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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야놀자 제2의 쿠팡될까…美 증시 상장 ‘성큼’

이나연 기자
[ⓒ 네이버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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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네이버웹툰 본사이자 미국 법인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나스닥 상장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네이버의 자회사 중 상장을 추진하는 곳은 웹툰이 처음이다. 여가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도 작년 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하는가 하면, 지난 2월 미국 법인을 세우는 등 미 증시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중심 사업을 지향한다는 국내 기업들이 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책정 받기 위한 전략으로 코스닥이 아닌 나스닥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종목코드 ‘WBTN’으로 나스닥 상장을 신청했다. 주관사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 에버코어다.

회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데 따라 앞으로 남은 단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검토 ▲S-1/A 제출 ▲로드쇼 ▲상장 순이다. 통상적으로 이 과정은 6개월~12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나 편차가 크다. 지난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의 경우, 상장까지 약 한 달이 걸렸다.

발행 규모와 공모가액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다만 올해 초 외신들은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30억~40억달러(한화 약 4조1550억~5조5400억원)로 평가하고, 이번 상장으로 최대 5억달러(한화 약 6925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증권신고서에 담긴 서한에서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다음 10년 동안 가장 크게 성공한 지식재산(IP) 프랜차이즈를 웹툰이 발견하고 개발하는 것”이라며 “이번 IPO는 지난 20년 동안의 노력의 정점이자 여러 방면에서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150개국에서 약 2400만 명의 창작자와 1억7000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확보했다. 지난해 회사 매출은 12억8000만달러(한화 약 1조7700억원), 순손실은 1억4500만달러(한화 약 2005억원)를 기록했다.

[ⓒ 야놀자]
[ⓒ 야놀자]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여행 시장 솔루션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야놀자도 미 증시 추진을 위한 물밑 작업에 한창이다. 회사는 지난 2월 미국 델라웨어주에 ‘Yanolja US LCC.’라는 현지 법인을 신설했다. 이 법인은 지배기업인 야놀자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델라웨어주엔 현재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이 본사를 두고 있으며, 쿠팡 지주회사인 쿠팡lnc도 이곳에 있다.

야놀자는 지난 3월 뉴욕 맨해튼에 50번째 해외 지사이자 글로벌 사업 확장의 거점이 될 ‘야놀자 US오피스’도 열었다. 지난해 12월 영입된 알렉산더 이브라힘 CFO는 US오피스에서 전 세계 유수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이브라힘 CFO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0년 이상 근무해 온 글로벌 자본시장 전문가다. 그동안 아시아, 북남미 등 글로벌 기업들의 IPO와 자본조달을 지원해 왔다.

야놀자는 지난 2019년 싱가포르에 첫 해외 지사를 설립한 이래, 글로벌 솔루션과 채널링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주요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현지 사무소를 확대했다. 아시아, 유럽 등 총 27개국에서 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이 중 해외 임직원은 1300여 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3분의 1에 달한다.

당초 야놀자는 지난 2020년 국내 상장을 목표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가 이듬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원 투자를 받고 미국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 경영 상황 악화로 상장 추진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업계는 야놀자가 미국 증시 추진으로 눈을 돌린 이유에 대해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았던 쿠팡의 선례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5년과 2018년 쿠팡에 약 3조7000억 원을 투자했다. 쿠팡은 이 자금을 활용해 국내 물류 인프라 구축에 선제 투자했고, 202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까지 성공했다. 쿠팡은 상장 당일 기업가치 100조원을 달성한 바 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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