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투자 연기·분리막 재검토…중장기 대응 나선 LG화학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전분기 대비 개선된 2분기 실적을 내놓은 LG화학이 배터리 소재 관련 투자를 순연하거나 재검토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확보한 수주 계약을 기반으로 보수적인 투자 집행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LG화학은 25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2997억원, 영업이익 4059억원을 기록한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4.2%, 영업이익은 34.3% 각각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53.4% 각각 증가했다.
석유화학부문은 매출 4조9658억원, 영업이익 323억원을 기록했다. 원료가 강세에도 불구, 가전 등 전방시장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주요 제품 판매 증가 영향 등으로 흑자 전환했다.
첨단소재부문은 매출 1조7281억원, 영업이익 1699억원을 기록했다. 전지재료는 전기차 성장 둔화 우려에도 양극재 출하 물량 확대로 매출 및 수익성이 개선됐다. 전자소재 및 엔지니어링소재는 고부가 제품의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밖에 생명과학부문이 매출 4044억원·영업이익 1090억원을, 팜한농은 매출 2385억원·영업이익 195억원을 기록했다. 에너지솔루션 부문 2분기 실적은 매출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으로 집계됐다.
◆ 양극재 출하·중장기 생산 로드맵 하향 조정…美 투자 그대로
LG화학은 첨단소재부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양극재 사업에 대한 연간 출하량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키로 했다. 전기차 시황 악화에 따라 주요 최종 고객사의 전기차 생산이 감소하는 가운데, 주력 납품처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물량 가이던스가 감소한데 따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전년 대비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출하량 목표치는 20% 증가로 수정했다.
이영석 첨단소재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3분기 양극재 판가는 2분기와 유사하나 주요 고객 감산으로 20% 물량이 감소할 것"이라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2분기 대비 주요 금속의 부정적 효과가 감소하면서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물량 감소에도 전년 대비 하반기 물량은 20% 증가할 것이다. 연간으로는 물량 20% 증가, 판가 40% 하락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수익성은 상반기 메탈 역래깅과 하반기 물량 감소로 한자릿수 중반(Mid-single)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확실한 시황과 거시 경제에 따라 기존 예정했던 일부 투자 계획도 순연한다. 현재 투자를 집행 중인 국내 구미 양극재 공장과 미국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 증설은 예정대로 집행하되, 신규로 추진했던 국내 NCM 공장 증설과 모로코 현지 LFP 양극재 공장 건설을 멈추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2028년 28만톤으로 예상했던 LG화학의 연간 생산능력 전망치는 20만톤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 상무는 "2026년 이후 양산 목표로 검토중이었던 국내 NCM 양극재, 모로코 LFP 양극재 투자는 고객과의 물량 조정 토대로 가동 일정 순연하고 기존 자산 가동률 상향 등 자산 효율성 제고 후 캐파 확대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2026년은 미국 초도 양산 반영할 경우 약 20만톤 수준이며, 2028년까지 이어질 미국 공장 램프업 계획은 투자 계획 조정 후 다시 공유하겠다"고 전했다.
올해 하반기에 시작될 미국 대선에 따른 변수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이 상무는 "트럼프 후보자는 재집권시 IRA 철폐 얘기하고 있으나 혜택을 줄이는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보조금 축소가 전기차 수요에 영향 있기는 하나, 중장기적으로는 성장하는 방향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투자 확대보다 기존 자산 효율화와 코스트 혁신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고객 물량 계약 전제로 증설 확장하는 보수적인 계획을 이어가겠다"며 "올해 초 착공한 테네시 공장은 제너럴모터스(GM) 측 물량 변동과는 상관없이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계획대로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 日 도레이와 합작한 분리막 투자, 전면 재검토…LFP 양산 계획 1년 연기
일본 도레이와 확대키로 했던 분리막 사업의 경우 전면 재검토에 돌입한다. 분리막은 배터리 4대 핵심 소재로 꼽히는 사업이지만, 중국 현지 분리막 과잉 공급과 전기차 시장 부진에 따라 성장 동력이 낮아지는 추세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에 따라 코팅된 분리막은 현지 생산이 불가피해졌지만, 원단이 이에 포함되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LG화학은 도레이와 헝가리 합작법인 등을 운영하며 관련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도레이가 분리막 원단을 생산하면 LG화학이 코팅을 하는 구조다. 따라서 분리막 원단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도레이 측이 사업 재검토에 들어서면서 관련 협력 재검토를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상무는 "분리막 사업은 전지소재 성장과 분리막 사업의 경쟁력 등을 고려해 이전 생산능력 확장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며 "업스트림인 원단 사업의 경우 도레이의 전략 변경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도레이와 협의된 내용을 재검토하고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기존 계획했던 전기차용 LFP와 관련해서는 "국내 청주에 LFP 양극재 파일럿 라인 구축이 완료가 되며 제품 개발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고, 양산 관련 타당성을 검증하고 있다"며 "기존 LFP보다는 차별화된 개선된 제품을 진행중에 있고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ESS보다는 EV용으로 검토하고 있다. 복수의 OEM과 공급 논의 진행 중이며, 예정했던 양산 시기 대비 1년 미룬 2027년 양산을 전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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