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리밸런싱' 나서는 SK…시선 쏠린 반도체·배터리 재편 방향성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SK그룹이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서면서 주력 분야인 반도체와 친환경 사업의 기조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전기차 배터리 등 시황이 둔화된 사업에서는 인력 감축·중복 사업 조정과 같은 보수적 접근이 활발한 가운데, 반도체 부문에서는 신사업 추진·부가가치 확보 등 강도 높은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내달 말 중 매해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한다.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6월 SK그룹 주요 경영진이 그룹 비전, 경영 현황을 논의하는 정례회의로, 10월 열리는 CEO 세미나와 함께 한 해 사업을 점검하는 주요 행사로 꼽힌다.
올해 확대경영회의에서는 그동안 계열사별로 추진해 온 사업 리밸런싱 현황을 점검하고 방향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 사정이 악화된 중간 지주사 및 사업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내놓으면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기존 경영 방침인 파이낸셜 스토리를 수립해 온 부회장단이 2선으로 대거 퇴진시키고, 그룹 2인자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최고의사결정기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연초에는 계열사별 태스크포스(TF) 발족 등으로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 SKC 등 중간지주사의 개편 방향성이 눈에 띈다. 양사는 반도체·배터리 등 차세대·핵심 분야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악화된 시황과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 등 재무 부담에 따라 투자를 확대하던 방향성을 긴축으로 선회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부채는 배터리 셀 자회사인 SK온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라 2020년 23조396억원이던 부채 수준이 지난해 50조7592억원으로 확대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배터리 사업 구조 개편을 의뢰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다양한 운영 전략을 통해 자본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석유화학 계열사인 SK어스온은 지난 2월 페루 LNG광구 지분 20%를 미드오션 에너지에 3400억원 규모로 매각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부진에 빠진 SK온·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 배터리 사업 회사의 다양한 운영 효율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SKC는 지난해 비주력 사업을 대거 정리하며 사업 회사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이를 위해 친환경 폴리우레탄(PU) 원료를 생산했던 SK피유코어를 매각했고, 자회사 SK엔펄스가 반도체 웨트케미칼·세정 사업, 파인세라믹스 사업부를 정리하며 매각 대금을 확보했다.
그러는 한편 작년 인수한 반도체 테스트 소켓 업체 아이에스시(ISC)와 기존 자회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ISC가 영위하는 테스트 소켓 사업이 높은 마진을 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매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사업 확대·신규 사업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배터리 소재 부문에서는 부진을 거듭 중인 자회사 SK넥실리스 살리기에 나섰다. 근속 5년차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받으며 인력 감축 등에 나섰고, 높은 유틸리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생산라인 최적화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전력비가 인상된 국내 정읍 공장을 장기적으로 연구개발(R&D) 및 제품 설계에 집중하도록 하는 한편, 말레이시아·폴란드에서 제품을 양산하는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SKC와 지주사인 SK㈜ 간 사업 조정이 나올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SK㈜머티리얼즈의 합작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 그룹14가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고 있어, SKC가 지분을 보유한 넥시온의 사업 영역과 겹치고 있어서다. 배터리 소재인 동박에서도 SK㈜가 중국 왓슨 지분을 29% 가량 보유하고 있어 관련 매각 가능성이 거론된다.
배터리 및 관련 소재 매각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는 분위기다.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사업의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이를 주력 사업으로 이끌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고 있어서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임직원 대상으로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서 "수요 관련 여러 우려가 있는 점은 잘 이해하고 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각국 환경정책 및 연비 규제, 전기차 라인업 및 충전 인프라 확대 등으로 지속적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지난 2일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기자간담회에서 "전세계적으로 그동안 들어왔던 ESG, 기후 변화 등이 퇴조되고, 경제적으로 더 효과가 있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하지만 이 트렌드도 오래 가지 않을 것이고 결국 장기적으로는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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