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떠오른 유통 격전지 ‘수원’…롯데百, ‘타임빌라스’로 승부수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롯데백화점이 기존 백화점과 신규 쇼핑몰과의 강점을 결합시킨 브랜드 ‘타임빌라스’를 수원에 정식으로 처음 선보였다. 기존 롯데몰 수원점이 10년 만에 새 옷으로 갈아입게 된 것.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수원점 출점을 위해 2년간 기획과 준비를 거쳤고, 리뉴얼을 추진하면서 80% 이상 개편을 마쳤다는 설명이다.
30일 사전 개장한 타임빌라스 수원점 현장에 와보니, 감각적인 쇼핑몰과 ‘다이닝 에비뉴’를 비롯해 기존에 갖췄던 브랜드 라인업 및 매장들이 세련되게 부각돼 있었다. 수원에서 평소 쉽게 볼 수 없었던 브랜드들은 물론, 해당 상권 최대 프리미엄 푸드홀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쇼핑몰 층마다 설치된 주차장 및 롯데마트, 키즈 카페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은 물론 수원역과의 접근성까지 뛰어난 점은 덤이다.
먼저 새 이름인 ‘타임빌라스(TIMEVILLAS)’는 ‘시간’을 상징하는 시계 바늘 등을 시각화한 ‘선(Big Hand)’, ‘면(Big Face)’으로 로고를 디자인해, 고객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새로운 이름을 만들까도 고민했지만 이 타임빌라스라는 이름은 직원들이 만든 이름이고, 발음하기 쉬우면서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활용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내부는 고객의 흐름에 최적화해 고객의 동선을 새로이 디자인했다. 바닥재, 마감 소재 등 인테리어도 고급화됐다. 또 에스컬레이터 주변 보이드에는 상품, 행사, 서비스 등 정보를 제공하는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도 설치해 고객 편의성을 한층 높였다.
무성한 에스컬레이터들 사이 센터홀을 가로지른 건 대형 아트피스 ‘메도우’(Meadow)였다. 롯데백화점은 아트를 통해서도 공간을 혁신했다. 이는 꽃의 개화하는 모습을 공학적 설계를 통해 제작한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미술)’로,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네덜란드 유명 작가 ‘드리프트(DRIFT)’ 대표 작품이다.
천장에 매달린 16개의 꽃 오브제가 시간의 추이에 따라 움직이며, 빛깔도 각양각색으로 변한다. 정준호 대표는 “제가 지난해 뉴욕 드리프트 스튜디오에 가서 두 작가를 만났고, 어떻게 백화점이 문화적인 공간이 되면서도 고객들이 작품과 음악을 듣는 힐링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 “이제는 리테일의 다음 단계 진화가 ‘예술·문화와 고객들이 어떻게 만나게 할까’에 대한 새로운 시도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타임빌라스 수원점 쇼핑몰 2층에는 널찍한 스타벅스 매장을 비롯해 ▲영국에서 온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 ‘더콘란샵’ ▲무신사어스와 함께 진행하는 친환경 브랜드 팝업 ‘리어스’(RE:EARTH) 체험관 ▲유통업계 최초로 입점된 ‘무신사 스탠다드’ ▲수원 상권에선 최초로 오픈한 ‘케이스티파이’ 등 MZ세대가 찾을 만한 브랜드 매장들이 한 공간에 있었다.
쇼핑몰과 붙어 있는 백화점 2층에도 해외 패션 브랜드들이 들어왔다. 꼼데가르송포켓을 비롯해 ▲투미 ▲겐조 ▲헬렌카민스키 ▲멀버리 등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곳이면서도 평소 매장을 찾기 어려운 해외 패션 브랜드들이 한 층에 밀집돼 있어 쇼퍼들의 눈을 한 번에 뺏을 만했다.
