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형주 인프랩 대표 “한국어로 된 IT 강의, AI로 해외진출 꿈 실현”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온라인 직무교육 플랫폼은 많다. 그러나 IT인들에 의한, IT인들을 위한 교육 플랫폼은 인프랩이 운영하는 ‘인프런’이 유일하다는 것이 이형주 인프랩 대표의 주장이다. 인프런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사이트들과 다른 오픈 플랫폼이라는 점. IT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지식을 누구나 공유하고 학습할 수 있다.
인프랩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팀원들을 모으기 시작해 현재 70여명 직원들과 함께한다. 지난 2021년엔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받으며 공격적으로 투자한 결과 작년 매출 23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3월 기준 회원 수는 127만명,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지식공유자 수는 4200명을 돌파해 3000개 이상 강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인프랩이 올해 한 걸음 더 내딛는 방향은 명확하다. 2022년 출시한 채용 플랫폼 ‘랠릿’과 ‘인프런’ 연계성을 높이는 한편, 해외에 인프런이 가진 양질 콘텐츠를 선보여 신규 해외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어떻게 한국어로 구성된 교육 콘텐츠를 해외사용자들에게 선보일 목표를 정한 것일까?
최근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형주 인프랩 대표는 “오픈소스 인공지능(AI)을 우리 기술에 맞게 튜닝을 해서 강의 자막과 더빙을 제공하려 한다”며 “해외 출시 목표 시기를 올해 11~12월로 잡았는데, 먼저는 북미·일본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프랩은 IT인 커리어 일생을 함께할 수 있는 서비스 생태계 조성을 지향한다. 이 지향점은 플랫폼 운영 방식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대표적으로 인프런과 랠릿을 연동시키려는 이유는 교육을 넘어 채용까지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서라는 설명이다.
같은 이유로 인프런엔 개발·프로그래밍, 데이터 사이언스 등 외에 학문·외국어, 스피치·인간관계 등 자기계발 강의도 있다. 개발자가 아닌 마케팅·기획·PM 등 실무자들도 엑셀·챗GPT 등 등을 활용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인프런 두드러진 특징은 강의자로 참여하는 ‘지식공유자’들 자율성이다. 다른 IT강의 플랫폼에선 오프라인 학원처럼 커리큘럼을 정하고 강사를 섭외하는 경우가 있지만, 인프런은 오픈 플랫폼으로 일반 사용자가 자신이 알고 있거나 나누고 싶은 지식 콘텐츠가 있으면 직접 커리큘럼을 짜서 영상을 올리면 된다.
이 대표는 “오픈 플랫폼 특성상 신기술이나 콘텐츠 다양성 면에서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며 “특히 다른 곳들은 국비지원교육 매출이 높을 텐데, 인프런은 국비교육 매출 비중 없이 유저들이 직접 강의비를 지불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품질 콘텐츠를 다수 보유해 실제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끌지만, 초반 인프랩에 해외진출은 ‘원하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어도 국가 간 언어장벽을 넘어서기엔 자금이나 에너지 면에서 역부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실현 불가능해 보이던 꿈을 이 대표는 올해 가시적 목표로 정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인프랩이 해외진출을 도전하게 된 건 ‘AI’의 힘이 컸다. 챗GPT가 등장하고 AI가 일상생활에 빠르게 확산했고, 실제 사용자들 언어장벽을 허무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형주 대표는 “이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건 AI로 비용효율성이 극대화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예전 같았으면 콘텐츠 하나하나마다 번역을 하기 위해 인건비를 투입하고, 유지보수 비용도 발생했다”며 “이제 AI가 매우 빠르게 자막을 번역하고 더빙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인건비를 안 들이고 완전 자동화를 할 때가 금방 오겠다고 보고, 이제 해외에서 움직이자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추진에 힘을 실어줬던 건 실제 외국인 수강생 존재였다. 현재 인프런은 국내 사용자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사용자들이 크롬 번역기에서 인프런에서 학습을 하고 강의 추천을 하는 수강평을 남겼던 것. 강의 스크립트를 번역하면 영상에서 자막도 함께 번역 되는 걸 이용한 것인데, 이를 통해 해외진출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인프랩은 해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먼저는 인프런을 다국어화 하고, 다화폐로 결제할 수 있도록 지난 2월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올해 11~12월경 인프런을 다양한 언어 서비스로 선보이는 게 목표다.
이 대표에 따르면 번역은 현재 고유명사 등을 제외하면 정확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더빙은 현시점에서 약간 아쉬움은 있으나, 발전되는 속도를 보면 연말쯤엔 수준급으로 올라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인프랩이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있는 플레이어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인프랩은 작년 스타트업 혹한기 속 4분기 흑자전환을 했다. 해외진출 준비 과정에서 다시 적자로 돌아설 우려에 대해 이 대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계속 흑자에만 집중하면 큰 성장을 하기 어렵다”며 “안정적 중견기업이라는 현실적 목표가 아닌, 스타트업으로 예외적 성장을 하기 위해선 통제가능한 적자도 괜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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