그룹 내 조직 구성원들에게 보다 충분히 각인 시키는 노력 또한 어느 때 보다 필요해 보인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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