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인뱅의 출현이 단순 경쟁을 떠나 기존 은행들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 하는 것 같아 좋은 현상이라고 봐요."

여러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의 출현에 대한 한 금융권 관계자의 말이다.

어느덧 7년전이다.

지난 2017년 4월 출범한 케이뱅크가 인뱅의 첫 출범을 알린데 이어 같은 해 7월 카카오뱅크, 2021년 10월 토스뱅크까지 인뱅 대열에 합류하면서 일명 '인뱅 3사'가 구축됐다.

실제 인뱅 출범 이후 기존 시중은행들의 금융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일례로 최근에는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외환 서비스의 경쟁에 불을 지폈다.

토스뱅크는 올해 초 외환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화통장 하나로 수수료 없이 전 세계 17개 통화를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환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평생 무료 환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토스뱅크의 외환 서비스는 금융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관심은 끌었다. 출시 3주 만에 외화통장의 신규 계좌는 60만좌를 돌파했으며, 체크카드 연결 고객 역시 50만명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환전수수료 무료에 대한 역마진 우려도 제기 됐으나, 결국 이 같은 외환서비스 경쟁은 전 은행권으로 퍼져나갔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쏘(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고객몰이에 나섰으며,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환전수수료 무료 혜택 등을 담은 상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하나은행은 기존 해외특화카드 '트래블로그'의 환전 수수료 무료 기간을 올해 말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에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등 지주계 카드사들도 은행과 연계한 외환서비스 경쟁에 덩달아 참여하게 됐다.

특히 인뱅은 물론 여러 금융플랫폼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금융지주사들도 마이데이터 기반 자체앱 개발에 보다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은 종합 금융 서비스를 지원하는 '슈퍼앱'을 오는 11월 목표로 준비 작업중에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금융앱 핵심 기능을 합친 '신한 슈퍼SOL'을 선보였으며, KB금융은 2021년 'KB스타뱅킹'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제4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까지 예고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U뱅크, 소소뱅크, KCD뱅크 등 3개 컨소시엄은 현재 '제4 인뱅' 인가를 준비중인데,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의 본격적인 출현으로 그동안 공고히 다져있던 시중은행들의 과점 체계에도 심각한 균열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전개는 한편으론 금융소비자의 입장에선 긍정적이다.

건전한 무한 시장경쟁은 그에 따른 서비스의 질적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그렇다.

'은행권 경쟁을 촉진시키겠다'는 금융당국의 취지에 맞게 보다 혁신적인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출시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무리가 아닐 것이다.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과 혜택은 물론 금융사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좋은 작용을 할 수 있도록, 인뱅이 쏘아올린 '나비효과'가 국내 금융혁신의 촉매제 역할을 해주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