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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엔씨소프트 “포스트 리니지 발굴 노력… 야구단 매각 없다”

문대찬 기자
왼쪽부터 엔씨 김택진 대표, 박병무 대표 내정자. [ⓒ엔씨소프트]
왼쪽부터 엔씨 김택진 대표, 박병무 대표 내정자. [ⓒ엔씨소프트]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오는 28일 창립 이래 최초 공동 대표 체제 출범을 목전에 둔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미디어 대상으로 향후 방향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택진 대표와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20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미디어 설명회에서 각자에 주어진 과제를 소개하면서, 준비된 취재진의 질의에도 답했다.

엔씨는 지난해 ‘리니지’ 시리즈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성장세가 뒷걸음질했다. 연결 기준 연간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1%, 75% 감소했다.

이에 이들은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3CBO(최고사업책임자) 체제로 조직을 재편하는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섰다. 공동 대표 체제는 이러한 행보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김 대표는 게임 경쟁력 강화에, 박 내정자는 경영 내실을 다지는 작업에 몰두한다.

공동 대표 2인은 이날 “원팀(OneTeam)이 돼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머리를 맞대고 외부 게임사 투자 등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도 강조했다.

다음은 김 대표, 박 내정자와의 일문일답이다.

Q. 공동 대표체제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A. (김) 게임 경쟁력 확보와 경영 내실 다지기라는 양축을 함께 가져갈 수 있다. 역량을 강화해 내실을 다지는 한편, 제가 회사 코어인 게임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가치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여러 시장 관계자와 만나 여러 시도 중이다.

A. (박) 4가지 키워드(경영 효율화‧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글로벌 진출 기반 구축‧ IP 확보와 신성장 동력 확보‧M&A)를 중심으로 엔씨 핵심 경쟁력인 게임 사업을 강화하는 데 원팀으로서 결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좋은 내부 역량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김택진 대표 중심으로 글로벌 게임 경쟁력이 꽃피울 수 있게 도울 것이다.

Q. 리니지 IP가 최근 부진한 상황이다. 포스트 리니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A. (김) 같은 생각이다. ‘쓰론앤리버티’와 ‘블레이드앤소울2’ 등 게임이 기대에 못 미쳐 엔씨 신뢰가 하락했다. 두 게임 모두 글로벌 성과를 목표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고 타깃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리니지라이크가 장르로 통할만큼 시장 경쟁이 심해졌고 저작권 피해도 심각하다. 다만 이는 튼튼한 고객 기반을 가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엔씨가 해당 시장에서 가진 경쟁력은 매우 높다. 오히려 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 보강할 준비도 하고 있다. 포스트 리니지를 위해 몇 가지 노력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를 다른 장르로 확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세계적인 IP 기반 MMORPG를 만드는 것이다.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엔씨 브랜드 약점을 더 보강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또, 빠른 속도의 개발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적절한 시점에 아이디어를 내 성장을 이루도록 하겠다. 작은 규모 아이디어 중심의 프로젝트를 통해 변화하는 시장에 발맞추겠다. 오픈형 R&D 기조 개발을 지속하고 시장 피드백을 받아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내정자가 20일 미디어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내정자가 20일 미디어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Q. 박병무 내정자 영입으로 M&A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구체적인 기조와 시기가 궁금하다.

A. (박)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시장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국내외 기업이 후보군이다. 게임 외에 엔씨와 사업적 시너지가 나는지, 지속 성장 동력이 있는지, 주주가치 측면에서 플러스가 될 수 있는 재무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추고 있는지 등 검토가 복합적으로 돼야 한다.

단순 투자가 아닌 M&A는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 잠재 후보군 100여군 정도를 검토했을 때 3~4개 정도 성공적인 결과가 나온다. 치열한 분석 외에도 상당한 인내력이 요구된다.

Q. 신작 및 라이브 서비스가 부진한 상황이다. 부진 영향을 미친 주요 원인과 해결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김) 주요 원인을 딱 잘라 말하긴 힘들다. 신작 개발 시기가 코로나 시기와 많이 겹친다. 감염병으로 인해 주요 인력이 프로젝트를 지속하기 힘들었다. 개발 기간이 늘어난 작품이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신선도가 떨어지는 일도 발생했다.

신작 성과의 경우 타깃 시장이 다르다는 점도 영향을 많이 미쳤다.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아질 글로벌 성과를 지켜봐달라.

Q.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의무화된다. 이에 대한 준비 상황은?

A. (박) 몇 달 전부터 전사적 태스크포스(TF)를 준비해 준비해 왔다. 3월22일 전엔 모든 것이 완비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나아가 상반기 가동 목표로 게임 내부 확률 정보를 외부에서 자동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진행 중이다. 엔씨 고객이 확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고객 권익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Q.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콘솔 시장 공략 등 주요 해외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A. (김) 신작 개발과 함께 콘솔 확장 작업을 병행 중이다. 전문 UI(이용자인터페이스) 팀이 해당 작업을동시 진행 중이다. 퍼플 플랫폼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외부 게임사들이 퍼플의 크로스플레이 기능과 기술 안정성에 관심이 많다. 외부 IP에도 문을 열어두고 있다. 다양한 IP가 퍼플에 입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엔씨 과거부터 IP 보호에 강경한 입장이다. 저작권 소송도 줄을 잇고 있는데?

A. (박) 개발자 혼을 넣어 만든 작품을 카피하는 건 개발자 의욕을 상실시키고 한국 게임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다. 법적으로나 거래 질서면에서도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다만 엔씨가 모든 리니지라이크 게임에 대한 게임 법적제재를 가하려는 것은 아니다.

