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물류 거품 빠진 삼성SDS, 영업익 뒷걸음…클라우드·AI가 희망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물류 사업에서의 타격이 계속되고 있는 삼성SDS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로 물류 사업이 IT서비스 사업 매출을 넘어서며 소위 ‘물류 거품’이 꼈던 실적 지표가 엔데믹 이후 경기침체가 겹치며 원복되는 수순이다.
다만 회사는 신성장동력인 클라우드와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업의 고속 성장으로 향후 수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을 내놨다. 결국 본업인 IT서비스가 삼성SDS의 미래가치를 담보하고 있는 셈이다.
◆ 코로나 특수 끝난 물류 사업 부진에 영업익 하락
삼성SDS는 2023년 매출액 13조2768억원, 영업이익 8082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23%, 영업이익은 11.8% 감소했다.
2023년 4분기 실적은 매출 3조3771억원, 영업이익 21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0.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4.4% 증가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배경은 물류 사업에 있다. 물류 부문 연간 매출액은 계속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6.4% 감소한 7조1710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로 보면 항공·해상 운송 사업은 전년보다 36% 감소한 7663억원, 내륙운송·창고물류 사업은 전년보다 52% 급감한 9948억원이었다.
물류 사업의 매출 하락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던 글로벌 운임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내려간 데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며 물동량이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삼성SDS는 코로나 특수로 물류 사업이 급속도로 팽창하며 2021년에 IT서비스 사업 매출을 제쳐버렸다. 하지만 물류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5년간 1~2%대 수준인 데다, 글로벌 경기 영향을 타 불확실성을 키우기 때문에 좋은 현상은 아니었다.
다만, 디지털물류플랫폼 ‘첼로스퀘어’의 경우 단순 물류 실행을 넘어 지능형 공급망 관리의 한 축으로 진화하면서, 매출이 지난 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52% 성장한 2410억원을 기록했다. 첼로스퀘어 플랫폼 가입 고객도 1만1100개사를 돌파했다.
삼성SDS 물류사업부장 오구일 부사장은 이날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첼로스퀘어의 연간 매출은 5600억원 정도로, 올해는 목표를 1조원으로 잡고 사업 확대를 공격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며 “서비스 커버리지 측면에서도 올해 서비스 지역을 글로벌 전 거점으로 확대하고, 각 지역별·업종별 서비스 상품을 통해 해외기업 대상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 클라우드·AI 성장 계속…수익개선에 기여할까
물류 사업이 부진했지만 삼성SDS는 대신 IT서비스 사업이 선방하고 특히 클라우드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면서 성장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IT서비스 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제조·금융·공공 분야 클라우드 사업 전환·확대와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및 생산관리시스템(MES) 시스템 구축 등에 힘입어 6조10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2.3% 성장한 금액이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에서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 기반의 클라우드서비스제공(CSP) 사업과 애플리케이션 현대화를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관리서비스제공(MSP) 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며 전년대비 61.8% 성장한 연간 매출 1조8807억원을 달성했다.
삼성SDS는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AI 열풍에 탑승하며 클라우드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클라우드 시스템에 생성형AI 결합을 가속화하는 플랫폼 ‘패브릭스(FabriX)’와 지적 작업을 자동화하는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SDS 서원석 IR팀장은 “IT서비스 매출은 작년 대비 한자릿수 후반 비율 정도로 증가가 예상되고, 클라우드 매출은 생성형AI가 더해져 큰폭 증가해 올해는 20% 이상 성장이 전망된다”며 “클라우드 매출의 경우 작년 성장률이 60%로 높다보니, 매출 규모는 유사하나 성장률이 낮아보이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클라우드와 생성형AI 성장세만으로는 수익 개선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클라우드와 생성형AI 사업이 커짐에 따라 그만큼 투자가 계속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서 팀장은 “지난해 CAPEX(설비투자비)가 5000억원 이상이었고 올해도 5000억 후반까지 CAPEX를 늘릴 계획”이라며 “클라우드와 생성형AI 사업을 키우기 위해 올해 더 적극적으로 M&A 기회를 찾고 있으며 실제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서 팀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생성형AI와 클라우드는 회사 향후 매출 성장만 아니라, 수익 개선에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SDS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배당안을 주당 27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개년 배당성향을 30% 수준으로 한다는 배당정책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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