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IPTV…'5조 매출 달성' KT 자신감 배경은?(종합)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KT가 오는 2025년까지 미디어 사업 매출 5조원 달성 목표를 유지한다. 이를 위해 미디어 제작과정 전반에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다. 자사만의 특화된 AI 기술을 그룹사 플랫폼까지 확대 적용해 시청자에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비용 효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자사 지식재산권(IP)도 강화한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완성된 작품 판매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포맷 수출에 방점을 둔다. 현지 스튜디오와 협업해 그 나라 문화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전략이다.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김훈배 전무<사진>는 29일 오전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진행된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이 같은 전략을 공유했다.
◆ 성장세 주춤한 IPTV, AI로 극복…업계 최초 B2B 솔루션 출시
지금까지 IPTV는 KT를 비롯한 이동통신사의 매출을 높이는 효자 상품이었다. 2017년 처음 손익분기점(BEP)을 넘긴 뒤 꾸준히 성장하며 정체된 유무신통신 사업과 함께 이통3사의 주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매출 성장세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꺾였다. KT의 경우 지난 4분기 IPTV를 포함한 미디어 사업에서 5078억원 매출을 낸 가운데, 전년보다 0.4% 감소했다.
게다가 KT 스튜디오지니 외, 미디어그룹사의 성장세는 크게 둔화한 상황이다. 지난 한해 KT 스튜디오지니 매출은 5402억5596만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40.62% 증가한 반면, 스튜디오지니를 포함한 KT 콘텐츠 자회사 매출은 6870억원으로 겨우 5.6% 증가했다. 같은기간 KT스카이라이프의 매출도 1조387억원으로 0.4% 증가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 김 전무는 오는 2025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 배경엔 AI가 있다. KT는 2022년 10월 ‘올레TV’에서 지니TV’로 기존 IPTV 서비스명을 바꾸고 AI 기반의 유저 인터페이스(UI·User Interface)를 적용했다. 사용자의 시청습관에 따라 UI가 지속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 전무는 “KT는 기가지니 때부터 긴 시간동안 (IPTV에서) AI 기술을 활용해왔다”라며 “미디어사업에서 질 높은 AI 기술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KT는 IPTV 업계 최초로 AI로 영상을 분석하고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B2B 종합 미디어 솔루션인 '매직플랫폼'을 선보인다.
이날 KT는 매직플랫폼을 활용해 제작한 ‘AI 오브제북’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자책에서 AI로 핵심 키워드를 추출한 뒤, KT AI 보이스 스튜디오에서 더빙 목소리를 합성하고 지니뮤직이 생성형 AI로 제작한 배경음악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KT는 AI 인프라가 없는 다른 사업자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 형태로 제작하고, 특정 기능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솔루션 형태로 제공해 맞춤 서비스를 지원한다.
올 하반기에는 매직플랫폼에서 ‘AI 골라보기’ 기능도 선보인다. 예컨대 ENA와 SBS플러스의 ‘나는 솔로’ VOD를 시청할 때 ‘옥순이만’을 선택하면 해당 회차에서 ‘옥순’이만 나오는 장면이 화면 하단에 섬네일(축소판 미리보기)로 노출돼 해당 장면을 골라 볼 수 있다.
비슷한 시기 ’온디바이스(On-Device) AI 셋톱박스’도 공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자세한 정보는 이날 공유되지 않았다.
◆ 'K-IP 스튜디오'로의 진화…IP 현지화에 방점
아울러 현재 KT의 미디어밸류체인에서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KT 스튜디오지니는 ‘K-IP 스튜디오’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판매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IP의 해외 현지화를 목표한다.
특히 IP의 해외 현지화를 위해 KT스튜디오지니는 대만 제작사 스튜디오76 오리지널 프로덕션스, 스트롱 프로덕션스, 방송사 갈라 텔레비전과 2022년 방영된 ‘굿잡’ 리메이크 공동제작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방영된 ‘유괴의 날’ 또한 함부르크 프로덕션 그룹과 계약을 맺었고, ‘악인전기’의 경우 독일, 몽골 제작사들과 리메이크를 논의 중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KT스튜디오지니가 자체 기획한 오리지널 IP들을 드라마화하여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KT 미디어그룹사에서 벗어나 콘텐츠 유통채널을 다양화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KT스튜디오지니 첫 시리즈 공모전 대상 작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은 tvN에서 방영된다.
김철연 대표는 “새로운 스토리가 (KT 미디어사업의) 차별화 전략이다. IP의 힘은 새로운 이야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스토리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비 또한 비용 효율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프리-프로덕션에 집중해 비용 누수를 최대한 막겠다. 그 과정에서 AI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무도 “VOD(주문형비디오) 사용량의 40%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되어 있다"라며 "즉, KT그룹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42%를 유지하려면 계속 볼거리 제공해줘야 한다는 것이고, 이러한 전략을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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