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코리아 25일 개막…양자암호통신장비 소형화 ‘주목’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최신 양자과학기술 트렌드를 조망하는 '퀀텀 코리아 2024'가 25일 개막했다. 지난해까지 레퍼런스를 확보해 초기 시장을 확보한 기업들은 올해부터 상용화를 위한 준비에 본격 나선다. 이에 양자암호칩 등 소형화된 양자암호통신 관련 장비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퀀텀 코리아 2024'는 글로벌 양자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국제 행사다. 국내외 기업 및 기관이 전시관과 컨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최신 양자기술 동향을 공유한다. 일산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오는 27일까지 3일간 열린다.
특히 올해 2회차를 맞는 만큼, 참여대상도 전년보다 확대됐다. 전시에는 국내 출연연, 주요 대학,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메가존클라우드, SDT 등 중견·중소기업이 참가한다. 아울러 프랑스의 파스칼, 미국 IBM, 아이온큐, 큐에라, 스위스 취리히 인스트루먼츠 등 11개국 62개 기업·기관이 참가한다.
◆ 양자암호통신 시장, 이통사 주도 선도적 지위 구축
현재 양자기술은 크게 양자컴퓨팅, 양자암호통신, 양자센싱으로 분류된다. 국내의 경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를 중심으로 양자기술의 상용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양자암호통신에서 특히 선도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양자암호 전용회선도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데이터 암호화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QKD(양자암호키분배)와 PQC(양자내성암호)다. 데이터를 암호화·복호화하는 데 사용된 값을 '암호키'라고 부르는데, QKD의 경우 양자난수에 기반한 암호키를 생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암호키는 제3자에 의한 관측이 감지되는 순간 처음과 형태가 달라져 완벽히 보안한다. 여러상태로 공존하던 중첩상태의 양자가 어느 한쪽으로 성질이 결정되기 때문인데, 측정된 상태에서 다시 측정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양자의 물리적 특성(비가역성) 때문이다.
PQC는 양자컴퓨터로 풀어내는데 수십억년이 걸리는 복잡한 수학 알고리즘을 사용한 암호화 방식이다. 즉, PQC는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비한 암호화 방식으로 양자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QKD와 비교해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이통3사 모두 QKD와 PQC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SK텔레콤과 KT는 QKD, LG유플러스는 PQC에 특히 주력하고 있다.
◆ SKT, 엑스퀀텀 멤버사와 부스 꾸린다…올해는 ‘퀀텀 AI 카메라’
SK텔레콤은 이번 전시회에서 전시회 참가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인 36㎡(제곱미터) 넓이의 전시관을 운영한다.
특히 올해는 '엑스퀀텀' 멤버사들과 함께 'AI & Q퀀텀', '일상 속의 퀀텀' 등의 테마로 대한민국의 양자 산업을 대표하는 기술과 제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엑스퀀텀'은 지난 3월 SK텔레콤이 양자 분야 핵심 기술과 부품을 보유한 기업들과 함께 설립한 연합체다. SK텔레콤을 비롯해 대한민국 양자 산업을 주도하는 에스오에스랩, 엑스게이트, 우리로, 케이씨에스, 노키아, IDQ코리아 등이 멤버사로 참여 중이다.
지난해 양자센싱 기술을 적용한 '라이다(Lidar)' 체험으로 주목받았던 SK텔레콤은 올해 '퀀텀 AI 카메라'로 또 한번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퀀텀 AI 카메라'는 초고성능 비전AI의 알고리즘과 양자암호칩이 탑재된 카메라로, 객체 인식과 행동 분석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해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제공하는 동시에 강력한 암호화 및 보안성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보호한다.
'엑스퀀텀' 멤버사들의 기술과 제품들도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엑스퀀텀’에 함께 소속된 케이씨에스(KCS)와 차세대 양자암호칩 ‘Q-HSM’도 선보인다. ‘Q-HSM’은 하드웨어 기반 양자난수생성기(QRNG)와 물리적 복제방지(PUF) 기술, 소프트웨어 기반의 PQC 암호통신기술이 동시에 적용된 세계 최초의 양자암호칩이다.
◆ KT, 최장거리 무선 양자암호통신 전시…10km 전송기술개발 추진
KT의 전시는 주제는 ‘The Key to Future, Quantum’이다. 전시관 입구에는 국내 최장거리 무선 QKD 시스템 시연 내용이 전시된다.
KT는 독자 개발한 무선 QKD를 이용해 2022년 1km, 2023년 2km 구간에서 무선 양자암호를 성공했다. 현재는 국내 최장거리인 10km 전송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전시관 중앙에는 QKD와 PQC를 결합해 안정성이 한층 강화된 하이브리드형 양자보안망을 전시한다. KT의 양자보안망은 서울 중구의 신한은행 본점과 강남별관 지점을 연결하는 통신망 서비스를 통해 이미 성능을 검증한 바 있다.
전시와 별개로 KT는 오는 26일 양자정보 콘퍼런스 산업 세션에서 ‘KT의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주제로 KT의 기술과 향후 계획 등 양자 인터넷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용 통합 계정 관리 솔루션인 '알파키(Alphakey)'를 선보인다. 알파키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개별적으로 등록된 임직원의 계정 정보를 한곳으로 모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으로, LG유플러스는 여기에 PQC를 적용해 외부 공격에 대한 보안을 한층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퀀텀코리아에선) QRNG 등 칩셋으로 만들거나, 기존보다 5분의1 수준으로 축소하는 등 기존 양자암호통신장비의 소형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 위성 파괴되도 잠수함 위치 추적…정부 '양자 국방' 협력한다
한편 행사기간 3일동안 다채로운 국제 컨퍼런스 역시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양자 컴퓨팅·알고리즘·양자광학·통신·양자센서·계측 등 7개 전문세션과 함께, 주제별 융합 세션 ‘퀀텀 플러스’도 새롭게 선보인다.
주제별 융합 세션은 양자 연구자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양자기술 활용 또는 관련 인접 분야에서 양자 분야 진출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발표․토론자로 바이오 기업가, 재료공학자, 현역 육․해․공군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논의를 더욱 풍성하게 할 전망이다.
행사와 별개로 27일에는 양자과학기술의 국방적 활용 협력을 위해 민-관-군 양자정보협의회 출범식도 개최된다.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방부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도청 방지 가능한 양자암호통신망을 국방부에 구축하고, 관련 인증제도를 만들 수 있겠다”라며 “전쟁이 나서 위성이 폭파해도 잠수함의 위치 추적이 가능한 양자항법시스템에 적용되는 원천 기술에서 국내가 최고 수준인데, 국방부와 활용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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