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오는 퀵커머스, 노 젓는 배달의민족…B마트 끌고 배민스토어 밀고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내 유통업계가 ‘퀵커머스’로 다시금 경쟁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퀵커머스란 통상 한두 시간 내 신속 배송이 가능한 분야로, 제품 자체는 물론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의 품질도 중요하다. 이 배경에는 음식배달을 넘어 커머스로의 전환을 주도했던 ‘배달 커머스’ 1위 배달의민족의 역할도 크게 거론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체들은 물론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기존 유통사들까지 최근 퀵커머스 분야 확장을 꾀하는 가운데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B마트’가 선두로 시장에 안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B마트는 경쟁 업체보다 수년 앞서 퀵커머스 개념을 도입한 바 있다. 그나마 빨라야 ‘익일’을 내세웠던 이커머스 및 유통 업체들 사이에서, 배송이 아닌 배달로 승부수를 보자는 의미로 ‘배달 커머스’로의 마케팅을 꾀한 것. 이는 음식배달 분야에서 보다 효율적인 동선과 배차 노하우를 가지고 있던 강점을 내세웠던 전략이기도 하다.
또한, 음식 배달을 넘어 소비자들이 다양한 물품에 대해서도 빠른 배달을 원할 것이라는 배민의 예측이었다. 이러한 예측에 맞춰 배민은 B마트에 신선식품부터 ▲우유/음료 ▲간편식 ▲가공식품 ▲디저트 ▲뷰티&생필품 ▲가전 등 품목을 대폭 확대했다.
모바일 사용이 익숙한 2030세대를 위주로, 할인행사는 물론 ‘빵로그’와 같은 월별 인기 품목 테마 캠페인을 펼치며 타기팅 전략도 함께 펼쳐졌다. 배민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B마트에서 두드러진 분야는 신선식품 분야다. 과일, 정육, 수산, 계란과 같은 카테고리가 높은 상승세를 보였는데, 전년 동기 대비 과일은 25% 이상, 정육/수산/계란은 약 30%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에 맞춰 관련 제품들이 확대되기도 했다. 특히 ‘두툼한 항공직송 몸뱃살 생연어회’ 상품 경우 지난 4월 전년 동기 대비 거래액이 800%나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직접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수산 분야에서도 퀵커머스 수요가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광어회 등 신규 생선회 상품을 확대하는 바탕이 된 것이다.
◆남다른 배달 노하우에 퀵커머스 접목시킨 배민…성장 ‘쑤욱’=지난해 B마트는 고객 평균 주문금액이 사업 초기 대비 3배가량 증가했고, 상품 매출 비용이 전년 대비 34% 성장했다. 주요 서비스인 음식배달 사업이 포함된 서비스 매출 성장률(12.2%)을 크게 웃돌기도 하며 배민의 B마트 투자는 흑자로 전환됐다.
지난해 기준 ▲서울 ▲경기 ▲부산 ▲대구 ▲울산 ▲대전 ▲천안 등 약 70여개의 도심형 유통센터(PPC)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품 종류수(SKU)는 약 1만여개에 달한다. 물류센터 구축과 운용비용이 진입 장벽으로 수요에 대한 확신이 없던 상태에서는 기업들이 투자를 감행하지 못했던 것도 현실이다. 쿠팡조차도 쿠팡이츠를 통해, 지난 2021년 ‘이츠마트’를 내세워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2년여 운영 끝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그러나 배민의 실적에서 볼 수 있듯, 퀵커머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드러나면서 각 분야 유통업체들도 결국 퀵커머스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도 전국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즉시배송을 운영 중이다. 새벽배송을 내세웠던 마켓컬리도 최근 도심형 물류센터(MFC)를 구축해 퀵커머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SSM 등은 네이버와 손잡고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해 점유율 늘리기에 한창이다.
◆‘신성장동력’ 퀵커머스 확대 박차…배민스토어도 키우는 배민=B마트로 퀵커머스 시장 선점에 성공한 배민은 앞으로 퀵커머스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B마트 경우 자체 브랜드인 ‘배민이지’와 ‘배그니처’ 론칭으로 퀵커머스 분야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는 트렌드를 반영한 PB 상품들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식품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일례로 과일 경우 ‘신선관’ 콘텐츠를 통해 전날 산지에 있던 상품을 익일 구매 가능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배민에서만 할 수 있는 트렌디한 시즌별 기획전을 계속해서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6월에는 장보기 콘셉트인 ‘2024 장보기오픈런’ 마라톤 행사까지 진행된다. 이 외에도 배민 앱 내에서 간편식 위주, 베이커리 위주 등등 각 상황에 맞게 브랜드 및 제품 카테고리별 행사를 이어간다.
B마트 외에 배민스토어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관찰된다. 배민스토어는 배민이 2021년 론칭한 서비스로, 식료품 및 생필품 위주의 B마트 외에도, 뷰티, 가전, 책, 꽃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까지 배달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배민에 따르면 평균 배달시간은 올해 3월 기준 32.9분가량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6월 기준 배민스토어에는 현재 약 40여개 브랜드와 500여곳의 개인판매자가 입점한 상황이다.
배민 관계자는 “모바일에 익숙한 세대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배민앱을 통해 음식은 물론 다양한 상품군의 카테고리를 빠르게 받아볼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배민 내의 이러한 퀵커머스 카테고리들이 소비자의 편리함은 물론, 브랜드 외 소상공인들의 판로가 될 수 있도록 해 모두가 상생하는 경영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배민은 배민스토어를 ‘장보기·쇼핑’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배민 앱에서 고객이 더 쉽게 장보기와 쇼핑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인지하도록 했다. 이는 오는 28일부터 변경된다. 배민이 B마트와 유사한 서비스이면서 또 다른 상품군의 축을 담당하는 배민스토어를 본격적으로 키울 것으로 보이는 힌트로도 짚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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