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성SDS는 국내 ERP 구축 1위 사업자…편견 대신 확신 줬다”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흔히 삼성SDS는 삼성 계열사에만 집중하고 대외 사업은 덜할 것이란 편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고객들은 삼성SDS와의 프로젝트 이후 인식이 크게 바뀌곤 합니다. ERP 구축에 있어 삼성SDS는 최초 사업자이자, 최대 인력과 최고 역량을 갖춘, 국내 1등 사업자입니다.”
최근 기업들의 디지털전환이 가속하면서, 핵심 애플리케이션으로 꼽히는 전사적자원관리(ERP)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ERP는 기업 내 생산·물류·재무·회계·영업 등 경영에 관한 모든 프로세스들을 통합 연계해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국내에선 전세계 최대 ERP 기업인 독일 SAP의 ERP를 많이 도입하곤 한다.
하지만 SAP ERP 구축을 가장 먼저 했던 곳이 바로 삼성SDS라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삼성SDS는 1995년 SAP 한국지사가 설립되기도 전인 1993년부터 SAP 솔루션의 한국 버전을 만들었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삼성전자 국내영업본부 SAP 구축을 시작한 이래 지난 30여년간 ERP 구축 사업을 해 왔다.
‘최초’라는 타이틀로 얻은 리더십은 지금까지도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삼성SDS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가 사업 역량과 비전을 종합 평가해 선정한 SAP 서비스 제공업체 33개사(2021년)에 국내 유일하게 포함된 사업자이며, 국내 최대인 1800여명의 ERP 전문인력으로 연평균 40개의 ERP 프로젝트를 매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서울 잠실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난 최장섭 삼성SDS ERP사업담당 상무는 이런 점을 들어 “삼성SDS는 국내 최초 ERP 구축 사업자로서 업종별 베스트 프랙티스와 고객 성공사례, ERP 방법론 등 30년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프로젝트 유형도 진단부터 구축·운영까지 전체 영역을 커버한다”고 자신했다.
사실 ERP 구축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해외 컨설팅사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큰데, 아무래도 글로벌 사례가 많고 고객 범위가 넓다보니 안정적 선택지가 된다. 하지만 실제로 삼성SDS와 ERP 프로젝트를 했던 고객사들은 프로젝트 전후로 여타 컨설팅사보다 사업역량이 전반적으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남겼다는 설명이다.
최 상무는 “지난해 10월 외부 전문기관에 조사를 맡긴 결과, 삼성SDS에 대한 고객의 인식 변화가 매우 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삼성SDS를 경험해보지 못했을 때 기술 전문성에 대한 만족도가 타 컨설팅사는 3.5점에서 3.6점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삼성SDS의 경우 3.3점에서 3.9점으로 크게 올랐다”고 소개했다.
최근 삼성SDS는 이러한 저평가를 극복하고 역량을 입증할 또 다른 기회로 ‘클라우드 ERP’를 보고 있다. SAP는 기존 온프레미스(설치형) 기반 ERP(ESS)에서 클라우드 기반 ERP(S/4 HANA)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구 버전에 대한 EOS(End Of Service) 기한은 오는 2027년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최 상무는 “아직도 전체의 30% 정도 기업이 클라우드 ERP 전환을 고민하고 있으며, 최근 경기둔화로 눌려 있던 수요는 앞으로 구 버전 EOS가 가까워질수록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EOS를 최대 연장하면 2030년까지인데, 길게는 5년까지 클라우드 ERP 사업에 대한 성장성이 굉장히 좋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삼성SDS는 이러한 클라우드 수요에 발맞춰 매년 10% 이상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최 상무는 “이는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치라고 보면 된다”며 “올해엔 우선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향후에는 사업성이 높은 유럽 시장과 GDC를 통한 원격 개발·운영이 가능한 동남아를 타깃으로 글로벌 공략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무기로 삼성SDS는 오랜 ERP 구축 경험으로 확보한 ‘시스템 자산’과 ‘인력’ 자산을 내세우고 있다. 최 상무는 “전자·제조·화학·자동차 등 다양한 업종에서 단계별 필요한 시스템 자산을 갖추고 있고, 또 중국·인도·베트남 등에 있는 글로벌딜리버리센터(GDC)를 통해 안정적으로 IT 인력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시스템 측면에서 삼성SDS는 SAP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도구 외에도 독자 개발한 개발코드 검증도구 ‘CAFA’, 마이그레이션 데이터 정합성 도구 ‘SDMV’, HANA 데이터베이스 워크로드 분석도구 ‘HADAS’ 등을 포함한 6종의 도구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도 품질·생산성 형상을 위한 신규 도구 3종을 개발 중에 있다.
인력 측면에선 전세계 오프쇼어링 거점인 GDC 활용을 통해 해외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하고 고객사에 비용경쟁력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GDC도 초기에는 생산성이 감소했다가, 점차 프로세스가 안정화되면서 현재는 인력 수급과 원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삼성SDS는 에코프로, 우미건설, SIMPAC, 국도화학 등 고객사를 대상으로 클라우드 ERP 전환 구축을 완료했으며, 올 상반기 중으로는 GS에너지, GS글로벌, AJ네트웍스, 해성DS를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할 예정이다. 실제 고객사들은 초기 투자비용이 평균 13.7%, 인프라 운영비용이 연간 19%~57%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와 함께 최근 많은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생성형AI 또한 삼성SDS에는 기회다. 삼성SDS는 이미 계열사를 중심으로 자체 생성형AI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회사 메일·회의·메신저 등에서 생성형AI를 쓸 수 있는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 기업 업무 시스템을 거대언어모델(LLM)과 연결하는 ‘패브릭스’가 대표적이다.
최 상무는 “다른 국내 기업에 비해 삼성SDS가 AI라는 개념과 서비스를 1년 더 빨리 준비했고, 이제 ERP 구축에 있어 생성형AI 서비스까지 더해 세일즈 플레이에 추가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며 “삼성 계열사 안에선 이미 활용하고 있고, 피드백을 받아 수정을 거친 후 대외에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 상무는 “외부에서 흔히 삼성SDS는 관계사에 대해서만 지원을 잘해주고 대외 시장에선 덜할 것이라고 오해하는데, 사실은 대외 사업에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삼성SDS가 ‘삼성’이라는 이름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자립해 경쟁력을 충분히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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