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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삼성전자와 비밀동맹 맺은 네이버, 로봇 대중화에 한 발짝

이나연 기자
(왼쪽부터) 네이버와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협력해서 설계한 ‘로봇 엣지 컴퓨팅 플랫폼’ 실물과 아크마인드가 탑재된 네이버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루키’
(왼쪽부터) 네이버와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협력해서 설계한 ‘로봇 엣지 컴퓨팅 플랫폼’ 실물과 아크마인드가 탑재된 네이버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루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네이버가 세계 최초의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운영체제(OS)인 ‘아크 마인드(ARC mind powered by Whale OS)’로 로봇 대중화를 위한 로봇 개발 생태계 확장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네이버랩스가 합작해 구축한 아크 마인드는 팀네이버의 웹 플랫폼과 OS, 로봇 기술을 집약한 결과물이다. 기존 모델인 ‘아크 브레인’과 ‘아크 아이’는 수많은 로봇과 연결되는 클라우드 시스템이라면 아크 마인드는 수많은 서비스와 연결 및 운영되는 엣지 운영 체계다.

구체적으로 ▲웹 기반의 확장성 높은 개발 환경 ▲하드웨어 제어를 위한 로봇 전용 웹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의 다양한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네이버OS 파트너를 비롯해 하드웨어 파트너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할 수 있는데, 아크 마인드를 매개로 한 첫 번째 사업 파트너는 바로 삼성전자다. 양사는 지난해 말 비공개 업무협약(MOU)을 맺은 후, 차세대 로봇 플랫폼 관련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5일 네이버는 경기 성남시 네이버1784에서 미디어 대상 테크 포럼 스터디를 진행했다. 이날 오후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기술 박람회 LEAP 2024에서 아크 마인드를 공개하는 키노트에 나서기에 앞서 마련된 국내 설명회 자리다.

아크마인드는 궁극적으로 전 세계 개발자를 위한 오픈 웹 플랫폼을 지향한다. 우선 네이버1784에서 운영 중인 로봇 서비스에 도입해 안정화한 뒤, 파트너십을 통한 확장을 진행할 계획이다. 관련 생태계를 넓혀 네이버 서비스와의 시너지도 함께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웨일OS로 구축·개발된 아크마인드는 웹 기술 기반으로, 특정 OS에 종속된 개발도구를 쓰지 않아도 웹 생태계에서 로봇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유니버설 플랫폼인 웹을 기반으로 해 웹 개발자도 로봇 전용 API, HTML, CSS 등을 통해 웹 표준에 맞춰 로봇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웹에서 쉽게 통합 및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약, 주문, 결제, 지도, 얼굴인식 등 최신 웹 앱을 필요에 따라 새롭게 조합해 기존의 배달 로봇이 얼굴인식 결제 기능과 같은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도록 개발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로봇 제조사별로 특화된 앱을 추가로 개발할 필요가 없어 소프트웨어 개발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로봇 산업에선 소프트웨어의 의존도가 큰 편이다. 과학기술정보협의회(ASTI)에 따르면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362억 달러로 예측되는데, 같은 해 로봇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146억 달러(IMRAC)로 절반 수준이다. 하드웨어 부품 등을 고려하면 로봇 소프트웨어 분야의 시장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날 네이버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 공동 개발 중인 ‘로봇 엣지 컴퓨팅 플랫폼’ 프로젝트도 공개했다. 하나의 로봇 엣지 컴퓨팅 플랫폼에 삼성전자는 시스템 온 칩(SoC), 이미지 센서 등의 반도체 솔루션을, 네이버는 OS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통합 구현하는 것이 골자다.

네이버와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이를 위해 작년 11월 비공개 MOU를 맺은 바 있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 리더는 “로봇 엣지 컴퓨팅 플랫폼은 아크 마인드가 올라갈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임베디드 플랫폼”이라며 “그간 삼성이 개발해 온 반도체 솔루션을 네이버 소프트웨어와 통합하고 최적화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에 더 많은 로봇 서비스가 나올 수 있게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4일부터 7일(현지시간)까지 리야드 전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LEAP 2024에 참여한다. 네이버가 글로벌 IT 전시회에 참여하는 건 지난 2019년 CES에서 세계 최초의 5G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을 시연한 이후 5년 만이다.

구글, 알리바바, MS, IBM 등 빅테크가 속한 메인 전시관에서 네이버는 ‘글로벌 기술 융합 기업(Global Tech Convergence Company)’이라는 콘셉트로 부스를 마련했다. 이곳에선 AI, 로보틱스, 클라우드, 1784 등 네이버가 보유한 기술을 선보이는 동시에 증강현실(AR) 콘텐츠를 활용해 로봇과 함께하는 첨단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대한 소개가 이뤄진다.

네이버랩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왼쪽), 김효 네이버클라우드 웨일 이사가 5일 네이버1784에서 진행된 테크 포럼 스터디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네이버]
네이버랩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왼쪽), 김효 네이버클라우드 웨일 이사가 5일 네이버1784에서 진행된 테크 포럼 스터디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네이버]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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