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미국이 엔비디아 최첨단 칩에 대한 중국 수출 제한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지하 밀수통로를 통해 엔비디아 칩이 중국으로 계속해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현지시간) 외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하 네트워크가 엔비디아 칩을 중국으로 밀수하는 방법’과 관련해 실제 사례들을 소개했다. 특히,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제한된 칩을 광고하고 있는 70개 이상의 유통업체 중 25과 집적 접촉해 알아낸 사실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싱가포르에 있는 26세 중국인 학생은 휴가를 맞아 귀국을 위한 짐을 꾸리면서 엔비디아의 첨단 AI 반도체 6개도 함께 넣었다. 이 반도체는 미국의 중국 수출 제한으로 대학의 친구가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 품목이다. 공항에서 별다른 의심을 받지 않은 이 학생은 무사히 친구에게 엔비디아 칩을 넘겨줬다. 물론 값을 지불했다. 1개당 100달러를 받았다는 것. 하지만 이에 대해 WSJ는 지하경제 가치의 일부일뿐이라며 실제는 그보다 더 비싼 값을 치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앞서 엔비디아와 이를 도입한 협력사들은 미국의 중국 수출제한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는 모든 거래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협력사도 마찬가지라고 확인시켰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통제일뿐 다른 국가에서 이를 법적으로 시행할 의무는 없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위의 사례 역시도 싱가포르 법을 위반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량 밀수는 사실상 어렵다. WSJ는 한 분석 사례를 통해 매년 밀수되는 AI 칩의 평균치가 1만2500개로 추정되지만 엔비디아는 동일한 기간동안 260만개 이상의 A100과 H100 칩 등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도 소량으로 엔비디아 칩 중국 밀수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목했다. 싱가포르의 사례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에 설립된 유통법인들과 함께 미국 제한을 우회하고 있다는 것. 이들 역시 대량 주문보다는 소량만을 운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엔비디아 칩은 재판매업체들을 통해서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재판매업체들은 A100의 경우 2만2500달러, H100은 3만2400달러 수준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