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스타트업 법률상식151]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 가맹계약을 해지한 뒤에도 인테리어와 메뉴 등을 동일하게 사용해도 될까?

류시영

류시영 변호사. [ⓒ 법무법인 민후]
류시영 변호사. [ⓒ 법무법인 민후]

[법무법인 민후 류시영 변호사] 여러분이 만약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대법원 결정이 있어 소개한다(대법원 2022. 6. 16.자 2019마6625 결정).

사실관계를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A라는 사람이 여러분에게 와서, 여러분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고 싶다고 하자, 여러분은 A와 가맹계약을 체결하여 가맹점을 운영하도록 했다. 그러다 얼마 뒤 A는 가맹계약을 해지(종료)했다.

어느 날 여러분은 A가 여러분의 가맹점을 열었던 가게 앞을 우연히 지나가게 됐다. 그런데 놀랍게도 A는, 여러분의 프랜차이즈 상호만 바꿨을 뿐, 인테리어나 메뉴 등은 똑같이 사용하면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화가 난 여러분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A에게 항의했다. 그랬더니 A는 여러분에게 법대로 하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에 여러분은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고,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A의 영업을 중단하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즉, A의 위 영업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파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므로, 여러분이 직접 고안한 인테리어·메뉴 등 영업방법을 사용하지 말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여러분의 위 가처분 신청의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1심 및 2심 법원에서는 여러분의 주장을 받아들여, A에게 여러분의 인테리어·메뉴 등 영업방법을 사용하지 말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대법원은, A의 영업행위는 여러분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이 아니므로 영업을 계속해도 된다는 결정을 내렸고, 여러분은 패소했다. 대법원이 위와 같이 이해할 수 없는 내용으로 판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법원의 결정을 살펴보기에 앞서, 우리나라에서 상품 또는 서비스의 특징적인 외관 등에 대한 보호는 어떤 방법으로 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특징적인 외관 등에 대한 보호는 미국 판례법을 통해 형성된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보호의 문제로 논의되고 있다. ‘트레이드 드레스’란,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와 구별하게 해 주는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의 전체적인 시각적 이미지’를 말한다. 물품의 크기, 형상, 색채 또는 색채의 조합, 소재(질감), 도형, 설계 광고주제 등을 포함하는 다수의 상이한 물리적 형태 등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에는 ‘물품의 포장이나 라벨링’은 물론, ‘물품 자체의 디자인이나 외관’, ‘식당의 실내장식, 메뉴, 서비스방식, 판매기법’ 등까지 포함된다(윤선희, 상표법 제6판, 법문사, 2021, 70면 참조)

결국 ‘트레이드 드레스’의 경우, 주지된 영업표지로서의 주지성을 갖춘 경우 “영업주체혼동 부정경쟁행위”로 보호받을 수 있고, 트레이드 드레스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입체상표’와 ‘색채상표’로 등록받으면 「상표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도 있다. 또한, “성과도용 부정경쟁행위”에 의해 보호할 수도 있다(대법원 2016. 9. 21.자 2016다229058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여러분의 프랜차이즈 영업의 인테리어·메뉴·서비스 방식 또한 ‘트레이드 드레스’에 해당하므로, 당연히 A로부터 보호되어야 하는 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법원은, 여러분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독창성’은 상호·간판 등 외관·인테리어 및 구체적인 메뉴의 구성과 서빙 방법 등을 “종합”했을 때 인정되는 것이므로, 만일 그 중 “일부”인 인테리어·메뉴 등 영업방법만을 동일하게 사용했을 뿐이라면 A는 여러분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쉽게 말하자면, 여러분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타 업체와 구분되는 이유는 상호·간판 등 외관, 인테리어, 메뉴 등이 합쳐서 하나의 프랜차이즈로서의 ‘이미지’를 형성했기 때문인데, A는 인테리어·메뉴의 구성만을 동일하게 했을 뿐 나머지는 다르게 변경했으므로, 결국 A의 영업은 여러분의 ‘이미지’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단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인테리어·음식 디스플레이·메뉴 등을 구성할 것인지는 사업의 정체성과 결부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법원은 ‘음식 디스플레이’와 ‘메뉴 구성’ 등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파목’의 ‘성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반복적으로 내고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0다268524 판결 등).

대법원의 위와 같은 견해를 뒤집고 A의 영업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가지고 있는 ‘트레이드 드레스’에 대한 보호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위 ‘트레이드 드레스’의 보호는 여러분의 영업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프랜차이즈를 선택한 소비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음을 법원에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나아가 여러분의 ‘음식 디스플레이’와 ‘메뉴 구성’ 등은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여러분의 ‘트레이드 드레스’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류시영 변호사> 법무법인 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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