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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 'KISIA 새 회장'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는 누구

김보민 기자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제17대 회장을 맡은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 [ⓒ 파이오링크]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제17대 회장을 맡은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 [ⓒ 파이오링크]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를 이끌 새 수장 자리에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가 올랐다. 조 대표는 지난달 정기 총회를 시작으로 회원 기업들과 접촉을 넓히며, 올해 협회가 주력할 지원 사업에 본격 속도를 올리고 있다.

조 대표는 국내 보안 업계에서 '빠꼼이(특정 일을 훤히 아는 사람)'로 통하는 인물이다. 서울대 제어계측학과 학사 및 석사를 거친 그는 같은 대학에서 전기공학부 박사 과정을 마무리했다. 이후에는 연구원의 길을 걸었다. 1999년 서울대 자동화시스템 공동 연구소 전문연구원으로, 2000년 미국 보스턴대학교 방문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업계에 따르면 조 대표는 당초 학자의 길을 걸을 계획이었다. 그러던 중 논문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생산적인 일을 하자는 취지로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조 대표를 포함해 서울대에서 같은 연구실을 쓰던 7명은 2000년 파이오링크를 설립했다.

조 대표는 2006년까지 부설연구소 연구소장을 맡으며 애플리케이션 전송 컨트롤러와 웹애플리케이션방화벽(WAF) 개발을 이끌었다. 이후 2007년 문홍주·이호성 대표를 이어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약 17년 동안 파이오링크를 이끌며 지금의 정체성을 수립한 인물로도 꼽힌다.

파이오링크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인프라 및 보안 솔루션 및 기술 서비스에 특화된 기업이다. 특히 애플리케이션 전송 컨트롤러, 클라우드 매니지드 네트워킹을 포함한 네트워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밖에도 데이터센터 인프라, 웹·API 보호, 보안관제 및 컨설팅 분야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조 대표는 파이오링크의 새 먹거리를 알리는 자리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취재진이 참석한 간담회에서도 직접 무대에 올라 '클라우드 시큐리티 플랫폼'을 소개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시큐리티 플랫폼을 통해 그동안 분산 관리되던 보안 및 관제 서비스를 유기 연동한다는 취지였다. 서비스형보안(SECaaS) 등 주요 분야에서 활약하는 국내외 기업과도 협업해 플랫폼 연동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조 대표는 국내 보안 육성을 논하는 자리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통신학회 국방분과 이사, 디지털플랫폼정부 제로트러스트/공급망보안 태스크포스(TF) 전문위원, 한국소프트웨어수출기업협의회(KGIT) 회장을 역임했고 이제 KISIA 회장이라는 새로운 직함도 얻게 됐다.

이 과정에서 정보통신산업 유공 지식경제부 장관표창, 정보보호산업 유공 산업포장,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 권욱현 기술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권욱현 교수는 파이오링크 창립 멤버들의 스승이기도 하다. 2022년 권욱현 기술혁신상을 받은 파이오링크는 당시 L4·L7 스위치 국산 개발에 성공한 점을 인정 받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역대 KISIA 회장이 걸어온 길을 톺아봤을 때, 조 대표 또한 당분간 협회 일정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임 회장인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 또한 임기 4년 동안 협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산업 육성 사업에 대다수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이번 KISIA 정기 총회에서 "축구에 비유하면 정보보호 산업은 수비 특성을 가지고 있다"라며" 우수한 기업을 만들고 발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조영철호(號)라는 새 깃발을 단 KISIA는 올해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국내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 일본, 동남아, 중동 등 보안 강화에 관심이 큰 시장을 공략한다.

KISIA는 정보보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국가별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과 수출 상담회를 열고, 기업 밀착형 프로그램을 진행할 방침이다. 조 대표는 "글로벌 수출 방향의 경우 단일 제품 전시보다는 국가 전체 보안 역량 체계를 함께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기업 간 연합을 맺고 정부 지원을 강화하고, 한국형 모델을 만들어 선보이는 작업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쟁사들이 활약하고 있는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영향력을 펼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 속 기존 보안 기업들이 새 먹거리를 찾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 파이오링크 대표에 이어 KISIA 회장이라는 새 명함을 판 조 대표가 올해 어떠한 활약을 펼치게 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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