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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주총] “네이버 주가 보며 고통”…주주 분노에 최수연 대표 대답은

이나연 기자
제25기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 현장
제25기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 현장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네이버 개인 주주로서 요즘 주가를 보고 고통스럽다. 이미 혁신이 죽었는데도 (오늘 주주총회장에서) 자화자찬 말밖에 없다. ‘네이버가 모든 걸 잘할 순 없다’라는 식의 안일한 태도는 아닌 것 같다.”

2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제2사옥 1784에서 개최된 제25기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는 손을 들고 “유튜브에 (국내 플랫폼 서비스들이) 잠식당하는 상황에 대한 대응이 있느냐”라며 이같이 물었다.

또 다른 주주도 “네이버와 엔비디아를 비슷한 비중으로 투자했는데, 엔비디아는 최근 수익률 500%를 달성했지만 네이버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상당히 유감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적한 부분을 잘 인지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혁신이 죽은 것 같다는 말씀은 대표이사인 제게 주는 말씀으로 새겨듣겠다”라면서도 “유튜브 초기 시절, 네이버는 전략적 고민하에 엔터테인먼트 중심 동영상 서비스 대신 커머스에 집중했다. 최근에 선보인 신규 숏폼 ‘클립’도 유튜브와의 경쟁 속 경쟁할 방법이 무엇일지에 대한 답”이라고 전했다.

최 대표는 “다행히 현재까지 클립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올해 이 부분에 사활을 걸겠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네이버는 제24기 정기 주총 진행과 관련해 주주들로부터 경영진의 태도, 배당금에 대한 불만 등 날 선 질문 세례와 지적을 받았다. 당시 최수연 대표는 “다음 주주총회 때 주주들이 실질적인 의사 진행과 토론이 진행된다는 것을 느낄 방안이 없을지 더 고민하고 반영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최 대표는 이번 주총에선 본격적인 식순에 앞서 “안건 결의 후 추가적인 질의응답 시간을 충분히 가질 예정”이라고 안내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보였다. 모든 주총 안건이 통과된 뒤 질의응답은 20여 분간 진행됐다.

충분한 시간이 확보된 데 따라 주가 부양 문제부터 이커머스·인공지능(AI) 전략, 네이버웹툰 미국 증시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 우려 등 다양한 주제 이야기가 오갔다.

한 주주는 “얼마 전 클로바X(네이버 자체 개발 LLM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대화형 AI 서비스)에 지역 날씨를 물어봤는데 대답을 못 했다”라며 챗GPT 등 지속 고도화 중인 해외 AI 서비스를 좇기 위한 전략이 있는지 질문했다.

최 대표는 “클로바X에선 최신성에 대해 검색되지 않는 부분이 발견되는데, 이는 AI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서비스의 공통점”이라며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 등을 완벽히 해결한 곳은 현재까지 없고 네이버도 도전 중인 상황”이라고 답했다.

다만 “검색 엔진으로서 정확성과 최신성, AI에 대한 이해와 요약 기능이 결합했을 때 강력하기 때문에 AI 검색 서비스 ‘큐:’ 적용 범위를 확장하는 실험을 이어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알리·테무 등 중국발 해외직구 플랫폼이 급성장하는 상황에 대한 회사 시각과 향후 대응에 대한 질의에 대해선 위기이자 기회라고 평가했다.

최 대표는 “알리는 직구뿐만 아니라 한국 시장에 진출했고, 무료 배송 등 자본력을 앞세워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면밀히 보고 있다”라면서도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네이버의 메인 비즈니스인 광고는 알리, 테무와 협력 중”이라며 “직구 부분에서 해외 파트너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전략적인 형태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르면 오는 6월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둔 네이버웹툰과 관련해 제기된 주주가치 훼손 우려도 일축했다. 지금껏 네이버 주가에 반영되지 않던 가치가 창출될 것이란 믿음에 따른 결정으로, 한국에서의 자회사 상장이었다면 검토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회사가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반드시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라며 “어떤 경우엔 모회사 주주들이 누리지 못한 가치를 누리게 될 수도 있다. 그것이 네이버웹툰의 사례”라고 밝혔다.

김남선 CFO는 “네이버웹툰은 네이버 전체 매출에서 작은 비중을 구성하는 사업이고 특히 최근까지 적자였기에 네이버 주가에 마이너스 효과였다”라며 “미국 시장에 상장함으로써 브랜딩 효과와 인지도, 할리우드 제작사와의 협력 등에서 도움이 돼 결국 네이버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주총에서 ▲2023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변재상 선임의 건 ▲사외이사 이사무엘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이사무엘 선임의 건 ▲이사의 보수 한도 승인의 건 총 6개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안건 중 변재상 사외이사 선임의 건은 네이버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반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일부 주주가 이에 동조했다. 변재상 신임 사외이사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 경영진으로 재직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미래에셋 계열사들의 미래에셋컨설팅 일감 몰아주기로 제재받았다.

하지만 네이버는 변재상 이사가 직접적인 제재를 받지 않았고, 과징금 규모가 회사 매출 대비 미미하며, 지적된 사실도 현재 사실관계와 위법성에 대한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문제없다고 봤다. 최 대표는 “국민연금의 우려는 전달받았다”라면서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는 과정에서 엄정한 검증과 해소 절차를 거쳤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최 대표는 “2023년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외형 성장뿐 아니라 비용 효율화에도 집중해 전 사업 부문 내실을 다진 한 해였다”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믿음과 성원으로 지지해주신 주주 여러분에 감사드리며, 올 한 해도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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