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5개 CIC→12개 전문 조직 ‘세분화’…전사 AI 강화

-카카오, 관리자 직급 5단계→2단계 ‘간소화’…CIC 재편에 본사 AI 통합 조직 신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달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올해 임기 3년 차를 맞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최근 공식 취임한 정신아 카카오 대표 모두 업계 화두인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집중하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위한 저마다 전략을 택했다.

3일 네이버는 이달부터 비즈(광고)·서치(검색)·포레스트(쇼핑)·글레이스(지역 정보)·커뮤니티 5개 사내독립기업(CIC) 조직을 개편해 12개 전문 조직으로 세분화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수시로 조직을 바꿔 왔는데 대대적인 조직 개편은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이번 조직 개편은 사내 모든 기술 분야에 AI를 도입하고 광고와 쇼핑, 지역 등 비즈니스 영역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CIC 조직 재정비를 통해 본사로 흡수 및 재편되는 12개 전문 조직들은 ▲사용자 경험과 기술 혁신을 창출한 개발과 설계 중심의 프로덕트·플랫폼 영역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고 서비스 매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비즈니스·서비스 영역 ▲사용자 니즈에 맞는 콘텐츠 유형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콘텐츠 영역으로 나뉜다.

관련해 구심점 역할을 하고 각 부문 간 시너지를 도모할 거버넌스(관리 체계) 기능도 강화한다.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 직속으로 ‘글로벌 경영’, ‘프로덕트·테크’, ‘임직원 성장’ 등 3개 위원회를 신설했다. 그간 CIC별로 추진한 사업 영역까지 최 대표 주도하에 본사가 직접 챙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네이버는 ‘치지직(게임 스트리밍 플랫폼)’과 ‘밴드(커뮤니티)’, 뮤직 등 일부 콘텐츠 서비스 경우, 독립적인 성장까지 염두에 둬 별도 셀(Cell) 조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카카오 역시 지난달 28일 정신아 대표의 취임을 계기로 이달 초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빠르게 의사 결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고자 조직 및 직책 구조를 단순화했다. 구체적으로 ▲부문장 ▲실장 ▲팀장 ▲파트장 ▲셀장 5단계이던 관리자 직급 체계를 ▲성과리더 ▲리더 2단계로 간소화했다.

AI 기술 및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전사에 흩어져 있던 관련 팀들을 모아 AI 통합 조직도 꾸린다. 카카오의 AI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과 별도로 본사 차원에서도 AI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목표다. 해당 조직 산하엔 다양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다수의 조직을 만들어, 빠른 실행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이상호 전 SKT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최고AI책임자(CAIO)로 영입했다. 이 CAIO는 SKT AI사업단장, 다음 검색부문장, 다이알로이드 창업자 겸 대표, 네이버 검색품질랩장 등을 역임한 국내의 대표적 AI·데이터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CIC 폐지 수순을 밟는 네이버와 달리, 사내 CIC도 정비한다. 앞서 카카오는 다음 CIC를 콘텐츠 CIC로 변경하고 포털뿐만 아니라 숏폼과 카페·스토리 등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카카오톡 쇼핑하기와 카카오쇼핑 라이브를 운영하는 커머스 CIC는 본사 조직 내로 흡수한다.

한편, 카카오는 최근 그룹 컨트롤 타워인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산하에 스토리 지식재산(IP) 소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픽코마(구 카카오재팬) 등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는 그룹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해외 IP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스토리 IP 소위원회는 계열사의 웹툰 등 콘텐츠 IP 관련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웹툰을 다루는 계열사 관계자들이 스토리 IP 소위원회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