철저한 내부 분석을 통해 권리를 명확히 침해하면서 정도가 지나친 것에 한해 법적 조치를 진행했고,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엔씨는 자체 개발 IP 가치를 지키고 게임 산업을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것이다.

Q. 신규 IP 개발 계획과 퍼블리싱 계획이 궁금하다.

A. (김) IP와 장르, 플랫폼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글로벌 고객을 확대할 준비 중에 있다. 지난해 지스타(G-STAR)에서 선보인 게임들은 론칭 막바지 작업에 있다. ‘배틀크러쉬’는 글로벌 비공개베타테스트를 진행한다. ‘프로젝트BSS’는 상반기 중 사내 테스트와 외부 공개 행사를 계획 중이다. 자체 개발 뿐 아니라 IP 외부 확보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소니와도 양사 IP 및 기술력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을 준비 중이다.

Q. 블레이드앤소울2에 이어 리니지2M으로도 중국 시장을 모색하고 있는데?

A. (김) 현재 대형 퍼블리셔 통해 다른 게임의 판호 발급도 준비 중이다. 중국은 규제 대응이 중요한 시장이다.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현지 협력사와 함께 퍼블리싱 전략을 세밀하게 조율할 뿐만 아니라 최적의 게임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형 게임 퍼블리셔와의 협력은 올해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 본다. 중국 진출 준비 과정을 잘 지켜봐달라.

Q.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야구단 매각 등 계획이 있나?

A. (박)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은 이미 시작됐고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주주 분들이 실적이 악화된 현 시점에서 야구단 운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은 잘 안다.

지난해부터 여러 임직원 의견을 수용한 뒤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야구단이 장기적으로 엔씨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신규 게임 마케팅 측면, 우수 인재를 리크루팅하는 측면, 콘텐츠 기업으로서 야구단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측면이다.

현재 매각보다는 야구단을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엔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수시로 경과와 비용 효율성 체크하면서 검토할 것이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20일 공동대표 미디어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20일 공동대표 미디어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Q. MMORPG 시장에 대한 전망과 눈여겨 보는 장르가 있나?

A. (김) MMORPG 시장은 여전히 건재하고 앞으로도 발전할 시장이다. 그런 시장성이 있기 때문에 경쟁작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충분한 유저층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MMO 뿐만 아니라 이용자 눈높이 맞는 게임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역량이 뛰어난 내부 인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플랫폼과 장르 가리지 않고 직접 플레이하며 노력하고 있다.

Q.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신사옥을 짓는 이유는?

A. (박) 착공 시점 때문에 오해가 있다. 최근에 결정된 사안이 아니고, 상당히 오래전부터 성남시와 논의해 추진한 것이다. 현재 당사가 쓰고 있는 이 센터는 전체 직원의 50% 정도만 수용 가능하고, 나머지 50% 인력은 두 개의 다른 임대 건물에서 일하고 있다. 신사옥 건립을 통해 전 직원이 모두 한 공간에 모여서 근무하게 한다면 임대 비용 절감도 되고 업무 효율성에 큰 개선이 있으리라고 생각해서 추진해 왔던 거다.

다만 추진 이후에 실적이 둔화했기 때문에 걱정이 있으신 것 같은데, 이미 지난해에 건축 허가가 났다. 또한 2021년도에 체결한 컨소시엄 계약에 따르면 만일 엔씨가 이 신사옥 부지에 건축을 하지 않거나 신사옥 건축을 지연시키는 경우에는 엄청난 패널티를 물게 되어 있다. 이것은 만약에 이걸 추진하지 않고 패널티를 물리면 배임이나 마찬가지다.

신사옥을 포함해서 삼성동 사옥 등에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주주들이 지적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이 여러 개의 부동산 전반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이를 효율적으로 유동화해서 보다 더 높은 수익 사업에 사용하면 좋을지 적극 검토 중이다.

Q. 주가 하락이 극심하다. 고려하고 있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있나?

A. (박) 엔씨 성장 가능성에 대해 많은 주주 신뢰가 무너져 있다고 생각한다. 믿음을 회복하고 그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 M&A로 인한 성장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자사주 취득과 배당도 이러한 주주가치 제고의 한 축이지만 단기적인 효과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주주들의 자사주 추가 취득이나 소각에 대한 요구가 있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자사주 취득보다 많은 자사주를 이미 가지고 있다. 현재 추진하려고 하는 M&A를 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조금만 인내를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이 자사주를 오히려 소각보다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현재 엔씨 주가는 과매도에 따라 너무 저평가돼있다. 현재 엔씨 시가총액은 약 4조1000억 수준인데 작년 말 엔씨 순자산이 3조3000억원이다. 이 순자산은 여러 부동산이 포함돼있다. 보수적으로 시가 평가하더라도 약 4조원의 가치다. 그렇다면 엔씨 IP 가치와 영업 가치가 1000억~2000억 밖에 안된다는 얘기인데, 상장됐거나 상장 예정 회사 영업 가치와 비교해 몇천억밖에 안된다는 건 극히 저평가라고 생각한다.

Q. 구조조정 우려와 성과급 처우 등 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엔씨는 노조도 출범했다.

A. (박) 회사가 선택과 집중하고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모두 협력해서 움직여야 한다. 노조를 포함한 내부 커뮤니케이션도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여러 채널로 임직원 만나고 있다. 공동대표 출범 이후 다양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Q. 올해 초 조직개편과 함께 AI 전략도 바뀌었다. 생성형 AI 게임 내 적용과 현황은?

A. (김) 현재 생성형 AI 내부 솔루션인 바르코 스튜디오를 출시해 임직원들이 개발 과정에 활용 중이다. 올해 AI를 생산성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 글로벌 테크 기업과의 협업도 고려 중이다.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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