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은 다르네”…무신사가 불황에도 입점 브랜드 지원 늘린 이유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무신사가 지난해 입점 브랜드 대상으로 마케팅 지원을 대폭 늘리면서 실질 수수료율을 10% 미만까지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질 수수료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입점 브랜드 대상 실질 수수료는 9.4%로 집계됐다. 이전 연도(12.2%) 대비 2.8%p 낮아진 수준이다.
실질 수수료율은 계약서 상 명목 수수료에서 무신사가 부담하는 할인 금액과 마케팅 비용 등을 제외하고 입점 브랜드로부터 실질적으로 수취한 금액을 의미한다.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가 지급하는 명목 수수료에는 ▲결제 수수료 ▲서버비 ▲쿠폰 및 적립금 할인 비용 ▲브랜드 마케팅 활동 지원비 등의 서비스 항목이 포함된 것이다. 이 가운데 쿠폰 및 할인 비용의 95% 가량을 무신사가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특히 지난해 3, 4분기 실질 수수료율은 각각 8.2%, 8.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무신사는 패션 업계 성수기인 가을·겨울(FW) 시즌에 할인 쿠폰, 적립금, 마케팅 활동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등 브랜드의 매출 극대화를 위한 투자를 늘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2023년 전체로 보면 무신사는 전년 대비 입점 브랜드의 마케팅 지원을 위해 전년 대비 148% 더 큰 비용을 투입했다.
구체적으로는 ▲매 시즌별 화보·영상 등 패션 콘텐츠 제작 ▲인플루언서 협업 마케팅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 등이 마케팅 지원 활동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브랜드가 다음 시즌 상품을 고객들에게 미리 선보이고 투표를 통해 발매를 결정하는 ‘무신사 시즌 프리뷰’ 행사 등도 입점 브랜드의 인지도 확대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이익 개선을 위해 입점 업체에 수수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실제로 G마켓(지마켓)은 다음 달부터 입점 업체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던 서버 이용비를 과금하는 정책을 신설한다. 앞서 11번가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올해 2월부터 서버 이용료를 도입한 바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는 계속해서 입점 브랜드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지원 활동을 펼칠 방침”이라며, “입점 브랜드의 성공이 곧 무신사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브랜드의 브랜딩과 판매 증대를 위해 더욱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실질 수수료율을 지속 경감하는 가운데에도 무신사는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무신사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브랜드 대상 투자 및 지원 확대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40% 감소한 371억원을 기록했지만 매출은 36.9% 신장한 8830억원을 기록했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될수록 오히려 브랜드 세일즈를 적극 지원해 매출 볼륨을 키우는데 집중한 결과다. 또한, 현재 무신사 회원 수는 1500만명에 육박하고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500만명을 넘기는 등 패션 플랫폼 1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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