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반차장보고서] 메모리 반등에 삼성전자 깜짝 실적…HBM 승부수 던진 전영현

배태용 기자

반도체⋅부품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반차장>이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반차장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삼성전자]


'삼성 초미세 공정 돕는다'…ASML, 화성에 1조원 규모 R&D 지원 센터 건립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세계 1위 네덜란드 기업 ASML이 경기도 화성시에 1조원 규모의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지원시설을 짓는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차세대 반도체 공정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4일 화성시 등에 따르면 ASML은 지난달 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EUV를 활용한 삼성전자의 초미세 반도체 제조 공정 R&D를 지원하기 위한 시설 건립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방한 중인 프랭크 헤임스케르크 ASML 대외총괄 부사장을 만나 "업무시설 등의 뉴 캠퍼스에 이어 1조원 규모의 'ASML-삼성전자 연구지원시설' 건립 부지로 화성시를 선택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며 "ASML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각종 인허가뿐 아니라 밀착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프랭크 헤임스케르크 부사장은 "화성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ASML 화성 뉴 캠퍼스' 조성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에 감사하다"면서 "삼성전자는 ASML의 중요 고객이고 이번 연구지원시설 건립은 양사 간의 기술동맹을 돈독히 하고 한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성시는 네덜란드 정부 및 기업들과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낸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삼성호암상 공동취재기자단]



승부수 던진 삼성전자 전영현…HBM 전담팀 신설 등 조직 개편

삼성전자 반도체(DS)사업부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영현 부회장이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HBM 전담 개발 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에 나섰다.

지난 5월 지휘봉을 잡은 지 한 달여 만에 이뤄진 조치로 업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는 HBM 경쟁력 약화 의문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이날자로 메모리사업부 안에 HBM 개발을 담당하는 HBM 개발팀을 신설한다. 이번에 신설되는 HBM 개발팀은 HBM3와 HBM3E, 차세대 HBM4 기술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는데, 이를 팀으로 격상한 것이다. 신임 HBM 개발팀장은 고성능 D램 제품 설계 전문가인 손영수 부사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어드밴스드 패키징(AVP) 개발팀과 설비기술연구소도 재편한다. 기존의 AVP 사업팀을 재편한 AVP 개발팀은 전영현 부문장 직속으로 배치됐다. 2.5D, 3D 등 신규 패키지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설비기술연구소의 경우 반도체 공정과 설비 기술 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 반도체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양산 설비에 대한 기술 지원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HBM과 차세대 패키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전반적인 기술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부회장) [ⓒ한미반도체]



한미반도체, 2026년 매출 2조원 목표…차세대 TC 본더 로드맵 공개

한미반도체(대표 곽동신)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발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용 TC 본더 매출이 늘어나자 기존 매출 목표를 상향한다고 5일 발표했다. 2026년 매출 목표를 2조원으로 높인 가운데, 관련 차세대 TC 본더 장비 출시 계획도 내놨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2024년 하반기에는 ‘2.5D 빅다이 TC 본더 (2.5D BIG DIE TC BONDER)를 출시하고, 2025년 하반기에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본더 (MILD HYBRID BONDER), 그리고 2026년 하반기에는 하이브리드 본더 (HYBRID BONDER)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2024년 매출 목표는 6500억원, 2025년은 1조2000억원 그리고 2026년은 2조원으로 매출 목표를 상향한다"고 밝혔다.

한미반도체는 인천 본사 2만3000평 부지 6개 공장에서 TC 본더를 생산한다. 세계 최대 규모인 210대 핵심부품 가공 생산 설비를 바탕으로 제작된다. 30년 이상 현장에서 근무한 장기근속자 등을 통해 가공·조립·배선·테스트 등 각 단계별 6번 검수를 거치며, 총 1000가지 항목 검사를 통과해야만 TC 본러를 만들 수 있다. 40개 워크베이를 통해 작업 효율도도 높였다.

전문 엔지니어들은 담당 업무를 위해 지속적인 교육을 받는다. 이 교육은 30년 이상 현장에서 근무한 장인들로부터 진행된다. 약 10년여 훈련 기간과 특별 교육 등을 이수해야만 전문 엔지니어 타이틀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변함없는 품질 관리와 장인정신을 통해 한미반도체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글로벌 반도체 리서치 전문기관인 테크인사이츠가 선정하는 세계 10대장비 기업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선정된 바 있다.

곽동신 부회장은 "고객에게 변함없는 최상의 퀄리티를 제공하기 위해 메이드인 코리아를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6번째 공장을 오픈한 한미반도체는 현재 연 264대(월 22대) TC 본더 생산이 가능하며, 200억원 규모 핵심부품 가공 생산 설비가 더해져 2025년에는 연 420대(월 35대)까지 생산이 가능해진다. 세계 최대 규모 TC 본더 생산 능력을 통해 납기를 대폭 단축하겠다는 목표다. 또 2026년 2조원 매출 목표로 올해 안에 공장 증설을 위한 추가 부지를 확보할 예정이다.

한미반도체는 2002년 지적재산부 창설 후 10여명 전문인력을 통해 지적재산권 보호와 강화에도 주력하며 현재까지 총 111건 특허 포함, 120여건에 달하는 HBM 장비 특허를 출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 HBM3E에 남긴 사인. [ⓒ연합뉴스]


삼성전자, 메모리 반등에 '깜짝실적'…반도체 업계 훈풍 기대감 UP

삼성전자가 5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에 달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부문 호황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향 메모리 판매가 업황 반등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수요 압박이 범용으로 확대되면서 하반기 실적 상승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이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선전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수혜를 받고 있는 SK하이닉스도 2분기에 높은 실적을 구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5일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을 기록한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2022년 3분기(10조8520억원) 이후 7개 분기만의 최대 실적이다. 잠정실적인 만큼 구체적인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 등에서는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이 전사 실적 확대에 기여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1분기 적자 탈출에 성공하며 메모리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서버향 메모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HBM을 비롯한 고성능·고용량 D램 제품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이 길었던 낸드 수요가 확대되면서 실적 호조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상승한 D램, 낸드 가격이 지난해 쌓였던 재고분에 반영되면서 재고자산평가손실 환입이 큰 기여를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전체 D램 가격은 13∼18%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낸드 역시 15∼20%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 실적 상승에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 등이 주도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지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증권가 등에서는 파운드리사업부가 가동률 개선 등에 힘입어 기존 적자 폭을 줄였을 것으로 관측했다.

하반기에는 7월 갤럭시Z폴드6·Z플립6 출시 등에 따른 AP·이미지센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내년 갤럭시S26 등에 탑재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500'가 생산에 돌입하는 만큼, 3나노 공정 2세대(SF3)의 수율 안정화 속도가 관련 실적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HBM 개발팀을 신설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대응을 위한 조직개편에 나선 바 있다. 현재 시장 주력 제품인 HBM3(4세대)·HBM3E(5세대)뿐 아니라 HBM4, HBM4E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첨단패키징(AVP)사업팀도 이번 조직개편으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직속에 배치되면서 메모리, 파운드리 등 차세대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낸드 부문에서도 기업용 SSD(eSSD)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 시안 공장이 풀 가동에 들어서는 등 회복세에 돌입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DS부문에서 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디스플레이(SDC)가 7000억~1조원, MX부문이 2조1000억원~2조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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