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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펄게임즈 “소울라이크 트레이닝 게임 ‘베다’, 장르 대중화 꿈꿔요” [인터뷰]

문대찬 기자
트라이펄게임즈 정만손 대표.
트라이펄게임즈 정만손 대표.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인디 콘솔 게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23일 수도권 최대 게임쇼 플레이엑스포가 열린 일산 킨텍스 1전시장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난 트라이펄게임즈의 정만손 대표는 “‘베다(V.E.D.A)’가 소울라이크 장르 입문작이 될 수 있도록 다 내려놓고 도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라이펄게임즈는 개발 경력 20여년에 달하는 베테랑이 맞손을 잡고 2년 전 출범한 게임사다. 이들은 연말 스팀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출시를 목표로 게임 베다를 개발 중이다. 현재 스마일게이트가 운영하는 인디 플랫폼 스토브에 입점해있다.

베다는 높은 난도로 유명한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이다. 재작년 ‘엘든링’ 흥행으로 대중성을 일부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소울라이크 게임은 여전히 비주류 장르로 통한다. 제작비도 만만찮아 소규모 인디 게임사가 도전하기엔 부담스럽다.

다만 소울라이크와 PC·콘솔 게임에 대한 열정 하나로 다소 ‘무모한’ 도전에 뛰어들었다는 게 정 대표 설명이다. 그는 “현재 투입된 개발자 대부분이 PC·콘솔 게임 개발에 매진한 인력이다. 창업 후 경력을 잘 살릴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다 베다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한국에서 인디의 의미는 다소 축소돼있다. 그래픽은 2D에 픽셀이어야 하고, 젊은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는 일종의 편견이 있다”면서 “그간 국내에선 글로벌 시장을 노린 인디 게임이 얼마 없었다. 인디 콘솔 게임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베다를 플레이하는 관람객.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베다를 플레이하는 관람객.

베다는 소울라이크 게임 핵심 매력인 전투 손맛을 잘 살린 게임이다. 그러나 자칫 피로감을 줄 수 있는 특유의 게임성은 살짝 비틀어 난도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죽으면서 영구히 능력치가 향상되는 로그라이트 장르 특성을 버무려 대중화를 꾀했다. 재작년 ‘방구석 인디 게임쇼’와 ‘도쿄 게임쇼’에서 이용자 호평을 받으며 화제작으로 떠오른 배경이다.

정 대표는 “엘든링 이후 소울라이크가 대중화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엔딩을 보는 유저 비율은 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베다는 타깃층이 뚜렷한 게임이다. 전투는 다크소울과 같이 묵직하게 구현하되, 지속 성장하는 로그라이트 요소를 접목해 죽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기대감으로 바꾼다면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울라이크 트레이닝 게임이라는 콘셉트로 소울라이크 입문자를 노리려고 한다”며 “작년 도쿄 게임쇼에서 많은 일본 게이머들이 줄을 서서 베다를 플레이 했다. 소울라이크 본고장에서의 관심을 확인하니, 우리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도 말했다.

실제 이날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선 베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많은 관람객이 트라이펄게임즈 부스를 찾아 게임을 플레이했다.

정 대표는 “소울라이크를 한 번도 안 해본 분들도 많이 플레이를 하러 오셨다. 여성 유저분도 많고, 어린 친구들도 많다”면서 “재밌다고 얘기해주셔서 뿌듯하다”고 밝혔다.

트라이펄게임즈가 개발 중인 베다. [ⓒ트라이펄게임즈]
트라이펄게임즈가 개발 중인 베다. [ⓒ트라이펄게임즈]

물론 그간의 게임 시연 과정에서 개선을 요구하는 피드백도 적잖았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대중화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6등신 캐릭터들에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묵직하고 느린 전투와 다양한 보상 시스템이 맞물려 전반적인 게임 템포가 루즈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를 개선한 결과물을 여름 데모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다는 내년 중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등 콘솔 플랫폼을 통해서도 서비스된다. 정 대표는 최근 대형 게임사들의 콘솔 게임 개발 도전에 반가움을 표했다.

그간 모바일 플랫폼 위주의 게임 개발에 주력하던 국내 게임업계는 지난해부터 네오위즈의 ‘P의거짓’, 시프트업의 ‘스텔라블레이드’ 등 트리플A급 콘솔 게임을 배출하고 있다.

정 대표는 “나도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만들어봤다. 대기업들이 매출을 낼 수 있는 게임들도 필요하지만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게임들에 도전을 해줘야 중소업체나 스타트업, 인디 게임사가 따라갈 수 있다. 그간 그런 움직임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 전 몸담았던 회사에서 개발한 ‘리틀데빌인사이드’를 통해 모바일 만큼 매출은 나오지 않겠지만 게임 재미만으로 승부해 글로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앞으로 콘솔 게임 도전 시도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조금 늦었지만 시장 변화가 반갑다”고 웃었다.

정 대표는 끝으로 “저희가 성공하면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인디 게임사도 충분히 글로벌에서 성공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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