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기업법률리그 53] 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한 경과규정과 계속적 침해행위

원준성
원준성 변호사.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법무법인 민후]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 특허법 제128조 제8항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법률 제16208호로 개정되고, 2019. 1. 8. 시행된 특허법(이하 ‘개정 특허법’)은 제128조 제8항에서 "법원은 타인의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행위가 고의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제2항부터 제7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손해로 인정된 금액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이는 특허권 침해행위 중 고의적 침해(willfull infringement)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인정된 손해배상액에서 최대 3배까지 증액할 수 있는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punitive damages)와 유사한 것이다.

한편 제8항에 따른 배상액을 판단할 때에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하여야 한다(특허법 제128조 제9항).

1. 침해행위를 한 자의 우월적 지위 여부

2. 고의 또는 손해 발생의 우려를 인식한 정도

3. 침해행위로 인하여 특허권자 및 전용실시권자가 입은 피해규모

4. 침해행위로 인하여 침해한 자가 얻은 경제적 이익

5. 침해행위의 기간·횟수 등

6. 침해행위에 따른 벌금

7. 침해행위를 한 자의 재산상태

8. 침해행위를 한 자의 피해구제 노력의 정도

▲ 개정 특허법 부칙 제3조의 경과규정

개정 특허법 부칙

제3조(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한 적용례) 제128조제8항 및 제9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위반행위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한다.

개정 특허법의 부칙 제3조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의 적용에 대한 경과규정인데, 그 기준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위반행위가 발생한 경우"이다. 즉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은 위 기준 시점 이전의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고, 이후의 위반행위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개정 특허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침해행위가 시작되고 종료된 경우에는 구법이, 개정 특허법이 시행된 이후에 침해행위가 시작되고 종료된 경우에는 신법이 적용될 것이다.

다만 특허권 침해행위가 개정 특허법 시행 전후에 걸쳐 계속적으로 이뤄진 경우는 어떤지 문제 된다. 그 침해행위를 전체로서 하나로 본다면 이는 개정 특허법 시행 이전부터 이루어진 침해행위로 볼 수 있고, 따라서 개정 특허법 시행 이후 '최초로' 위반행위가 발생한 경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이 적용되지 않게 될 것이다. 반면 계속적인 특허권 침해행위를 각 실시행위별 개별 침해행위의 나열로 본다면 기준점 전후에 걸친 특허권 침해행위 중 기준점 이후의 침해행위들에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최초로’의 문언적 의미를 근거로 전자의 의견을 지지하는 전문가도 있고, 반면 그렇게 해석할 경우 개정 특허법 이후에 침해행위를 시작한 자보다 그 이전부터 침해행위를 지속한 자가 더욱 유리한 입장에 서는 불균형이 발생함을 이유로 후자의 의견을 지지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 법원의 태도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4. 19. 선고 2021가합586569 판결에서 위 부칙에 대한 법원의 태도를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개정 특허법 시행 전후에 걸쳐 이뤄진 계속적 침해행위에 대한 특허권 침해를 인정한 위 사건에서, "피고들은 2017. 4.경부터 단일하고 계속된 의사로 피고 제품을 수입, 제작, 판매하여 이 사건 특허발명에 관한 특허권 침해행위를 계속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에는 특허법 제128조 제8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즉 전자의 입장임을 밝힌 것이다.

<원준성 변호사> 법무법인 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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