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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임원 보수만 64억…통신사, 지난해 '연봉킹'도 퇴사자 구현모

채성오 기자
지난해 통신 3사 임원 보수총액. 사진은 구현모 KT 전 대표이사.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디지털데일리]
지난해 통신 3사 임원 보수총액. 사진은 구현모 KT 전 대표이사.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지난해 이동통신 3사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임원은 구현모 KT 전 대표이사로 확인됐다. 현직 임원 가운데선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사업보고서(지난해 말 기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간 기준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임원은 총 8명이며 이들의 보수총액은 129억2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인당 평균 16억1500만원 이상의 연봉을 챙긴 셈이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통신사 연봉 상위 임원 8명 중 3명은 퇴직자라는 점이다. 해당 임원 3인의 지난해 연봉 총합은 전체 인원의 절반에 달하는 64억45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임원은 구현모 KT 전 대표로, 지난해 연간 기준 30억73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구현모 KT 전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따라 퇴직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5개월 간 기준연봉에 근속기간(14.1년)을 반영해 퇴직소득으로만 19억3500만원을 받았다. 같은 기간 급여(3억3500만원)·상여(7억7800만원)·기타 근로소득(2500만원)을 더한 근로소득 총합은 11억3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구현모 KT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28일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직을 사임한 이후, 같은 해 10월 업무상 횡령 혐의에 따른 벌금형을 선고받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바 있다. 당시 1심 판결을 맡은 재판부는 2016년 9월 구현모 KT 전 대표가 대관 담당임원들로부터 회사 부외자금을 받아 자신 명의로 국회의원 13명이 소속된 후원회에 1400만원을 기부한 혐의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구현모 KT 전 대표 다음으로 높은 보수를 챙긴 임원은 LG유플러스를 떠난 이혁주 부사장이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전 부사장은 지난해 연간 보수로 25억5100만원을 챙겼는데, 이 중 19억5400만원이 퇴직급여다. LG유플러스는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별도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에 따라 이혁주 전 부사장 퇴직 기준급여 1억900만원에 근속년수 18년을 곱해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난해 KT 대표 후보에 올랐다가 자진사퇴하며 회사를 떠난 윤경림 KT 전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이 8억1200만원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집계됐다.

현직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수령한 임원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해 연간 보수 20억6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영상 대표는 지난해 급여로만 12억원을 받았다.

SK텔레콤은 ▲AI 인프라·AIX·AI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 수립 ▲자강과 협력 투트랙 전략 하에, 텔코 특화 LLM(거대언어모델) 고도화 및 글로벌 텔코 얼라이언스와의 협력 확대 ▲대표이사로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시너지를 기반으로 연결 매출 17.6조, 연결 영업이익 1.75조의 역대급 재무 목표 달성 등의 성과를 반영해 유영상 대표의 급여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사장)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에 이어 통신사 현직 임원 중 두 번째로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황현식 대표가 수령한 연봉은 17억6000만원으로, 급여만 14억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는 사업보고서에 "(황현식 대표의 급여는) 이사회에서 결정된 임원보수규정에 의거 직급(사장) 등을 고려한 기본급을 월 평균 6500만원으로 계산하고 직책수당도 매달 5200만원씩 지급했다"고 명시했다.

이 외에도 ▲강종렬 SK텔레콤 ICT인프라담당 사장(12억3000만원)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8억6400만원)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5억6700만원)이 각 기업별 이사회 규정에 따른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섭 KT 대표의 경우, 지난해 9월 취임한 데다 급여와 상여금을 더한 보수총액이 5억원을 넘지 않아 공시에서 제외됐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통신사 고위 임원들이 퇴사하며 퇴직급여로만 60억원 이상을 지출하게 됐다"며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임원의 보수액만 사업보고서에 기재되는 만큼, 퇴직 임직원으로 인한 인건비 지출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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