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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스토리] 김덕용 KMW 회장이 점찍은 '구원투수'…유성현 마크로젠 부사장은 누구?

채성오 기자

C스토리는 최고경영자(CEO)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창의력책임자(CCO), 최고안전책임자(CSO), 최고정보책임자(CIO) 등 기업의 'C레벨 이야기'를 다룹니다. 기업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영입 배경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C레벨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유성현 KMW 경영총괄사장 내정자. [ⓒ 마크로젠, 디지털데일리]
유성현 KMW 경영총괄사장 내정자. [ⓒ 마크로젠,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국내 대표 통신장비업체 케이엠더블유(KMW)가 '구원투수'로 유성현 마크로젠 부사장을 낙점했다.

유성현 부사장은 마크로젠 이직 전 SK그룹 내 석유·화학 계열사에서 수 십년 간 해외 자금을 관리하며 '재무통'으로 평가받은 인물이다. 앞으로 KMW에서 경영·재무 양축을 모두 책임지는 자리에 앉게 될 예정이다.

◆28년 SK맨에서 통신장비업체 사장으로

KMW는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유성현 마크로젠 경영총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12일 디지털데일리 취재 결과, 유성현 마크로젠 부사장은 KMW 경영총괄사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며 재무 전반을 총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활동하게 된다.

유성현 경영총괄사장 내정자의 이력을 보면, KMW가 왜 그를 영입했는 지 유추할 수 있다.

[ⓒ KMW 홈페이지 갈무리]
[ⓒ KMW 홈페이지 갈무리]


1962년 출생인 유성현 내정자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1988년 SK그룹에 입사했다. 그는 2011년 SK이노베이션 재무실장으로 재직하며 임원이 됐다. 이후 ▲SK에너지 감사 ▲SK종합화학(현 SK지오센트릭) 감사 ▲SK이노베이션 실장 ▲SKGC 재무실장(파견) 등을 지내다 2016년 4월부터 태광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태광산업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유성현 내정자는 SK그룹 및 계열사에서 28년 간 재무·감사 업무를 담당했다.

이를 통해 유성현 내정자는 기업 내부 살림을 총괄하는 관리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그는 태광산업에서도 6년 간 그룹의 전체 재무를 살피며 CFO로서 실무적인 역량을 발휘했고, 2022년 5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마크로젠으로 자리를 옮겨 CFO 역할을 수행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등 SK그룹 내 석유·화학 계열사에서 글로벌 자금 관리 및 법인 자산·업무집행 상태 등을 감독했던 이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유전체분석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마크로젠의 살림을 관장하게 된 것이다. 특히 유성현 내정자는 마크로젠 재직 당시 CFO로서 IR 부문에서 주주들과 소통하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이끌며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적극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우리가 남이가"…'서강대 동문 라인' 지원 받나

유성현 내정자는 KMW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만큼 이사회 멤버로 합류해 주요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등 경영 전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현재 KMW는 지난해까지 연간 기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데다, 같은 기간 매출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어 유성현 내정자의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할 전망이다. 5G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통신장비 단가가 급감한 데다 해외 수주도 축소된 만큼, 기업의 장기적인 체질 개선이 유성현 내정자의 당면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김덕용 KMW 회장(왼쪽)과 KMW 연간 실적 추이. [ⓒ KMW 홈페이지, 디지털데일리]
김덕용 KMW 회장(왼쪽)과 KMW 연간 실적 추이. [ⓒ KMW 홈페이지, 디지털데일리]


실제로 KMW는 2021년 핀란드 기업 노키아가 이탈한 이후 일본 라쿠텐, 중국 ZTE 등 아시아 시장으로 주요 매출처가 축소됐고, 2022년 들어서는 삼성전자가 최대 고객일 만큼 해외 매출 의존도가 낮아진 모습이다.

앞서 마크로젠 입사를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이라는 새 무대에 도전했던 유성현 내정자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통신장비업체에서 새로운 도약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의 도약 발판 마련에는 1991년 KMW를 설립한 이후 33년여간 회사를 이끌어 온 김덕용 회장의 리더십도 한 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덕용 회장과 유성현 내정자는 서강대학교 동문으로, 각각 전자공학과와 경영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재 KMW 감사직을 맡고 있는 이경로 감사도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만큼, 경영·재무·관리·감독 전반에서 유성현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1957년생인 김덕용 회장과 이경로 감사는 각각 서강대학교 총 동문회 29대 회장과 부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회사 외부에서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성현 내정자는 서강대학교 총 동문회 31·32대 부회장으로, 김덕용 회장 및 이경로 감사의 총 동문회 활동기간과 겹치지는 않는다.

'주주가치제고'도 KMW가 유성현 내정자를 영입한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유성현 내정자가 마크로젠에서 IR정책을 담당했던 만큼, 주가 부양 정책을 본격적으로 실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유성현 내정자는 마크로젠 재직 당시, IR을 주관하며 경영진과 투자자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

지난달만 해도 종가 기준 주당 1만5000원선을 유지했던 KMW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다 이달 들어 1만3000원선으로 떨어진 후 꾸준히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11일 종가 기준 현재 KMW 주가는 1만3190원으로 전일 대비 180원 감소했다.

통신장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성현 내정자의 경우, 석유·화학 기업에서 다년간 재무·감사직을 거친 데다 마크로젠에서 IR 분야를 경험한 이력까지 더해 만능 살림꾼으로 정평이 나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국내 통신장비업계가 해외 투자 축소 여파로 단기간 내 수익성을 확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유성현 내정자가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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