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텔 파운드리’ 내부 물량에 삼성 제치고 매출 반짝 2위…재무 독립 본격화 [소부장반차장]

김문기 기자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해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인텔 이노베이션 2023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UCIe 컨소시엄 출범 이후 실제 첫 협력의 결과물인 '파이크 크릭'을 테스트칩 실물을 공개한 모습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해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인텔 이노베이션 2023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UCIe 컨소시엄 출범 이후 실제 첫 협력의 결과물인 '파이크 크릭'을 테스트칩 실물을 공개한 모습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지난해 인텔 파운드리 매출이 총 189억달러(한화 약 26조원)을 기록하면서 전세계 2위 파운드리 기업으로 도약했다.

다만, 이번 매출은 실적에 대한 재산정 결과로 내부 물량까지 인텔 파운드리 매출로 집계되면서 생긴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운드리 독립에 따른 재무적인 첫 시작으로 오는 2030년 진정한 의미의 파운드리 2위를 향한 출발선을 통과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2일(현지시간) 인텔의 파운드리 운영 모델에 부합하는 새로운 재무 구조 보고 발표에 나서 “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 기업이자 팹리스 기술 리더로서 인텔의 차별화된 입지는 상호보완적인 두 사업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며 “새로운 구조를 구현하는 것은 실행 동력을 개선하고, 지리상 다양한 첨단 제조 역량을 갖춘 업계 최초이자 유일한 ‘시스템스 파운드리(systems foundry)’를 구축하고, ‘AI 에브리웨어’를 구현한다는 우리의 사명을 한단계 나아가게 하는 IDM 2.0 혁신의 주요 성과”라고 추켜 세웠다.

인텔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파운드리 매출이 전세계 2위이기는 하나, 내실을 챙기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인텔은 지난 2월 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서 시스템즈 파운드리 사업으로서 인텔 파운드리를 출범시키면서 독립적인 지위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인텔 파운드리는 인텔 내부 물량까지 매출에 집계된 것. 실제로 인텔 파운드리의 외부 고객사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5% 수준에 그친다. 그마저도 패키징에 몰려 있다.

게다가 인텔 파운드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막대한 시설투자를 단행하면서 순손실이 70억달러(한화 9조5천억원)로 늘었다.

물론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시점이기에 향후 이같은 단점을 극복하고, 인텔이 목표로 한 2030년 진정한 의미의 파운드리 2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사진=인텔]
[사진=인텔]

인텔 파운드리 CFO 선임, 독립 사업 본격화

인텔은 이같은 재무구조 변경에 따라 오는 8일 인텔 파운드리에 새로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한다. 인텔 파운드리의 CFO를 포함해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거의 30년간 재무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로렌조 플로레스 CFO를 임명했다. 인텔 파운드리 CFO로서 인텔 CFO인 데이브 진스너에게 보고하는 형태다.

데이브 진스너 인텔 CFO는 "이 모델은 획기적인 비용 절감, 운영 효율성 및 자산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모델이 자리를 잡게 되면 2030년께 비일반회계기준 총 마진(non-GAAP gross margins) 60%, 비일반회계기준 영업 마진 4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정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궁극적으로 향상된 비용 경쟁력은 공정 기술, 제품 및 파운드리 리더십을 제공하는 동시에 인텔과 우리 소유주들에게 상당한 재무적 이점을 가져다 줄 것이다”이라고 낙관했다.

올해부터 인텔은 다음 운영 부문에 맞춰 부문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CCG) ▲데이터 센터 및 AI(DCAI) ▲네트워크 및 엣지(NEX) ▲인텔 파운드리 ▲알테라(Altera, 인텔 컴퍼니, 이전 인텔의 프로그래머블 솔루션 그룹), ▲모빌아이(Mobileye) ▲기타. CCG, DCAI 및 NEX는 총칭하여 인텔 제품으로 지칭하며, 알테라, 모빌아이 및 기타는 모두 기타로 통칭한다.

인텔 파운드리는 파운드리 기술 개발, 파운드리 제조 및 공급망, 파운드리 서비스(이전 IFS)를 포함하는 새로 설립한 운영 부문이다. 이 새로운 구조에 따라 인텔 파운드리는 외부 파운드리 고객과 인텔 제품 모두에서 발생한 수익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인텔 제품에 할당된 기술 개발 및 제품 제조 비용도 포함한다. 이전에 DCAI 산하에 포함되었던 새로운 알테라 운영 부문은 독립 사업 부문으로 발표됨에 따라 분리한다.

인텔은 새로운 운영 모델로의 전환을 통해 인텔 파운드리는 수익성 있는 성장을 달성하고 약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본(capital) 자산에서 잠재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 파운드리는 업계리더와 동등 수준의 공정 구현과 기술 리더십 달성에 따라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드로 제조 물량을 전환함으로써 운영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파운드리는 인텔 제품 생산 비중 확대, 고수익 첨단 패키징 사업 성장, 외부 파운드리 사업 지속 확대, 자본 활용, 비용 효율성 및 규모 확대에 더욱 집중함으로써 추가적인 운영 마진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텔 파운드리의 영업 손실은 인텔이 4년간 5개의 노드 구축을 완료하는 2024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며, 인텔 파운드리는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총 마진 40%,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영업 마진 30%를 목표로 지금부터 2030년 말까지 손익분기점 영업 마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텔 파운드리는 현재 외부 고객과의 평생 예상 거래 가치가 150억달러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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