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아이언메이스, ‘다크앤다커’ 무단 유출 두고 공방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다크앤다커’를 둘러싼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간 영업비밀 침해 분쟁이 본격화했다. 넥슨은 다크앤다커가 내부 자료를 빼돌려 만든 게임이라는 주장이고, 아이언메이스는 기존에 있던 아이디어를 재가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박찬석 부장판사)는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 핵심 관계자 최모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2건의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의 변론기일을 열었다.
수원지법이 지난 1월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양측이 제기한 가처분 사건에 대해 쌍방 기각 결정을 내린 후 처음으로 진행된 본안사건 변론이다. 당시 수원지법은 해당 사건이 가처분 단계가 아닌 본안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넥슨은 2020년 ‘프로젝트P3’ 개발 팀장이던 최씨가 소스 코드와 각종 데이터를 개인 서버로 유출하고, 일부 팀원들과 회사를 떠나 빼돌린 자료를 기반으로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고 주장해왔다. 다크앤다커와 P3는 실제 콘셉트·장르적으로 동일하다는 게 넥슨 주장이다.
넥슨 측은 이날 “P3는 FPS(1인칭슈팅)과 RPG(역할수행게임), 중세 판타지 및 던전 탐험, PvP(이용자간전투)와 PvE(몬스터전투)라는 특징을 배열해 유기적으로 조합한 게임이고, 이런 게임은 P3 외에 찾아보기 어렵다”며 다크앤다커가 내부 영업비밀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언메이스가 다크앤다커를 독자 기획했다거나 개발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이로써 피고가 얻은 매출은 최소 200억 원 이상으로, 이익 금액은 67억원가량에 해당한다. 이는 200억 원 이상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아이언메이스는 “P3와 다크앤다커는 모두 ‘이스케이프프롬타르코프’, ‘헌트쇼다운’ 등 앞서 나온 게임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이라며 “모든 게임은 기존에 있던 게임의 아이디어를 차용하며 발전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영업비밀이 어떤 것인지부터 정확하게 특정해야 한다”며 재판부에 넥슨에서 개발된 P3 소스 코드 및 개발 자료를 감정해 다크앤다커와 대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씨의 퇴사 상황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넥슨은 최씨가 소스 코드를 고의로 외부 서버로 유출하고, 휘하 직원에게 구체적인 지분 비율이나 타 기업의 투자 사실을 언급하며 퇴사를 종용해 P3가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이언메이스는 최씨가 맨 처음 기획한 ‘프로젝트LF’를 상부에서 기각했으며, P3로 게임 개발 방향을 바꾼 뒤 부족한 인력으로 6개월 안에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을 내놓을 것을 요구해 최씨가 퇴사 압박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반복되자 당시 최씨의 상관이던 본부장과 부본부장이 외부 서버 이용을 승인했고, 이후에도 반출한 파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재판부는 넥슨 측이 아이언메이스가 반출한 데이터 중 저작물로 보는 대상을 특정해 입증 자료를 추가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오는 7월18일 변론기일을 속행하기로 했다.
재판과 관련해 넥슨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회사의 이익 침해를 넘어, 게임업계는 물론 더 나아가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콘텐츠 제작 영역과 관련 생태계 자체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게임회사들의 건전한 개발문화가 훼손되지 않기를 기대하며, 추후 진행될 변론기일에도 성실하게 준비해서 본안소송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언메이스 관계자는 “앞으로 철저한 증거 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성실히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한편, 다크앤다커의 안정적인 서비스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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