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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모멘텀]①한국, 데이터센터 후진국 되나?

이상일 기자

21세기 디지털 경제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 등 일부 국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데이터센터 유치에 성공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규제와 인허가 절차의 복잡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데일리>는 한국 데이터센터 산업의 도전 과제와 해결 방안을 탐구하고,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서 다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본다.<편집자>

NHN클라우드 국가 AI 데이터센터 내 수배전실 [Ⓒ NHN클라우드]
NHN클라우드 국가 AI 데이터센터 내 수배전실 [Ⓒ NHN클라우드]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최근 몇 년 간 데이터센터 산업은 '새로운 산업의 쌀'로 불리며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현대 기술의 기반이 되는 필수 인프라로, 세계 각국은 데이터센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AI, IoT,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IT 서비스의 수요 증가는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 근무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러한 변화는 데이터 저장과 처리 능력에 대한 수요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

마켓리서치의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 시장 - 투자 분석 및 성장 기회 2022-2027'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데이터 센터 시장에 대한 투자는 모든 국가에서 급증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만 2025년까지 약 50개의 시설이 운영될 예정이다.

글로벌 IT 기업들 역시 데이터센터 확장과 업그레이드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질적, 양적 성장을 촉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 및 민간 부문의 지원과 투자도 데이터센터 산업 성장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일본 정부는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세제 혜택, 전력 요금 인하, 신속한 인허가 절차 등 투자 환경을 대폭 개선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일본을 아시아 지역의 주요 허브로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상황으로 특히, 5G 네트워크 구축과 AI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데이터센터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러 규제와 복잡한 인허가 절차, 전력 공급 문제 등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서비스 안정성 강화 방안'과 산업통상자원부의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 정책' 등은 데이터센터 산업의 안정성과 에너지 분산을 목표로 하지만, 투자 환경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규제들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새로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속도를 늦추고, 한국의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세심한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한국의 데이터센터 시장은 전력 요금 문제도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전기 요금은 주변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체 비용을 고려할 때 높은 네트워크 비용으로 인해 총 지출은 비슷하거나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이유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들은 한국보다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AI 혁명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역할이 단순한 정보 저장에서 정보 생성으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력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와 AI, 가상화폐 관련 산업의 전기 소비량은 2026년까지 2022년 대비 2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도 하다.

실제 관련 업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6배 이상의 전력을 소비한다. 따라서 데이터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며, 데이터센터의 특성에 맞는 전원 구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공급 비용과 통신망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때문에 한국이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서 다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투자 환경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대두된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업계에선 정부 차원의 데이터센터 관련 정책에 구멍이 많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에선 데이터센터의 효율적인 운영과 전력 정책에 대해 정부차원의 정책이 산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서,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데이터센터의 발전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경제 활동을 가능하게 하며 사회적 측면에서는 데이터센터가 클라우드 서비스, 온라인 교육, 원격 근무 등 다양한 사회적 서비스의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데이터센터 시장 발전이 새로운 기술 혁신과 발전을 촉진해 더 나은 IT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데이터센터의 발전은 AI, 빅데이터, IoT 등 다양한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있으며, 이는 전체 IT 생태계의 혁신을 이끌어낸다.

한국이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서 다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투자 환경 개선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데이터센터 시장을 둘러싼 주요 사업자들의 지적이다.

데이터센터는 현대 디지털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계속해서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중요한 발전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산업계, 학계 등이 손을 맞잡고 숙의를 거듭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는 이유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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