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 희비 엇갈렸다…22대 국회 입성 ICT인은 누구? (종합)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이하 총선)에 출마한 정보통신기술(ICT) 출신 후보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문성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한 후보자들이 있는가 하면, 접전 끝에 낙선한 후보자도 상당 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4선 성공…'갤럭시 신화' 고동진 첫 금배지
대표적인 IT전문가 출신으로는 보안기업 '안랩'의 창업자이자 이번 총선으로 4선에 성공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자가 있다. 안철수 후보자는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제직하다 1991년 V3라는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후 1995년 본인의 이름을 딴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현 안랩)'를 창업했다. 안철수 후보자는 V3의 판매량 확대로 탄탄대로를 걷다 2005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카이스트(KAIST) 교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직을 지내다 2012년 돌연 정계 진출을 선언했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며 정계에 입문한 안철수 후보자는 이듬해인 2013년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노원구병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첫 금배지를 달았다. 이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와 2022년 6월 보궐 선거에서 당선돼 3선 의원이 됐다.
안철수 후보자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단수공천으로 경기 성남시분당구갑 지역구에 출마했다. 경기 성남시분당구갑 지역구는 안랩 소재지인 삼평동을 포함하고 있어 안철수 후보자에게도 상징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이번 총선에서 안철수 후보자는 득표율 53.27%(8만7315표)를 얻어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자(46.72%·7만6578표)를 제치고 당선에 성공했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강남구병에 출마해 당선된 고동진 국민의힘 후보도 대표적인 IT 전문가 출신으로 꼽힌다. 고동진 후보자는 1984년 삼성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후 삼성전자 사장 겸 IM부문장까지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고동진 후보자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브랜드인 '갤럭시S' 개발에 참여해 '갤럭시 신화'를 만든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고동진 사장 체제에서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출시하며 새로운 스마트폰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해민 전 오픈서베이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12석을 확보하면서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조국혁신당 인재영입 2호이자 비례대표 3번인 이해민 전 오픈서베이 CPO는 구글 본사에서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로 재직한 이력이 있다. 그는 국내외 IT 기업에서 관련 노하우를 두루 섭렵한 만큼 제22대 국회에서 연구개발(R&D)비 삭감 이슈를 비롯한 ICT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당선의 기쁨을 맞이한 후보자들과 달리 낙선된 ICT 출신 후보자도 존재한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화제를 모았던 양향자 후보자는 이번 총선에서 경기 용인시갑 지역구에 출마해 3.21%(4543표)를 얻어 낙선했다. 2016년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입인재로 정계에 발을 들인 양향자 후보자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광주광역시 서구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삼성전자 고졸 여직원으로 입사해 상무이사직까지 올라 삼성그룹 역사상 최초로 여성 출신 임원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양 후보자는 국회 입성 후에도 반도체를 비롯한 ICT 정책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번 총선에서도 처인 반도체 특화단지 가동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으나 끝내 당선에는 실패했다.
게임기업 엔씨소프트에서 전무이사를 지낸 이재성 후보자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부산 사하구을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42.42%(3만5735)의 득표율을 기록해 최종 낙선했다. 이재성 후보자는 1997년 한솔PCS 공채 합격했으나 회사가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겪으며 KT그룹에 넘어가자 벤처기업으로 이직한 바 있다.
이후 2002년 넷마블로 자리를 옮긴 이재성 후보자는 당시 넷마블이 CJ그룹에 인수돼 CJ인터넷 이사 자리에 올랐지만 2006년 엔씨소프트로 이직해 2년 만인 2008년 엔씨소프트 상무직을 역임했다.
본격적으로 게임업계에 발을 들인 이재성 후보자는 엔씨소프트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한국게임산업협회 운영위원장,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운영위원, 게임문화재단 실행이사 등으로 재직하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퓨처스콜레 이사회 의장을 거쳐 자율주행 스타트업 새솔테크 대표이사로 커리어를 이어갔다. 이후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2호 영입인재로 정계에 입문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최종 낙선했다.
◆언론·방송 출신 당선자 대거 합류…'언론 개혁' 추진될까
언론·방송 출신 당선자도 눈 여겨 볼만 하다.
