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클로즈업] 트위치 서비스 종료 임박…진짜 망 이용대가 때문일까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트위치의 한국 서비스 종료가 임박해오자 '망 이용대가'를 둘러싼 이슈가 재점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댄 클래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망 이용대가)로 인해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달 말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 통신업계는 이런 트위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22일 한국통신자연합회(KTOA)는 "망 이용대가로 인해 사업을 철수한다는 트위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국내외 망 이용대가의 차이는 CDN 사업자의 대륙별 투자 비용 등이 반영된 국가별 CDN 요금 수준 차이 이내로 보고 있다.
전 세계에 ISP와 CP간 트래픽을 중계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국가별 요금 단가에 따르면 메인 서버가 위치한 북미를 제외하고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은 동일한 수준이다.
구간별로 보면 350테라바이트(TB) 기준 AWS의 CDN 요금은 일본이 0.084달러이며 한국·일본·홍콩·싱가포르·대만은 0.09달러 수준이다. 오히려 호주와 뉴질랜드의 경우 0.092달러로 한국·일본·홍콩·싱가포르·대만 지역보다 비싸다.
여기에 트위치가 지난 2021년 국가별 서비스 구독료에 차등을 두는 과정에 국내 요금을 6600원에서 5500원으로 인하한 것만 봐도 망 이용대가로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긴 어려워 보인다.
KTOA 관계자는 "상당수의 글로벌 CP들은 서비스 조건과 정책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거나 기습적으로 요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국내 이용자에 대한 불공정 논란을 일으켜 왔다"며 "이런 불공정 논란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글로벌 CP가 이용자에게 충분한 고지 기한을 두고 정책을 변경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등의 이용자 보호 제도 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영상 콘텐츠 소비의 증가로 인한 트래픽 폭증도 망 이용대가 부과의 선결 조건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인터넷 이용자 수의 증가로 트래픽이 늘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았기에 ISP가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었다면, 최근엔 동영상 해상도나 크기 등 이용자 수와 무관한 트래픽 증가 요인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용 유발자와 부담자가 일치할 수 없는 구조로 변화되면서 망 이용대가 부과없이는 인터넷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EU에서도 최근 EU집행위원회(EC)가 '디지털 네트워크 아트(DNA) 백서'를 발간하고, 망 이용대가에 대한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망 이용대가 부과가 갈라파고스적 행태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렇게 변화된 원인은 따로 있다"며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동영상으로 변화하면서 트래픽 교환 비율이 깨졌고, 거래 주체가 바뀌면서 거래 양상도 변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EU 등 특정 지역에서 망 이용대가 이슈가 불거지는 배경에 대해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유럽연합(EU), 영국은 공통적으로 ISP와 빅테크 기업간 대가정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협상력의 차이로 인식하나 해법에 있어서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며 "CP와 ISP간 망 이용대가 시장에 대한 이해를 위해 주장이 아닌 사실과 근거에 기반한 논의 및 공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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