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찍먹] ‘스텔라블레이드’,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본편 주세요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시작은 물음표였다. 그러나 이내 느낌표, 나아가 희열로 바뀌기까지는 1시간이면 충분했다.
시프트업의 기대작 ‘스텔라블레이드’를 플레이 한 감상이다.
스텔라블레이드는 ‘데스티니차일드’, ‘승리의여신: 니케’로 유명한 국내 개발사 시프트업이 오랜 기간 개발해 온 AAA급 콘솔 액션 어드벤처게임이다.
오는 4월26일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김형태 대표가 직접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막바지 담금질 중이다.
스텔라블레이드를 독점으로 배급하는 소니는 29일 오후 11시 게임의 데모 버전을 공개한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시장 반응을 미리 엿보고 기대감을 높이기 위함이다. 취재진들에겐 이보다 앞서 데모 버전을 플레이 할 기회가 제공됐다.
직접 확인한 스텔라블레이드는 상상 이상이었다. 게임 도입부 플레이 만으로도 흥행 잠재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니가 시프트업을 한국 게임사 최초 세컨드파티로 합류시키고, 스텔라블레이드를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작으로 점찍은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시작부터 눈이 즐겁다. 멸망한 지구의 폐허가 된 도시와 주인공인 ‘이브’의 캐릭터 모델링 등이 고품질의 그래픽으로 구현됐다.
지구를 처음으로 찾은 이브와 ‘타키’의 사투 과정을 그린 초반 연출과 컷신은 웬만한 AAA급 게임 못지 않다.
캐릭터의 얼굴 표현이 다소 어색하고 생동감이 부족하단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외엔 흠잡을 곳을 찾기 힘들었다.
세계관 표현 방식도 매력적이었다. 스텔라블레이드에는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종의 세이브 지점인 ‘화톳불’과 같은 장소가 있다. 체력과 포션을 회복하고, 필요에 따라선 무기 강화나 아이템 구매 등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시프트업은 ‘리퓨즈센터’라 불리는 이곳을 불꽃이나 보석 등 흔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대신 낡은 자판기와 캠핑 의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LP판을 늘어놓으면서 멸망한 지구라는 세계관 특징을 물씬 담았다.
이외에도 아포칼립스 세계의 암(暗)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기 보다 밝은 면, 나아가서는 신비로움마저 느껴지는 공간으로 표현해 신선함과 매력을 더했다.
귀를 즐겁게 하는 BGM도 이용자의 적잖은 호응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였다. 게임 ‘니어오토마타’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몽환적인 BGM은 묘한 끌림이 있었는데, 한바탕 전투를 치른 뒤 리퓨즈센터에서 음악을 틀고 앉아있자니 절로 아늑해지는 기분이었다.
핵심인 전투는 그간의 국산 게임과는 궤가 다른 손맛을 제공했다. 일반 몬스터와의 전투는 다소 매력이 떨어졌지만, 보스전은 전에 본 적 없이 역동적이고 스타일리시했다. 부드러운 모션, 타격감, 스킬·가드·회피 연출 등 삼박자가 맞물려 전투 재미를 끌어올렸다.
기본 공격과 강공격 조합에 따른 액션 가짓수도 상당수 확인됐는데, 숙련도가 높아질 수록 액션의 깊이감이나 재미도 보다 극대화될 것으로 보였다.
데모 버전을 클리어하면 해금되는 보스 모드에선 스텔라블레이드의 액션 방향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다양한 액티브 스킬과 아이템을 미리 체험할 수 있었는데, 카운터 공격이 다채로워지고 스킬의 위력도 배가 돼 그야말로 쉴 새 없는 공방을 벌일 수 있었다.
이외 특정 키를 연타하는 버튼 액션을 통해 보스에 강력한 대미지를 입힌다든가, 보스의 숨통을 끊게 하는 등 전투 내내 이용자의 조작 개입을 높여 손맛이 쏠쏠했다.
세심히 공을 들인 듀얼 센스 기능도 이에 힘을 실었다. 미세한 진동 조절과 더불어 퍼펙트 가드시 듀얼 센스에서 효과음이 들리는 등 액션 몰입도에 여러모로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였다.
최근 시장 내 ‘엘든링’, ‘P의거짓’과 같은 하드코어 액션 게임 비중이 늘어가는 가운데, 모처럼 속도감 있는 액션 쾌감을 제공할 게임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소울라이크 게임을 즐기는 기자로선 난도가 그리 높지는 않다고 여겨졌다. 게다가 인공지능(AI) 봇을 상대로 스킬 등을 연마할 수 있는 훈련소가 마련돼 있어 조작감을 익히기도 용이한 구조라, 허들을 일정 부분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액션 중요성을 낮춘 스토리 모드도 선택지로 제공하니, 피지컬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스텔라블레이드 매력을 느끼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모 버전만 놓고 봤을 때, 스텔라블레이드는 시프트업이 처음으로 도전한 콘솔 게임이라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했다.
액션 재미는 커녕 이브의 선정성 짙은 모델링만 남기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충분히 불식시킬 수준이었다.
해외 개발사가 주도하는 콘솔 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킬 게임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많은 이야기와 액션을 담은 정식 버전을 하루 빨리 플레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졌다.
스텔라블레이드를 향한 시장 기대감은 높다. 소니가 지난 1일 내놓은 스텔라블레이드 디스크 버전 특전 상품은 리셀러까지 등장할 정도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스텔라블레이드와 시프트업이 새롭게 써내려갈 역사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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