경기 성남시분당구을 지역구에 출마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자는 득표율 51.13%(6만9259표)로 48.86%(6만6196표)를 얻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김은혜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외신담당 제1부대변인을 맡아 공직 생활을 시작했고, KT 컨텐츠전략실과 커뮤니케이션실 전무이사직을 거쳐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해 첫 금배지를 달았다. 재선에 성공한 김은혜 후보자는 방송·대변인 출신 경험을 살려 제22대 국회에서 관련 정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MBC 앵커 출신으로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낸 배현진 후보자는 이번 총선에서 서울 송파구을 지역구에 출마해 57.2%(7만7531표)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2018년 MBC를 퇴사하고 당시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정계 활동을 시작한 배현진 후보자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돼 첫 금배지를 달았다. 이번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배현진 후보자는 재선 의원 타이틀을 달고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서울 광진구을 지역구에 출마해 51.47%(5만3362표)의 득표율로 당선된 고민정 후보자도 대표적인 언론 출신 정치인으로 꼽힌다. 2004년 KBS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고민정 후보자는 2017년 문재인 캠프 인재영입 1호로 정계에 입문했다. 문재인 정부 체제에서는 청와대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해 오세훈 후보를 꺾고 첫 금배지를 달았다. 고민정 후보자는 이번 총선에서도 당선돼 재선 의원이 됐다.
인천 남동구을 지역구에 출마해 54.48%(7만6443표)의 득표율로 당선된 이훈기 후보자는 인천일보 공채 2기 기자로 시작해 iTV 경인방송, OBS경인TV를 거친 언론인 출신이다. 이훈기 후보자는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13호 영입인재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고 당내 예비경선에서 승리한 끝에 인천 남동구을 지역구 출마자가 됐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는 이번 총선에서 경기 남양주시갑 지역구에 출마해 51.08%(5만8135표)의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1985년 월간 '말' 1호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최 후보자는 해직기자들이 주축이 된 민주언론운동협의회에 참여해 사무총장과 상임대표를 지냈다.
이후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방송위원회(현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비례대표 19번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방통위 상임위원(차관급)으로 추천됐지만 끝내 후보자에서 사퇴한 이후 이번 총선에서 경기 남양주시갑 지역구에 출마해 금배지를 달게 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 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여성 최초이자 최연소 청와대 춘추관장직에 올랐던 김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는 이번 총선에서 경기 안산시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 후보자는 56.21%(6만7547표)의 득표율로 서정현 국민의힘 후보자를 제치고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한 김 후보자는 2020년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임명된 후 윤석열 정부에서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반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방통위원직에서 물러난 김 후보자는 이번 총선에서 경기 안산시을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또 다른 방통위 상임위원 출신인 경기 안산시갑 양문석 후보자도 55.62%(5만7050표)의 득표율로 당선에 성공했다. 양 후보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집행위원, 미디어스 편집위원, 미디어오늘 논설위원을 거쳐 데일리서프라이즈 객원기자로 활동했다. 2010년 당시 민주당의 추천으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에 임명된 이후 2기 방통위원을 지내다 2019년 재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계 활동에 나섰다.
연이은 낙선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로부터 경기 안산시갑 예비후보 적격 판정을 받고 내부 경선에서 전해철 후보를 제쳐 최종적으로 공천을 받았다.
다만, 이번 총선 과정에서 양문석 후보가 대학생 딸을 내세워 편법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양문석 후보자는 이를 의식하 듯 당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 기간 내내 빗발치는 언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손잡아주시고 어깨 두드려주시며 뽑아주신 여러분께 오로지 좋은 정치로 보답하겠다"며 "국민·시민의 냉엄한 심판을 받은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양문석 또한 전혀 새로운 정치와 성숙한 정치로 평가받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는 인천 부평구갑 지역구에 출마해 55.19%(7만6797표)의 득표율로 첫 금배지를 달게 됐다. YTN 보도국 기자이자 프로듀서로 활약했던 노종면 후보자는 YTN의 간판 코너인 '돌발영상'을 만들고, 2008년 YTN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언론계에서 다양한 이력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14호 영입인재로 영입된 노종면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맡으며 정계 활동을 이어가다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에 새롭게 입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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