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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탈네이버 속도…이데자와 CEO “시스템 분리, 2026년보다 빠르게”

이나연 기자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 [ⓒ 연합뉴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글로벌 메신저 ‘라인(LINE)’ 운영사 라인야후가 네이버와의 시스템 분리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 앞선 발표대로 라인야후는 회계연도 2024년(2024년 4월~2025년 3월) 안에 시스템 분리를 마치기로 했다. 라인야후 일본 자회사 경우, 애초 2026년 3월까지로 계획한 시스템 분리 시기를 앞당긴다.

라인야후 이사회도 전원 일본인으로 재편됐다. 유일한 한국인 임원이던 네이버 출신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며, 네이버와의 거리두기가 본격화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8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도쿄에서 열린 라인야후 주주총회에서 “네이버클라우드의 직원용 시스템·인증 기반 분리 시점을 2024년(2025년 3월까지) 중으로 완료하도록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사 자회사는 2026년도 중으로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 완료를 예정했으나 한층 앞당길 수 있도록 계획을 책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자와 CEO는 “거의 모든 국내(일본)용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도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웹사이트 검색개발 인증에서 양사 간 위탁 협력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주총회로 라인야후 이사회 구성도 변화를 맞았다. 사내이사 4명·사외이사 3명에서 사내이사 2명·사외이사 4명으로 바뀌었다. 구체적으로 타카하시 유코 전 덴츠 이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하스미 마이코 변호사와 쿠니히로 다카시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사내이사 경우, 카와베 켄타로 대표이사 회장과 이데자와 CEO에 대해서만 재선임 안건이 올랐다. 앞서 ‘라인 아버지’라 불리는 신중호 CPO와 오케타니 타쿠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따른 조치다. 이들은 CPO와 CSO직만 각각 유지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라인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보안 사고 이후, 라인야후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에 따라 네이버클라우드와의 시스템 분리 등을 중심으로 ‘탈네이버’ 기조를 가속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라인야후 보안 시스템 개선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보유한 라인야후 지주사(A홀딩스) 지분 중 네이버 지분을 줄이라는 ‘자본구조 재검토’를 골자로 한다.

라인야후는 오는 7월1일까지 일본 총무성에 제출하는 2차 행정지도 보고서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보안 대책 강화 방안을 공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하고 있다.

이날 이데자와 CEO는 네이버와의 자본구조 재검토 논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다만, 회사 측은 라인야후 주주들의 사전 질문에 대한 서면 답변서에서 “모회사 등에 (지분 매각 관련) 검토를 요청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정해진 사실은 없지만, 자본관계의 재검토를 포함해 공표할 사실이 생길 시 신속히 알릴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소프트뱅크도 오는 20일 주총을 개최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경영진이 네이버와의 지분 매각 협상 현황에 대해 언급할지 주목된다.

한편, 라인야후는 지난 13일 모바일 송금·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를 2025년 4월30일까지 일본에서 차례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와 함께 라인야후 공동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페이페이’와의 중복 사업을 일원화하는 차원에서다. 이로써 라인페이는 소프트뱅크의 페이페이로 서비스가 통합된다.

그에 앞선 지난 4일 네이버는 라인야후의 한국 법인 중 하나인 ‘라인비즈플러스’를 청산한다고 공시했다. 대만에 모회사를 둔 라인페이플러스로 관련 사업을 이관한다는 설명이다. 라인비즈플러스는 ‘라인페이’, ‘라인월렛’ 등 핀테크 서비스를 기획, 개발 및 운영하고 있다.

야당은 정부가 ‘라인 사태’에 적극 나설 것을 지속 외치는 가운데, 최근 일련의 상황을 두고 “네이버 지우기가 본격화됐다”라는 우려와 “일본의 사업 전략상 예견된 순서로 글로벌 사업 향방에 주목해야 한다”라는 업계 시각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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