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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떠난 트위치, 그 후] 큰형님 네이버가 온다…‘치지직’ 기능 고도화 속도

이나연 기자

이번 주부터 트위치 서비스를 더 이상 한국에서 즐길 수 없게 된다. 트위치가 꼽은 한국 시장 철수의 주요 이유는 ‘망 사용료’다. 다만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트위치의 빈자리를 노리는 기업들이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전통 강자였던 아프리카TV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 빅테크 기업 네이버가 ‘치지직(CHZZK)’으로 스트리밍 시장 참전을 선언한 것. 두 곳은 스트리머·이용자 유치에 불을 킬 전망이다. ‘경영 실패를 망 사용료로 돌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트위치, 그리고 아프리카TV·네이버의 시계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이게 될 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편집자 주>

[ⓒ 네이버]
[ⓒ 네이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오늘(27일)부로 글로벌 1위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업계의 지각변동이 본격화된 가운데, 시장 후발주자로 뛰어든 네이버가 주요 기능 업데이트와 파트너 스트리머 등을 앞세워 서비스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27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자사의 게임 특화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 주요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우선 치지직에 ‘스트리머 채널 구독’ 기능을 추가하고, 시청자가 매달 스트리머 정기 후원을 할 수 있게 했다.

구독 시청자에겐 ▲광고 없이 방송 시청 ▲네이버페이 결제 시 1% 적립 ▲구독 전용 이모티콘·배지 ▲구독카드 및 구독 개월 알림 ▲트위치 구독기간 합산 노출 ▲후원 시 대기열 1순위 노출(형광팬) 등 혜택을 제공한다.

채널 구독 가격은 ‘팬’ 구독자 기준 월 4900원, 형광팬 구독자 기준 월 1만4900원이다. 형광팬 구독자 경우 후원 시 대기열 1순위 노출 혜택이 적용된다.

치지직은 트위치에서 제공하던 ‘영상 후원’ 기능도 도입했다. 시청자는 후원금을 낼 때 원하는 영상 URL을 같이 설정할 수 있다. 영상 후원을 받은 스트리머는 해당 영상의 노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카테고리 탐색 페이지’도 신설됐다. 치지직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아이콘을 클릭하면 토크, 먹방, 음악, 시사, 스포츠, ASMR 등 게임 외에도 다양한 카테고리 영상을 볼 수 있다.

아울러 네이버와 전속 계약을 완료한 ‘파트너 스트리머’들도 지난 26일부터 정식 활동을 개시했다. 치지직에서 공식 활동하게 될 파트너 스트리머들은 정식 계약과 파트너 정책에 따라 네이버 플랫폼에서만 방송을 단독 송출한다.

네이버는 파트너 스트리머 숫자를 꾸준히 늘리기 위해 경쟁 플랫폼 대비 수익 공유 비율을 높이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양띵, 릴카, 서새봄, 탬탬버린, 한동숙, 풍월량, 보겸 등 대형 스트리머가 대거 치지직에 합류했다. 전날 기준 치지직의 파트너 스트리머 수는 총 108명이다.

[ⓒ 네이버]
[ⓒ 네이버]

실제 네이버는 트위치의 한국 서비스 종료와 맞물려 치지직 이용자와 스트리머의 유입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달 초엔 파트너 스트리머 대상 총 50억원 규모의 창작 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초기엔 파트너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운영하되, 지원 횟수 및 대상 범위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19일 베타 테스트로 첫선을 보인 치지직은 두 달여 만인 지난 19일 모든 스트리머에게 방송 권한을 개방한 후 시청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인터넷방송 통계사이트 소프트콘 뷰어십에 따르면 전날 기준 치지직의 최근 일주일간 최고 시청자 수는 20만3399명을 기록했다. 지난 1월 기준 최고 시청자 수(14만3586명) 대비 약 6만명이 증가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치지직은) 출시 1개월 만에 130만명이 넘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확보했고 트위치의 시청자 수 상위 스트리머도 유치하며 순항 중”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정식 출시를 앞둔 치지직은 앞으로 검색, 게임판, 카페, 클립(숏폼) 등 네이버가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키운다는 목표다.

최수연 대표는 “이런 네이버의 노력이 궁극적으로는 체류시간, 트래픽 성장에 기반한 광고 인벤토리(수주)의 확대와 신규 프리미엄 상품 출시 등 수익화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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