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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에서 손 떼라”…日, 韓에 네이버 조사 요구까지 했다

이나연 기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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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일본 정부가 국민 메신저 ‘라인(LINE)’에서 발생한 ‘라인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서비스 창시자인 네이버의 지배력을 축소하라는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라인 운영사인 라인야후 공동 경영권을 가진 소프트뱅크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에 나선 데 이어, 한국 정부에 네이버에 대한 조사까지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격화하는 상황 속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오던 네이버도 소프트뱅크와 지분 구조 논의를 본격화해 조만간 입장을 낼 전망이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정부는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한국에서 라인야후와 관련된 개인정보가 제대로 관리됐는지 네이버 등을 확인해 달라”라는 취지의 메일을 보냈다.

개인정보위 측은 협조 여부를 묻는 메일이 온 것은 사실이나 공식적인 형태가 아닌 실무자 간 의견 교환 정도라며 해당 요청에 아직 회신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개인정보위를 비롯해 관련 부처는 일본 정부 요청에 대한 회신 방향을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일본에서 정보 유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네이버 측에 필요한 조사와 조치를 마무리한 바 있다. 당시 국내에선 라인 관련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이미 조사를 마친 사안에 대해 일본이 또다시 추가 조사를 요청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라인에선 약 51만9000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회사와 일부 내부시스템을 공유하던 네이버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라인은 일본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일본에서 라인을 한 달에 1번 이상 이용하는 사람의 수는 96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고 판단, 네이버가 가진 라인 지분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스스로 매각해 소프트뱅크가 이를 추가 인수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셈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최대주주(지분 64.5%)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한 라인야후의 실질적 모회사다. 이미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의 A홀딩스 주식을 추가 매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네이버는 관련 지분 매각 여부와 매각 조건 등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고 내부 논의에 돌입했다. 라인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직접 사업을 구상한 서비스로, 한국의 ‘글로벌 정보기술(IT)의 신화’로 불리기도 할 만큼,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에 있어 상징성이 크다.

네이버가 지난 13년 동안 키워낸 라인의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인 데다, 이번 사안이 한일 간 외교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만큼 회사는 조만간 공식 입장을 한일 양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부도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며 필요시 네이버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네이버와 협의해 왔다”며 “앞으로도 관련 동향을 주시하며 지원이 필요한 경우 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네이버 측 요청 사항을 전적으로 존중해 이 문제에 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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