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SI 기업들, 이제 ‘클라우드’로 무장한다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그동안 시스템통합(SI) 사업으로 몸집을 키워온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업’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랜 기간 온프레미스(설치형) 환경에서 구축 사업을 해온 이들이지만, 이제는 클라우드라는 대세를 따르지 않고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스넷그룹은 IT서비스 부문을 포함한 전체 사업에서 앞으로 클라우드 부문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에스넷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8430억원으로, 아직은 클라우드 매출 비중이 23%에 그친다.
김병수 에스넷 클라우드센터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탄탄한 기술력과 전문인력으로 매출 비중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에스넷그룹의 전체 인력 1300여명 중 클라우드 관련 인력은 290여명으로 약 30%를 차지한다.
그동안 에스넷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에스넷시스템은 SI를 중심으로 한 IT서비스 사업을 핵심 매출동력으로 삼으면서 성장을 해 왔다. 에스넷시스템 자체가 1999년 삼성그룹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분사해 SI 전문기업으로 출발하기도 했고, 지난 2020년에는 같은 IT서비스 기업이던 인성정보를 인수해 사업 규모를 확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애플리케이션 환경이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IT서비스 기업들도 기존 SI 사업만으로는 사업 확장에 한계가 분명해진 상황이다. SI 사업은 철저히 인력 기반 사업이어서 애초에 수익률이 높지 않은 데다, 대기업과 비교해 중소·중견 기업들은 특히나 이런 인력 확보나 고정 인건비 유지 등 측면에서 어려움이 더 크다.
IT서비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전통적인 SI 사업은 사람이 가서 개발해주고 운영해주고 이런 모델인 건데, 클라우드 특히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쪽으로 가면 인력이 아닌 솔루션으로 훨씬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사업이 된다”며 “물론 클라우드도 초기 비용이 들어가지만, 일단 클라우드 서비스에 한번 올라가게 되면 그 시장이 국내 한정이 아니라 글로벌까지 확장될 수 있는 강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국내 많은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이 클라우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클라우드는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가 보유한 데이터센터에서 컴퓨팅 자원을 임대해 사용하는 서비스형인프라(IaaS) 관점에서는 오랜 기간 구축 사업을 해온 IT서비스 기업들에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퍼블릭 클라우드부터 프라이빗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 활용법이 다양해지면서 점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IT서비스 기업들도 단순 IaaS를 넘어 훨씬 더 복잡한 솔루션 기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클라우드 매출 50%를 선언한 에스넷그룹의 경우,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에서 시스코와 델 중심의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C)과 소프트웨어정의컴퓨트(SDC) 기반 기술 역량을 이미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영역을 확장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 등의 클라우드 도입 및 유지보수를 지원하는 관리서비스(MSP)도 하고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로 영역을 확장 중인 곳은 에스넷뿐만이 아니다. 아이티센그룹도 중견 업계에서 전통적인 IT서비스 강자지만, 최근 클라우드 계열사 ‘클로잇’을 주축으로 국내 클라우드 전환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2022년 5월 쌍용정보통신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클로잇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 애플리케이션현대화(AM) 및 SaaS 통합·관리 단계까지 지원하는 클라우드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 밖에도, CJ올리브네트웍스는 자체 클라우드관리플랫폼(CMP)을 개발해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I&C도 프라이빗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 중이며, 퍼블릭 클라우드로 대외 사업을 시작한 NDS는 최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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