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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에 가려진 D램⋅낸드 '이익률'…삼성전자 여유 있는 이유 [소부장반차장]

배태용 기자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엔비디아 향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결정이 늦어지며, 삼성전자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그럼에도 여유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니고 있는 일반 D램, 낸드플래시의 감산효과가 지속, 이익률이 올라가고 있는 추세여서다.

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의 HBM3E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엔비디아의 H100과 같은 GPU(그래픽처리장치) 제품은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서버를 구축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다.

엔비디아가 시장 90% 이상을 점유,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GPU에는 HBM이 필수적으로 탑재돼야 하는 만큼, 메모리 업체로썬 엔비디아에 제품을 납품하게 되면, 높은 실적 성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동안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해 왔던 곳은 SK하이닉스지만 제품 다양화, 물량 증가 등으로 삼성전자 등 다른 메모리 기업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메모리 업계 안팎에선 당초 올해 2분기 정도에 삼성전자의 HBM 퀄테스트 결과를 기대할 것이라 고대했으나, 아직 결론을 짓진 못한 상태다.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는 삼성전자의 HBM 납품 퀄테스트에 대해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무산된 것이 아님을 밝혔지만, 그럼에도 시장 안팎에선 결론이 늦어지는 것을 부정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경쟁사 등이 AI 기대감 등으로 연일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HBM와 별개로 일반 D램,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가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반도체 시장 침체로 인한 D램, 낸드플래시 등의 판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감산에 돌입했고, 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 1분기 일반 D램의 재고 수준은 예년 수준으로 돌아오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DS)의 적자 탈출도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고정거래 가격은 이날 평균 2.10달러를 기록했다. D램 가격은 2021년 7월(4.10달러)을 고점으로 2년 넘게 하락세를 보이다 공급업체들의 감산 효과가 나오며 지난해 9월(1.30달러) 바닥을 짚고 상승 전환했다.

메모리카드·USB(128Gb 16Gx8 MLC) 등 범용 낸드플래시는 4.90달러로 4개월 연속 보합세다. D램 익스체인저는 "다만 AI(인공지능) 서버에서 구동되는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매출이 증가세를 보인다"라고 밝혔다. 지난 1분기(1~3월) 전 세계 기업용 SSD 매출은 37억58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62.9% 증가한 바 있다. 이 같은 SSD 매출이 2분기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흐름에 D램과 낸드플래시의 이익률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BM의 이익률은 35%~40% 수준 내외로, D램과 낸드는 각각 18%, 11% 추정하고 있다"라며 "하반기에 D램 가격 인상이 지속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될 뿐만 아니라 300단대 낸드 출시에 따른 원가 절감도 본격화될 것으로 되는 만큼, HBM과 일반 메모리 간의 이익률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전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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