그렇다고 해서 타임빌라스 수원점이 젊은 세대만 타깃으로 노린 것은 아니다. 자체 키즈관 브랜드인 ‘킨더유니버스’가 활용된 키즈 특화 공간이 곳곳에 있었다. 백화점 5층엔 실내 키즈 카페 ‘바운스’(Bounce)가 입점돼 있었다.
이어서 6층 에스컬레이터 옆 ‘킨더스튜디오’는 특유의 탁 트인 넓은 공간으로 푸르른 놀이터처럼 고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쇼핑몰 2층의 레고 스토어 및 시그니처 디오라마 체험존이나 토이저러스 역시 아이들의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 만 했다. 토이저러스 옆엔 롯데마트도 이어져 온가족이 장보기 등 다양한 목적으로도 방문하기 충분해 보였다.
특히 다이닝 에비뉴는 타임빌라스 수원점이 가장 신경 쓴 곳 중 하나다. 쇼핑몰 최초로 도입한 다이닝 에비뉴의 ‘테이블 딜리버리 서비스’는 물론, 구획별 혼잡도 구분이 가능한 ‘디지털 현황판’도 획기적이었다.
음식을 각 매장에서 주문한 뒤, 매장에서 받은 진동벨을 앉은 테이블에 올려(태깅)놓으면 직원이 알아서 음식을 가져다주는 시스템 역시 편리했다. 여느 백화점 푸드코트처럼 퇴식구에 다 먹은 그릇을 갖다 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나 음식 준비 알림 소리가 크게 방송되지 않는 점은 다이닝 에비뉴 특유의 차분함이 부각되기 충분했다. 테라스홀 내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뷰도 깔끔하게 탁 트였다.
사전 개장 첫날인 오늘(30일)은 평일 점심이어서 다이닝 에비뉴 공간 전체가 크게 붐비진 않았다. 다만 고객 혼잡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주말 경우엔 혼선 역시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일행과 같은 매장의 같은 메뉴를 시켰는데도 불구하고, 서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약 10분 간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서빙 시스템을 능숙히 익히는 한편 이용자들 역시 이곳만의 방식을 차분히 기다리며 간다면 혼선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사전 개장인 만큼 곳곳엔 오픈을 준비하는 공간들도 상당해 어수선한 느낌도 함께 들었다. 사진을 찍을 공간이 2030 기준으로는 마땅치 않다는 점도 스타필드 수원점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다만 우선 쇼핑 하나만 놓고 봤을 땐, 타임빌라스 수원의 판정승이다. 정확히는 타임빌라스 수원 완전체 모습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오는 6월 ▲로에베뷰티 ▲로라메르시에 ▲몽클레르 등 해외 패션 및 뷰티 브랜드를 추가로 유치하고, 이후에는 ▲랜디스 도넛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 등 인기 식음(F&B)도 추가로 도입하는 등 연내 새단장을 마무리하고 완성된 모습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식 오픈은 8월 말이 목표다.
김시환 타임빌라스 수원점장은 “타임빌라스는 백화점이 가진 프리미엄 요소와 쇼핑몰이 가진 다양성을 한데 모은 진정한 컨버전스형 프리미엄 쇼핑몰”이라며, “콘텐츠, 공간, 서비스 등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한 타임빌라스 수원을 통해 고객들에게 쇼핑 경험의 혁신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타임빌라스 브랜드를 송도점과 대구점에 적용하는 것 역시 검토 중이다.
정 대표는 “백화점이나 쇼핑몰 같은 채널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조금 더 새로운 경험을 그동안 백화점 구조와는 다르게 어떻게 제공할까 하는 면에서 1차적으로 수원점에 시도를 해본 것”이라며 “롯데는 향후 리테일 채널 성장을 쇼핑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왕점 역시 타임빌라스 쇼핑몰로 바꿀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본의 사례로 보더라도 쇼핑몰이 (백화점에서) 훨씬 더 진화한 형태로 성공 모델이 되고 있고, 또 롯데가 가지고 있는 많은 자산들을 어떻게 활용할까에 대해선 기존 점포와 신규 자산을 새롭게 더해 쇼핑몰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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