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군살 뺀 게임업계, 1분기 실적 ‘선방’… 2분기 역습 시작될까

문대찬 기자
2024년 게임사 1분기 실적.
2024년 게임사 1분기 실적.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게임업계가 보릿고개를 나는 와중에도 1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부터 경영 효율화에 돌입하며 조직 곳곳의 군살을 뺀 것이 주효한 모양인데, 업계는 벼린 신작을 출시하거나 서비스 지역을 해외로 확장하면서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게임사인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중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성장한 게임사는 크래프톤 뿐이다.

크래프톤은 1분기 영업이익은 31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성장했다.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치인 66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 상승했다. ‘PUBG: 배틀그라운드’ IP(지식재산)가 여전히 강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PC 부문 매출액이 증가한 것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나머지 게임사는 실적 둔화세를 보였지만,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반등 기대감을 키웠다. 넥슨은 1분기 매출 9689억원, 영업이익 26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48% 감소했다.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 실적의 기저효과가 원인이다. 다만 넥슨이 지난 4분기 제시한 전망치 대비 매출은 1~12%, 영업이익은 25~92% 높았다.

[ⓒ넷마블]
[ⓒ넷마블]

넷마블은 1분기 영업이익 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1분기까지 신작이 부재했지만, 영업비용을 전년 동기 대비 7.8% 줄이면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앞서 시장에선 넷마블이 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1분기 매출 3979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9%, 68.5% 감소하며 실적 둔화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지속적인 경영효율화를 통해 엔씨 역시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139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엔씨 1분기 영업비용은 전분기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6% 하락했다. 특히 마케팅비가 전분기 대비 83%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매출이 2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2% 증가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신작 ‘롬’이 국내외에서 흥행에 성공했고 주력 상품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견조한 매출을 유지한 덕이다.

중견 게임사 분전도 눈에 띄었다. 컴투스는 1분기 영업이익 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하며 5분기 연속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앞서 시장은 84억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다. 펄어비스도 1분기 61억원 적자를 예상한 시장 전망과 달리 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위메이드는 ‘나이트크로우’ 글로벌 버전 흥행에 힘입어 1분기 매출 16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2%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376억원으로 전년 동기(468억원) 대비 줄었다.

네오위즈는 ‘P의거짓’의 꾸준한 흥행에 힘입어 1분기 호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이익 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5.2% 성장했다. 데브시스터즈는 비용 절감 작업과 라이브 게임 흥행에 힘입어 영업이익 81억원으로 흑자전환, 7개 분기 연속 적자 늪을 탈출했다.

상반기 엔씨가 출시하는 '배틀크러쉬'. [ⓒ엔씨소프트]
상반기 엔씨가 출시하는 '배틀크러쉬'. [ⓒ엔씨소프트]

업계는 경영효율화 작업을 지속하는 한편, 신작 출시를 앞세워 반등을 꾀하고 있다. 넥슨은 오는 여름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디센던트’를 출시한다. ‘마비노기모바일’, ‘퍼스트버서커: 카잔’ 등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 기반 신작 게임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담금질에 한창이다.

올해 벌써 2종의 신작을 출시한 넷마블은 오는 28일 ‘레이븐2’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도 신작 4종을 추가로 공개한다. 이달 출시한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이하 나혼렙)’가 글로벌에서 흥행 훈풍을 탄 가운데, 보유 중인 하이브 주식 일부를 재차 매각하며 재무건전성도 회복에도 힘쓰는 등 연간 흑자전환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엔씨는 ‘배틀크러쉬’와 ‘프로젝트BSS’ 등 신작을 연내 출시한다. 또 연말까지 구조조정 작업을 거쳐 직원 수를 4000명대 중반까지 줄여나갈 계획이다. 신사옥 건축 비용은 삼성동 타워 매각을 통해 충당하는 등 지속적인 비용 관리에 나선다.

크래프톤은 신작 ‘다크앤다커모바일’과 ‘인조이’를 출시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다. 카카오게임즈는 주요 게임 타이틀의 서비스 권역을 확장하고, 다변화된 플랫폼 및 장르 기반 신작을 순차 선보이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컴투스는 지난 3월 출시한 ‘스타시드: 아스니아트리거’의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퍼블리싱한 신작 라인업도 순차 공개한다. 위메이드는 하반기 신작 ‘레전드오브이미르’를 출시하고, 네오위즈는 P의거짓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를 공개한다. 펄어비스는 야심작 ‘붉은사막’을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공개하는 등 본격 마케팅에 돌입한다.

실적 개선 조짐에 그간 지지부진했던 게임사 주가도 일제히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도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등 기대감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섹터는 이례적으로 대부분 기업이 서프라이즈를 보여 유의미한 자금 유입이 발생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몇몇 기업에서 성과가 나타나 분위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 역시 “모바일 게임시장 결제액 회복이 전망되고, 비용 효율화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 ‘스텔라블레이드’ 등 메가히트 게임의 등장으로 하반기부터 게임주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